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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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중기 문장가인 김만중의 저서 <<구운몽>>은 당시 조선사회에 널리 퍼진 문학의 기류를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한글 고전 문학의 뛰어난 작품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구운몽>>에 대한 저술 배경은 김만중이 유배지 생활 중 어머님을 위로하고 자신이 겪은 정치적인 시련과 세대에 대한 위로이자 교훈이라는 배경이 중론이다. 한글로 쓴 문학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며 한문번역본도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더욱 이뤄지겠지만 '김만중'의 대표작 <<사씨남정기>>가 한글로 써지고 다시 한문으로 번역된 사례로 보아 <<구운몽>>또한 그러한 선례를 따랐을 것이다. 한글에 대한 지극히 깊은 사랑과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작품의 성격은 당대에 매우 사랑받는 작품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오늘날 있어서 고전 문학 작품에 대하여 근대 문학과 서양 고전 문학에 중점을 둔 독서 열풍에서 <<구운몽>>의 뛰어난 작품성은 새로운 번역과 더불어서 새롭게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운몽>>의 줄거리와 주제는 다음과 같다.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주인공 '양소유'는 본래 덕망 높은 육관대사의 제자이다. 그러나 여덟명의 선녀와의 만남과 현세에서의 부귀영화의 욕망에 대한 잠깐의 생각을 하여 그 벌로서 환생하여 '양소유'라는 인물로 살아가게 된다. '양소유'의 삶의 궤적가운데서 만남을 통한 여덞 여인들과의 애정과 그리고 부귀영화 등의 내용이 단 하루의 꿈이었다는 사실에서 환몽 구조 작품의 큰 줄거리이다. 그렇기에 <<구운몽>>은 세상 속 부귀영화와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으며 그 주제를 찾고 이해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읽히고 사랑을 받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이러한 간단한 요약만으로는 작품을 모두 이해하고 그 재미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점도 밝혀두는 바이다. 만일 상투적인 애정 작품이라는 편견과 고전 문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운몽>>을 읽는다면 독자는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일상 용어가 아닌 원문에 충실한듯 보이는 '고전 어투'만 하여도 독자로 하여금 지루한감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고전문학에 대해서 배우면서 놀았던 '고전 어투'놀이 '~하뇨', '~하오이다', '~니이다', '~소이다'는 한순간의 유행이었을뿐 지루하고 따분하여 그 놀이가 오래가지 못하였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전 어투'는 원문의 분위기를 좀더 잘 느끼고 당대의 시대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인물들의 성품과 문학의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상의 개념이다. 조선시대에 받아들여지던 여성상과 과거를 통한 신분의 상승을 가문의 영광이자 삶의 정점으로 생각하던 시대사상에 <<구운몽>>은 파격적이니 만큼 거리를 두고 있다. 주인공 '양소유'의 삶의 궤적은 기실 조선시대 성공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며 애정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즉 '이성'과 '윤리'를 중요시 하며 '예'라는 굴레에 사로잡힌 시대인물들과 달리 '양소유'는 철저히 인본주의적인 사고관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등장 인물들중 '양소유'와 관계된 8명의 여인들의 면모 또한 솔직하고 당당하다. 세밀한 인물 분석을 통해서 각기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겠지만 여인들의 자주적 정신과 생각들은 규방에 눌러 앉아 세상과 단절된채 살아가는 양반집 규수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여성적인 면모 또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뛰어난 인물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며 '부귀영화'를 한낱 꿈으로 설정하여 부질없는 헛됨으로 마무리하는 <<구운몽>>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에 빠져들 수록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단순히 '애정소설'혹은 '남성중심적 소설'이라는 틀을 넘어가 있는 뛰어난 문학작품임을 독자는 발견할 수 있다. 단순히 논술과 문학 공부용으로만 작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드러난 주제와 성격만을 바라보고 인물들만을 분석하여 작품의 실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틀에박힌 말 밖에 할 수 없으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라는 잘못된 판단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와 작품에 심취하여 '양소유'의 관점과 '여인들의 심리'적 관점에서 작품을 읽는다면 독자는 <<구운몽>>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문학의 세계를 바라보고 9명의 꿈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병고라고도 부를 수 있는 억압된 다양한 규례와 헛된 꿈을 좇는 이들에에게 <<구운몽>>은 아주 매력적이며 답답함을 풀어주는 '감로주'한잔과도 같은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문학 작품의 대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귀족 문화를 넘어서서 평민들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이라는 사실과 <<구운몽>>이 차지하고 있는 한글 고전 문학 소설이라는 점등은 <<구운몽>>이 한글 고전 소설 중 베스트 셀러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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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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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베 코보'가 선사하는 실존에 대한 문제작품 <<모래의 여자>>는 작가 '아베 코보'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세계 3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 졌다. 