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國史‘는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탄생한 말이다(‘국어‘도 마찬가지). 강렬했던 일본 민족주의의 산물이다. ‘일본사‘라고 해도 될 것을 ‘국사‘라는 호칭으로 특별 취급을 하는 바람에 자국 역사를 타국 역사와 합리적으로 비교하고, 자국을 세계 속에서 상대화하는 일본인의 역사 감각이 무뎌졌다. 메이지 시대 이후 ‘국사‘의 특권화로 많은 일본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상을 구축했고, 국제사회의 실상을 오판했다. 그 폐해는 현재의 일본 사회에까지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225

우리 사회에서 진영 논리가 기승을 부린 지 꽤 되었다. 진보와 보수, 한국과 일본, 이제는 남과 여, 청년과 노인까지… 상대를 통째로 악마화하고 저쪽에도 다양한 결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또 상대가 저질렀던 바로 그 행동이 같은 진영에서 보이는 건 못 본 체한다. 그걸 비판하려면독립운동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다 어느덧 비슷해져간다. 승리를 쟁취한 혁명정부가 구체제보다 나을 것 없는 정권이 되어버리는 것도, 꿈에 그리던 독립을 쟁취한 민족주의자들이 식민주의자들 같은 폭압을 일삼게 되는 것도 이러다 생긴 일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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