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문학에 정말로 신비한 힘이 존재한다면 나는 아마도 이런 것이 그 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독자로 하여금 다른 시대, 다른 나라, 다른 민족, 다른 언어, 다른 문화에 속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느낌을 읽을 수 있게 하는 힘 말이다.
pp.108

사실 그런 시대에는 한 개인의 운명을 결코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정치 상황의 파도에 따라 흔들렸고 자기 앞길에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지 불행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p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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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당연히 매우 흥미로운데.. 번역이 가끔 미묘한 부분이 있다..
구할 수 있으면 원서로 읽어보고 싶은데 대만 책을 구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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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카를라 3부작 1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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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여야 해. 일단 멈추면 그때는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거야. 사람에게는 누구나 갑자기 멈춰 서서 그 자리에서 얼어 버리는 무대 공포증이라는 게 있다. 그런 것이 발동하면 필요한 물건에 손을 대었을 때 갑자기 손이 굳어 버린다거나 위장이 녹아내리면서 설사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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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억울한 처지에 있을 경우 진실한 이야기란 꾸며낸 이야기보다 설득력이 없어지는 반대 결과를 가져오게 돼. 반대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꾸며낸 이야기를 할 때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먼저 그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거짓말을 만들지. 그러나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그 이야기는 그다지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는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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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여자 인생의 축복이라고 모두가 힘주어 말하면서, 정작 그 임신이 가능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인 생리는 모두가 언급하는 것조차 불결하다고 믿는 것. 생리에 대한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여성의 몸에 가하는 이중 압박—출산을 통해 사회 유지에 기여해야 하지만 그 불편함에 대한 호소는 금지된—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소득층 여학생 중에는 휴지나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한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면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생리대 시장을 비판하는 여성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이 수십 년 동안 매달 구입해야 하는 생리 관련 용품을 그저 상품의 영역으로만 볼 것인가, 혹은 복지와 기본 인권의 영역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주요 국가들의 제품보다 월등히 좋은 품질이 아닌 이상에야, 물가에 대비해서 따져보아도 이렇게까지 비쌀 이유가 없다. 각 지자체별로 무상지급을 고려하되, 생리대 자체의 가격도 주요 국가 수준까지는 내려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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