어느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남자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볼때 그들이 어디로 어떻게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행방불명이다. 하지만 행방불명인 이 남자는 분명 세상 가운데서는 사라졌지만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을 뿐 어딘가에 존재한다. 단지 우리는 그 행방불명자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뿐이다. 죽던가 살던가 그 존재를 확인 하지 못할뿐이다. <<모래의 여자>>작품의 주인공 또한 그러하다. 그는 분명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다. 그 공간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모래 구덩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지 못할 뿐이다.

<<모래의 여자>>를 직설적으로 과하게 표현하자면 독한 냄새가 풍겨나는 작품이다. 작품은 여기저기 문제 투성이면서 한편으로는 아주 독하디 독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모래'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을 통해 생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투쟁하는 삶을 바라본다. 한편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래' 절벽이 되어 세상과 주인공을 단절시키는 '모래'는 결코 이길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구덩이 밖에서 지켜보는 촌락의 사람들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모습들을 연상시키며 작품 가운데서 등장한다. 작품은 '모래'와 '사람'이라는 두가지 소재만으로도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며 보여주고 있다. '곤충 채집'을 위해 방문한 주인공은 '인력 채집'을 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구덩이'속에서 세상 사람들의 인식에서 지워지게 된다. 운명의 장난 속에서 나타난 치명적 결과는 끝없이 시작되는 노동이다. 악몽의 시작은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으며 무한으로 반복되어져서 삶의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다. 생과 자유로의 갈망을 간구하던 주인공이 구덩이 속에서 삽질을 하며 변화되어가는 모습은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성 마저도 상실된다. 독자는 <<모래의 여자>>를 통해서 악몽과 투쟁의 두가지 관점을 설정할 수 있다. 만일 독자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시지프스 이야기를 안다면 <<모래의 여자>>를 읽다가 '시지프스'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모래의 여자>>에는 대비되는 두 가지의 조건들이 눈에 띈다. 구덩이 속 남자와 여자, 채집하려다 채집 당한 주인공, 모래의 부드러움과 난폭함, 탈출하려는 의지와 순응 하려는 의지, 죽음과 삶 등 작품 속에는 '그로테스크'로 가는 수많은 장치들이 내장되어 있다. 이 작품을 읽고 기이한 플롯과 운명에 아무런 감흥도 일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감동을 일으킬만한 독자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은 모래를 통해 독자에게 강제적으로 하나를 말한다. 그것은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자세에 대한 가르침이다. <<모래의 여자>>작품 속 모래 구덩이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이면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지독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현실에 대하여 작가는 지독하리만치 정확하게 모순을 지적한다. 만일 작품 속 주인공을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주인공이야말로 바로 현실 도피를 하고 있는 독자라는 사실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시도되는 주인공의 탈출 의지는 어느덧 순종하는 여성의 삶을 닮아간다. 탈출의 희망은 어느덧 바뀌어서 생존에 대한 것으로 바뀌게 되고 아무것도 없는 그 공간에서도 생명은 잉태된다. 사고의 전환과 생각함을 통해서 존재를 증명하던 남성은 어느덧 자신의 성과물로 세상 밖으로가 아닌 세상 안에서 존재여부를 인정받기를 원한다. 주인공의 이러한 변화를 '그로테스크'한 강렬한 상황 가운데 묘사하는 작가 '아베 코보'의 작품 <<모래의 여자>>는 결코 제목처럼 부드럽거나 아름답지 못하다. 그럼에도 그 어떠한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보다 매력적이며 모순 투성이인 독자의 세계와 존재가치를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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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좋아 - 프랑스 와인 선생님의 행복한 와인 이야기
박인혜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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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와인 이야기

  <와인이 좋아> 저자 박인혜씨는 어떤 명칭을 좋아할까요? 네 아이의 엄마, 가정주부, 와인 컨설턴트, 와인강사, CAFA FORMATION의 한국 담당자? 그녀를 지칭할 수 있는 말은 마치 하나의 포도에서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와인처럼 다양합니다. 어느것을 가장 좋아할지는 작가 개인의 자유겠지만 서도 필자가 붙여주고 싶은 한마디는 역시 '징검다리'라고 생각합니다. 
