좋은 책은 다 읽은 게 아쉬워지는 그런 책이라네.
출판업계는 더이상 책을 만드는 고귀한 예술의 영역이 아니라, 21세기 자본주의의 광기 속에 있었다. 버나스키는 이제 책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팔기 위해서이고, 책을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위해서는 화제가 될 만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작가가 직접 겪어본 것만을 얘기해야 한다면, 문학이란 끔찍하게 슬프고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 걸세.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뭐든 다 해주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들을 주고 싶잖아요! 그런데 만일 우리가 없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이 행복할지, 무사히 살아갈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세상의 모습을 바꾸려 드는 작가들도 있긴 하지만, 세상을 바꾼다는 게 정말 가능할 것 같나?
"해리, 책이 끝났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죠?""책은 인생하고 똑같네, 마커스. 그 어느 순간에도 정말로 끝나지는 않아."
원래 삶이라는 건 의미가 없네. 자네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신이 우리에게 허락한 날들 동안에 그 목적을 이루도록 맹렬하게 싸워야 하는 거지.
글 쓸 준비를 하는 것은 권투 시합을 준비하는 것과 같아야 하네. 경기를 앞둔 며칠 동안은 70퍼센트 정도만 힘을 쓰고, 경기 당일에 자기 안에 끓고 있는 거친 힘을 끌어올려 폭발시켜야 해.
책은 단어들과 관계를 맺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그건 옳지 않네. 책은 사람들과의 관계야.
이 부분을 처음 읽었을 때 ‘해리포터에서 마법부로 들어가는 방법 같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서커스 문서 보관소는 현관에서는 진입이 불가능했다. 그것은 건물 뒤편에 일련의 지저분한 미궁처럼 자리잡고 있었다.(중략) 문서 보관소로 들어가려면 채링 크로스 로드 쪽으로 나 있는 옆문을 이용해야 했다. 그 옆문은 화구상과 서커스 직원 출입 금지인 24시간 개방 카페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문에는 이런 명패가 걸려 있었다. <도농 언어 학교. 직원 이외 출입 금지.> 또 다른 명패는 <C&L 물류 회사>였다. 문서보관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인종을 누른 뒤 책임자인 알윈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pp.246
드라마로 보고 제일 좋다고 생각했던 에피소드인데 드디어 번역본 출간! 10월 되자마자 사야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