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가 생각나는 대목.


2015년 공안부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완전한 영상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 구석구석에 수억 대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인민들의 얼굴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공안이 표적으로 삼은 대상을 식별해내고 있다. 안면인식,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이 결합되는데, 정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2018년 장시성 난창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5만 명의 관중 가운데서 수배 중이던 남성을 곧바로 찾아내 검거했다. 어떤 사람이 계속 지하철역에 오는 경우 직원이 아니라면 도둑일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시스템이 스스로 분석해서 이상 신호를 곧바로 공안에 전송한다. 공안부는 메그비의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2016년 이후 5000명 이상의 범죄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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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라이라는 라이더는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서둘러 출발하던 동료 노동자가 차와 부딪혀 오토바이와 함께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동료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도 웨이라이는 멈출 수 없었다. 손에 든 음식의 배달 시간이 늦었고 새로운 주문도 들어왔기 때문이다. - P181

노동자들이 몰리면서 배송비는 더 낮아졌고, 같은 금액을 벌려면 더 많은 배달을 할 수밖에 없기에, 노동자들의 사고 위험은 더욱 커졌다. 회사들은 배송비가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지만, 알고리즘은 언제나 배달 노동자에게 불리하고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노동자는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 - P183

장잔에 대한 가혹한 처벌, 그리고 다른 시민기자들의 침묵을 강요하는 실종에는 ‘중국이 공산당의 지도 아래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공식 역사 이외의 다른 내용은 망각하게 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중국의 성공 스토리에 흠집이 나는 것을 막으려는 중국 당국과 중국의 초기 대응 실패로 전 세계가 겪는 고통을 상기하려는 외부 세계 사이에 기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P198

시진핑 시대 들어 중국 당국은 독립적인 언론인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막았다. 시진핑 주석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당을 사랑하고 당을 보호하고 당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당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명령 앞에서 힘없는이들의 고통과 사회의 문제를 알리려는 이들이 설 공간은 사라져갔다. 2019년 10월부터 중국 정부는 자국 언론인들이 5년에 한번기자증을 갱신할 때마다 ‘시진핑 사상(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통과해야만 갱신할 수 있게 했다. 당과 주석에 충성하는 것이 언론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었다. - P203

사회주의 여성의 주도적 역할을 추켜올렸던 중국 당국은 이제 미투운동과 페미니즘의 확산을 불편해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을 서구 사상에 오염된‘ ‘반중국적‘인 반역자로 몰아세운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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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에서 모든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정치 과목은 본래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사상 두 가지였다. 여기에 시진핑 사상을 추가했다는 것은 최소한 시진핑이 자신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초기의 가장 유명한 두 지도자만큼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공산당은 "시진핑 사상은 현대 중국의 마르크스주의이며, 21세기 마르크스주의의 새로운 발전" 이라고 강조한다. 2020년 가을부터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37개 주요 대학은 시진핑 사상 강의를 시작했다. 시진핑 사상을 21세기 마르크스 사상으로 떠받드는 중국공산당이 불평등에 맞서 노동자들을 지원하려는 좌파 학생들을 탄압하는 현실은 기묘한 질문을 던진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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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 시대가 끝나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으로 외부 환경이 악화되고,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통제 강화로 사회불안 요소를 원천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의 영도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강조하면서 인민의 주체성과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는 철저히 통제하는 쪽으로 급속한 방향 전환이 일어났다. - P167

민주와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중국 현대사의 오래된 미완의 과제다. 1919년 반제국주의와 함께 민주와 과학을 요구했던 5·4운동의 과제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이후 특권에 반대하고 공정한 사회를 요구했다가 반우파 투쟁에서 희생된 학생들, 문화대혁명 이후 정치 현대화를 요구했던 민주의 벽 운동, 1989년의 톈안먼 시위를 거쳐 노동운동과 인권운동으로 이어져왔다. - P168

(선멍위는) 노동자들에게 선택의 권리란 "임금이 너무 낮아 주말에도 휴일근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산재를 신청하면 보너스가 깎이기 때문에 산재 신청 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관리자의 학대와 욕설에도 묵묵히 참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 - P172

중국공산당의 역사를 돌아보면, 엘리트들이 농민과 손을 잡았을 때, 한 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듯 혁명의 불길을 일으켰다. 1989년 톈안먼 시위의 한계는 학생들이 노동자, 농민과 제대로 연대하지 못한 것이었다. 자스커지 사건은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에 따라 중국 사회를 바꾸려던 대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노학연대‘를 이루고 함께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중국공산당에게는 매우 민감한 경고음이 되었을 것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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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억압적 통치가 강화되고 해바라기운동과 같은 해에 홍콩에서 일어난 우산혁명이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으면서, 중국의 통치 방식에 반감을 느끼는 대만인과 홍콩인의 정서가 강하게 공명했다. 해바라기운 동과 우산혁명은 대만의 여론에 "중국과 우리의 길은 다르다"는 선명한 신호를 각인시킨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 P149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을 지렛대 삼아 중국 흔들기를 계속할 것이고,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2022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20차 당대회를 맞아 정당성과 성과를 부각시켜야 하는 시진핑 주석도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도 가능하다‘는강경 태세에서 물러서기 어렵다. 미-중 양국 모두 두 강대국의 실제 군사적 충돌로는 나아가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선은 그어두고 있지만, 대만 카드를 패권 경쟁에서 충분히 활용하며 위태로운 공방전을 계속할 것이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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