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라는 말은 일본어에서도 중국어에서도 크게 세가지 의미가 있다. ‘특정한 누군가나 무언가를 신뢰하는 것‘, 즉 일대일 관계의 신용, 사회로부터 인정받는다‘라는 의미의 신용, 그리고 신용대출 등 금융에서 사용되는 신용 등 3종이다. 중국의 사회신용시스템은 이 세 가지 의미를 전부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대응하고 있다. - P75
즈마신용은 (중략) 인터넷 쇼핑, 모바일 결제, 인터넷상의 인간관계, 보유 자산, 학력 등 신용기록 이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점수를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필자가 취재할 때, 즈마신용의 홍보 담당자는 "학생이나 농민 등 지금까지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도 서비스가 적용되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 P78
즈마신용의 이용자들은 너도나도 "즈마신용 점수는 문제가 없는 인간인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중략) 이용자들은 점수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점수를 충분히 얻을 수 있고, 극단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만 배제하는 시스템이란 것이다. - P81
즈마신용 등의 신용점수가 토큰 이코노미와 다른 점은 점수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는 이유를 잘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즈마신용은 이용 시 SNS상의 친구 관계나 학력 등도 입력하길 요구하는데, 어느 정도의 중요도로 점수를 계산하는지는 공표하지 않는다. (중략) 이렇게 ‘잘 알 수 없는 시스템‘에 행동을 평가받고, 그 평가가 어떤 형태로 자신에게 이익과 손해를 불러오는 식이다. 이러한 재귀적인 행동평가 시스템이 블랙박스가 되면, 사람들은 소위 ‘자발적 복종‘이라고 불리는 행동을 취하게 된다. 즉, 얌전히 따르는 편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들 자발적으로 따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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