  프롤로그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그녀 자신은 삶 가운데 와인을 만났고 그리고 그녀의 삶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와인을 친숙하게 다가서도록 만들어 줍니다. 와인과 독자 사이에 그녀의 삶이 있고 그녀의 삶이 있기에 와인과 독자가 가까워짐을 볼 수 있는 책<와인이 좋아> 따스한 봄날씨가 서서히 다가오는 요즘 '와인'과 함께 치즈와 바게트 빵을 곁들어 마시면서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숙성된 그 맛

  <와인이 좋아>는 기호식품인 와인을 소개하며 저자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는 에세이입니다. '와인'은 아무리 좋은 포도라도 숙성과정이 잘못되면 그 맛이 반감되고 나쁜 포도일지라도 좋은 숙성과정을 거쳐 본래의 맛보다 더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궁극의 맛을 찾기 위해서는 좋은 포도와 좋은 숙성기간과 방법등 다양한 것들이 요구되지만 대체로 와인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좋은 포도와 올바른 숙성과정이 요구됩니다. 
  <와인이 좋아>를 읽다보면 숙성된 깊은 그윽함을 간직한 그러나 특별하기 보다는 평범한듯한 소소한 일상이 펼쳐진 삶의 향기가 짙게 풍겨납니다. 20여년이 넘는 기간 외국인 남편 과 네아이의 엄마이자 동시에 자신이 좋아하는 소믈리에 활동과 강연활동을 펼치면서 즐기는 와인을 소개하는 그녀의 글은 와인과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만들거나 즐긴다면 와인의 숙성된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좋은 와인의 숙성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와인의 숙성된 그 맛은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친숙하지만 아직 생소한 우리들의 문화 속에서 즐기기 위해서도 친숙함은 더 가질 수록 좋다고 생각 해봅니다. 

  이역만리 그 땅에서 전해오는 소식

  <와인이 좋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책을 쓰는 저자? 아니면 그녀가 소개하고자 하는 와인? 전자도 맞고 후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영국인 남성과 결혼해서 이역만리 떨어진 유럽에서 생활하게 된 그녀의 삶이 유럽에서는 낯선 존재로서의 삶의 시작이라면 유럽에서 재배된 포도를 원료로 만들어진 와인이 국내로 들어와 낯선 존재로 인식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교차된 환경에서의 낯설음을 발견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깊이와 향을 더해가는 시간이 지나갈 수록 친숙해진 주인공은 이제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선호하는 대상으로 탈 바꿈하고 있습니다. <와인이 좋아>를 읽을때 이역만리에 떨어져 사는 저자가 어떻게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고 어떻게 현재까지 살아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삶은 우리곁의 '와인'과 비슷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난해한 그리고 복잡하다는 인식은 와인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낯설음을 극복하기 위해서 살아온 그녀의 삶은 와인과도 같습니다. 
