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여자 인생의 축복이라고 모두가 힘주어 말하면서, 정작 그 임신이 가능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인 생리는 모두가 언급하는 것조차 불결하다고 믿는 것. 생리에 대한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여성의 몸에 가하는 이중 압박—출산을 통해 사회 유지에 기여해야 하지만 그 불편함에 대한 호소는 금지된—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소득층 여학생 중에는 휴지나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한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면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생리대 시장을 비판하는 여성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이 수십 년 동안 매달 구입해야 하는 생리 관련 용품을 그저 상품의 영역으로만 볼 것인가, 혹은 복지와 기본 인권의 영역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주요 국가들의 제품보다 월등히 좋은 품질이 아닌 이상에야, 물가에 대비해서 따져보아도 이렇게까지 비쌀 이유가 없다. 각 지자체별로 무상지급을 고려하되, 생리대 자체의 가격도 주요 국가 수준까지는 내려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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