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텍처‘를 통한 행동 규제란, 공원 벤치에 팔걸이를 설치해 노숙자들이 눕기 어렵게 만드는 등, 인프라나 건조물 등을 물리적으로 설계해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규제를 말한다. 레시그는 대기업이 제공하는 아키텍처를 통한 규제로 사이버 공간에서 자유롭고 창조적인 행동이 제한되는 정도가 강해졌다고 경종을 울렸다. - P102

따지고 보면 자유주의적 온정주의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건드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비판은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다.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면 설령 어리석은 선택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한다면, 자유주의적 온정주의는 그 정신과 양립할수 없는 측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든 민간이든 정말로 바람직한 넛지나 아키텍처를 설계할 수 있는 인력을 조달할 구조를 갖출 수 있을까? 만약 그 일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할 넛지나 아키텍처 설계에서 배제되고 그것들을 따르기만 할 사람들과의 ‘격차‘가 점점 커지지는 않을까? - P105

결국, 행복이나 안전을 어느 정도 기술을 통해 추구하게 된 사회에서 근대적 가치관, 즉 특정 가치관을 가진 개인을 차별하고 배제하지 않는 데 가치를 두는 자유주의 가치관에만 충실한다면, ‘모든 사회 구성원이 평등하게 감시당해서 평등한 사회의 상징으로서 ‘하이퍼 판옵티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것이 오야가 제기한 문제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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