  친숙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와인에 대한 그녀의 평가와 음식 궁합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와인'이 우리의 삶과도 잘 맞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면서 만들어낸 음식궁합도 한국인이 즐긴다면 바뀔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비빔밥과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자니 친숙함을 넘어 우리 삶 속에 와인은 낯선 이방인이 아닌 붕우처럼 느껴집니다. 

  올바른 상식이 만들어내는 와인 즐기기

  <와인이 좋아>의 또 다른 묘미는 다양한 와인에 대한 올바른 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와인 보관, 와인 음미를 비롯한 와인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잘못된 상식들로 인한 와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와인을 오해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낯선 문화 음식이라는 점을 생각할때 다양한 정보는 낯설음을 극복하고 바른 와인과의 교제를 도와줄 것입니다. 26년간 유럽에서 살아오면서 다양한 와인을 접하고 숙성된 삶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한 그녀의 삶은 와인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사랑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와인을 즐기고 삶을 즐기고 문화를 즐기는 '매니아'가 되기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나를 알고 상대를 알고 좋아하는 이들이 서로 교제하는 것처럼 <와인이 좋아>는 독자와 와인의 만남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고 교제할 수 있는 징검다리 박인혜 작가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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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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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에너지는 자제하거나 절제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바른길로 인도하였을때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유익을 안겨준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10대들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관에서 바라본다면 비행, 방황으로 대표되는 소년 열다섯살 소년의 이야기이다. 영국을 배경으로하여 소년들의 비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이러한 소년들을 다시 도덕적 가치에 맞게 재 탄생 시킨다는 미명아래 자행하는 어른들의 합리적 사고방식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시계태엽 오렌지>>는 1971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지휘아래 영화로도 만들어 졌지만 작품의 수위로 인하여 청소년 관람불가등급 처분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비행'과 '방황'문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10대소년들은 성장통을 겪으며 정체성과 사회성 등에서 갈등을 일으키며 문제유발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이들의 '비행'과 '방황'은 결국 자학을 넘어서서 피해를 일으키기에 성숙하지 못한 이들로 분류되어 계도와 교화를 받게된다. 하지만 이러한 계도와 교화가 진정 올바른 것일까? 오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을 사회적응 프로그램 아래에서 교화시켜서 세상과 더불어 사는 이로 만드는 외견안에는 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들을 사회가 받아들이기 쉬운 아이로 개조하는 이기적인 발상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음흉한 발상을 뒤로한채 오늘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국가와 사회는 소년, 소녀들을 위하여 다양한 교화프로그램을 내놓고 그들을 계도하고 있는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것이다.

작가 '앤소니 버제스'이 전해주는 소년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이들과 대립하는 국가에 대한 성찰을 통해 <<시계태엽 오렌지>>는 독자들에게 양면의 뒷면을 함께 조망하여 깊이 있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시계태엽 오렌지>>의 작품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은 화자 자신이기도 하며 이 작품은 화자의 기억의 회상이다. 작품 속에서 화자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극단적인 폭력과 비행을 일삼는 소년이었다. 약물과 일탈과 비행을 일삼던 중 경찰에 체포된 소년은 새로운 범죄 교화수술에 자원한 뒤 욕망과 감정을 통체받는 프로그램 안에서 태엽이 감겨야만 움직이는 인형처럼 무기력한 존재로 변화되어간다. '앤소니 버제스'은 도입부에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극단적인 폭력과 방황 비행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약물과 희망없는 절망의 삶과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러한 도입부분으로 말미암아 작품은 유해한 부분에 대한 여과없는 소개라하여 비판을 받고 대안없는 고발 작품이라는 매도를 당하기도 하였다. 기실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하여 아름답게 포장하고 더러운 것은 덮어 버리는 현실 사회에서 작가의 날카로운 지적과 묘사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이야말로 사람들의 치부를 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작품 속 주인공 알렉스에게 적용하는 교화 프로그램은 기실 알렉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독자는 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하였고 이질적인 존재가 아닌 보편적 사고방식에 따른 이들이기를 원한다. 