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일들은 원치 않는 타이밍에 끼어드는 경우가 더 많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의지와는 별개로 어떤 사건이 나를 이미 점찍어 두었다는 듯이. 우아하고 갑작스러운 밀물처럼 나에게 몰려온다. - P93

운명은 어쩌면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은 자신이 운명을 개척한다고 믿겠지만 사실 운명이 사람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것 아닐까.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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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 정벌 - 은주 혁명과 역경의 비밀
리숴 지음, 홍상훈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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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왕은 줄곧 상족에 대한 두려움과 원한 속에서 살았으나, 그와 동시에 상족의 종교 이념에 빠져 있기도 했다. 그의 계획에서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려고 계획한 곳으로 상족을 압송해 죽여서 하늘에 제사를 지냄으로써, 그들을 ‘도읍‘의 기초로 삼으려는 내용이 들어 있었을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전례 없이 풍부한 제물을 바쳐야만 상제가 특별히 주 왕실을 아껴서 평탄하게 하늘로 통하는 큰길을 내려주리라 믿었다. 무왕의 수명이 충분히 길었다면, 그는 은나라 고종 무정처럼 살육의 제사를 바친 ‘위대한‘ 군주로 명성을 날렸을 가능성이 크다. - P799

진실한 주공은 개성이 상당히 복잡했다. 첫째, 그는 상나라의 통치와 상주 교체를 경험해서 상족의 문화와 개성을 잘 알았고, 은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므로 당연히 세속적인 생존의 지혜를 지니고 있었다. 둘째, 지나치게 참담하고 아픈 경력 때문에 상제 등 종교 이념에 대단히 경각심을 가지고 경원시했으며, ‘덕‘에 대해서는 거의 ‘병적으로‘ 추구했다. - P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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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도쿄전력 OL 살인사건>에서 네팔에 대한 작가의 묘사를 읽으면서 느꼈던 게
바로 이거였다고... 언뜻 보면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 같은데 그 속에 한껏 내려다보는 태도가 담긴 느낌. 이게 일본 지식인의 종특이었단 말인가...


가야-신라-백제의 옛터를 여행하는 그의 뇌리에 박혀 있는 것은 이 민족의 장구한 정체성停滯性이다. 이와 관련된 구절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빈번히 출현한다. 일본에서는 고대가 끝나면서 이미 사라진 풍경들을 한국에 오니 볼 수 있다며 사뭇 낭만적이고 회고적인 어조로 한국 인식을 ‘아름답게‘ 풀어놓는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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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 세계가 일본을 존경한다 해도 한국인은 그럴 필요 없다. 끝내 존경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무시하지는 않는 자세, 그게 대일 자세의 입각점이라고 나는 믿는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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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國史‘는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탄생한 말이다(‘국어‘도 마찬가지). 강렬했던 일본 민족주의의 산물이다. ‘일본사‘라고 해도 될 것을 ‘국사‘라는 호칭으로 특별 취급을 하는 바람에 자국 역사를 타국 역사와 합리적으로 비교하고, 자국을 세계 속에서 상대화하는 일본인의 역사 감각이 무뎌졌다. 메이지 시대 이후 ‘국사‘의 특권화로 많은 일본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상을 구축했고, 국제사회의 실상을 오판했다. 그 폐해는 현재의 일본 사회에까지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225

우리 사회에서 진영 논리가 기승을 부린 지 꽤 되었다. 진보와 보수, 한국과 일본, 이제는 남과 여, 청년과 노인까지… 상대를 통째로 악마화하고 저쪽에도 다양한 결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또 상대가 저질렀던 바로 그 행동이 같은 진영에서 보이는 건 못 본 체한다. 그걸 비판하려면독립운동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다 어느덧 비슷해져간다. 승리를 쟁취한 혁명정부가 구체제보다 나을 것 없는 정권이 되어버리는 것도, 꿈에 그리던 독립을 쟁취한 민족주의자들이 식민주의자들 같은 폭압을 일삼게 되는 것도 이러다 생긴 일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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