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 기간 중 일본군은 시종일관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다. 만주 북부에서 아열대 지역인 광둥 성에 이르기까지 산재해 있던 일련의 비밀 실험실에서 전쟁 포로들을 상대로 치명적인 실험을 자행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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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평화롭게 해방을 맞았다는 수십 년에 걸친 선전 때문에 공산당이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P28

만주에서 거둔 결정적인 승리라고 추켜세우는 중국 역사책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창춘의 함락에는 엄청난 희생이 따랐다. 대략 16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공산당 군대에 포위된 채 굶어 죽었다. 인민 해방군 중위였던 장정룽은 봉쇄 작전에 대해 기록하면서 <창춘은 마치 히로시마 같았다>라고 썼다. <사상자 수도 대충 비슷했다. 다만 히로시마는 9초가 걸렸고 창춘은 5개월이 걸렸을 뿐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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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명에 육박하는 일명 <지주>들이 당과 가난한 자들 사이에 피로 맺어진 계약에 의해 숙청되었다. 지주로 분류된 사람들 중에는 그들의 이웃보다 상황이 별반 나을 게 없는 이들도 많았다. 부주석인 류사오치가 허베이 성에서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그들은 생매장을 당하거나 결박된 채 분시(分屍)를 당하거나 교살을 당했다. <어린 지주>라는 이름으로 어린아이들이 도륙되기도 했다. - P10

혁명이란 폭력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하지만 폭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끔씩만 행해질 필요가 있었다. - P11

1956년에 중국 정부는 소위 <보상 매입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구멍가게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민영 기업을 국유화했다. 이 정책은 매입이나 보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 P13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지 10년 만에 주석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모든 약속이 깨졌음에도 공산당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상주의자들이었고 일부는 기회주의자들도 있었으며 폭력배도 있었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의 믿음과 거의 광신적인 신념을 보여 주었다. - P13

공산당의 선전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실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을 다루었다. 온갖 계획과 청사진, 모델로 이루어진 세상이었으며 피와 살로 이루어진 진짜 인간이 아니라 모범적인 노동자와 농부가 주인공인 세상이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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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란 나라를 알기 어려운 이유는 ‘덮는 문화‘ 때문인 것 같다. 겉과 속이 다르다. 그것이 배려가 될 수도 있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문화는 그다지 평균적인 일본인이 아닌 내 입장에서도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일본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단면이다. 포장할 일도 비판할 일도 아니다. -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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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2023)에 섬뜩한 장면이 있었다. 아이가 선생님한테 폭력을 당했다며 항의하러 학교를 찾은 엄마에게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서 여러 교사들이 고개를 숙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거기엔 아무 반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항의하니까 사과했다는 태도다. 엄마가 물어보는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려고 하지 않는다. 미안해서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했으니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장면을 보면서 뭔가 알 것 같았다. 마음이 없는 사과는 오히려 불쾌하다. 결국은 사과라는 것은 감정의 문제인것 같다. 사과를 했는지 여부를 본다면 이 선생님도, 학교측도 엄마한테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런데 보는 관객은 답답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P373

일본 국회 의원의 대부분은 중년 이상의 남성이다. 가장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낮은 성별이고, 세대다. 한국에서 보면 그들이 일본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일본 전체 분위기를 대표하는 존재는 결코 아니다. 시간이지나서 지금 젊은 층이 사회의 중심에서 활약할 시기가 오면 많이 달라질 것이다. - P380

한국 욕을 알려 달라는 일본 친구에게 자주 나오는 ‘개새끼‘의 뜻을 알려주면 "강아지면 귀여운 것 아니냐"고 한다. 욕은 뜻으로 풀면 전혀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한국 욕을 되도록 가까운 일본어로 표현하고 싶어서 일부러 일본 야쿠자 영화를 찾아서 본 적도 있지만 역시 욕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오히려 말없이 가만히 있는 야쿠자가 더 무서운 것 같다. - P395

일본에서 말하는 ‘친일‘은 한국에서 말하는 ‘친일파‘와 다르다. 일본에서는 단순히 ‘일본에 우호적인‘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한국에서 말하는 ‘친일파‘처럼 일제강점기에 식민 지배에 협력한 배신자 같은 의미는 없다. 나는 앞으로 한일 관계를 생각할 때 ‘반일‘과 ‘친일‘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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