이러한 음흉한 생각에 멋진 포장을 하여 사람들에게 선악의 구분을 애매하게 만들어 자유로운 사고를 제한 시키는 것은 소년들과 사회 구성원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일 것이다. 알렉스가 망가져가는 모습에서 독자는 그들을 비판하지만 자유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행동하는 욕망에대한 절제된 욕망의 소유자들의 관점이다. 작가 '앤서니 버제스'가 제기하는 <<시계태엽 오렌지>>의 문제는 약 40년이 흐른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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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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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최초의 실존주의적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실존주의'의 '실존'에 대하여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실존주의'는 과거 '생의 철학'이나 '현상학'의 계보를 잇고 있으며 인류의 보편적 정신을 거부하고 개인적 정신체로서의 각성을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인류에 대하여서도 우리가 아닌 '나'와 '너'로 해석되어지며 '나'라는 '개인'과 '너'라는 '다수'와 대립하는 가운데서 개인의 존재와 의미를 부각하여 이야기 한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이러한 '실존주의'에 입각한 소설형식을 구사하며 이는 작품 이전의 주류인 합리주의와 실증주의의 작품들과는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급진적이며 파괴적인 형식을 냉정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세상 속에 속하기 보다는 세상을 상대로 싸우는 '광인'이자 '소심한 남성'의 '기록'이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대한 글로서 실존주의에 대하여 잠시 언급하였다. 그 경계가 매우 애매한 주체성논란과 합리적이고 이성을 중시하는 세대에 반기를 든 작가의 작품으로서 이 작품은 시대적 관점에서 바라볼때 문제적이며 때로는 가치없음으로 매도 될 소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작품 속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과 그 방법을 현대인들이 시간이 흘러갈 수록 공감한다는 사실이다.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사고 체계 아래에서 법칙과 원칙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인공은 우리의 또 다른 병폐적 모습을 담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병적인 주인공의 입담과 생각에서 그들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간접적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과 사회를 대립시키고 격리시킨다. 여기서 독자는 사회에 속한자로서 격리된 주인공의 합리화의 망상글을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세상을 격리시킨 영웅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어느쪽이 되던 작품 속 주인공의 정신 상태는 일반인의 생각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리고 찬성받지 못할 정도로 급진적이며 리얼하다. 주인공이 지하로 가게된 배경을 잠시 살펴 볼수 있고 또한 지하세계에서 외치는 불만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독자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그'가 만들어내는 사건들과 복수 그리고 태도와 생각들을 보며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작품의 내용은 한마디로 요약되면서 반대로 수천마디로도 요약이 안될정도로 기괴하다. 주인공을 이해하기보다 작품에 나오는 '리자'라는 여성이 보여주는 주인공을 향한 동정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즉 그녀인 '리자'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화자'의 모순투성이의 생각들이 바로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화자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서 글을 쓴다. 사회로부터 부정되고 사람들로부터 부정되어 지워져버리지 않기 위해서 화자는 세상을 부정하고 사람들을 경멸하며 복수하기를 꿈꾸고 소심하나마 복수에 성공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화자'의 인식 즉 '세상'과 '이념'이라는 두 세계를 하나로 묶거나 동화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독자는 '화자'의 글을 통해서 급진적이고 독특한 글을 접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글을 통해서 나타나는 화자의 세상을 향한 분노를 보면서 글을 통해서 존재 여부에 대한 안도감을 볼 수 있다. 즉 화자의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서 우리는 화자의 성향과 작가의 위험하면서도 파격적인 새로운 인물상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시대가 흘러갈수록 이성이 자리 잡을수록 세상은 좀더 치밀하고 완벽한 흐름을 가지기를 소망하며 나아간다. 화자는 이러한 보편적인 세상가운데서 바라볼 때 이물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물질이야말로 모순이며 자기 합리화를 일으키는 가운데서 논리를 논리로 메꾸려는 행동을 보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세계에서 소속되지 못하며 방황하는 이들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날 수록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그들'의 수기가 되어서 우리들 가운데 읽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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