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중기 문장가인 김만중의 저서 <<구운몽>>은 당시 조선사회에 널리 퍼진 문학의 기류를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한글 고전 문학의 뛰어난 작품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구운몽>>에 대한 저술 배경은 김만중이 유배지 생활 중 어머님을 위로하고 자신이 겪은 정치적인 시련과 세대에 대한 위로이자 교훈이라는 배경이 중론이다. 한글로 쓴 문학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며 한문번역본도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더욱 이뤄지겠지만 '김만중'의 대표작 <<사씨남정기>>가 한글로 써지고 다시 한문으로 번역된 사례로 보아 <<구운몽>>또한 그러한 선례를 따랐을 것이다. 한글에 대한 지극히 깊은 사랑과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작품의 성격은 당대에 매우 사랑받는 작품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오늘날 있어서 고전 문학 작품에 대하여 근대 문학과 서양 고전 문학에 중점을 둔 독서 열풍에서 <<구운몽>>의 뛰어난 작품성은 새로운 번역과 더불어서 새롭게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운몽>>의 줄거리와 주제는 다음과 같다.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주인공 '양소유'는 본래 덕망 높은 육관대사의 제자이다. 그러나 여덟명의 선녀와의 만남과 현세에서의 부귀영화의 욕망에 대한 잠깐의 생각을 하여 그 벌로서 환생하여 '양소유'라는 인물로 살아가게 된다. '양소유'의 삶의 궤적가운데서 만남을 통한 여덞 여인들과의 애정과 그리고 부귀영화 등의 내용이 단 하루의 꿈이었다는 사실에서 환몽 구조 작품의 큰 줄거리이다. 그렇기에 <<구운몽>>은 세상 속 부귀영화와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으며 그 주제를 찾고 이해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읽히고 사랑을 받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이러한 간단한 요약만으로는 작품을 모두 이해하고 그 재미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점도 밝혀두는 바이다. 만일 상투적인 애정 작품이라는 편견과 고전 문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운몽>>을 읽는다면 독자는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일상 용어가 아닌 원문에 충실한듯 보이는 '고전 어투'만 하여도 독자로 하여금 지루한감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고전문학에 대해서 배우면서 놀았던 '고전 어투'놀이 '~하뇨', '~하오이다', '~니이다', '~소이다'는 한순간의 유행이었을뿐 지루하고 따분하여 그 놀이가 오래가지 못하였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전 어투'는 원문의 분위기를 좀더 잘 느끼고 당대의 시대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인물들의 성품과 문학의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상의 개념이다. 조선시대에 받아들여지던 여성상과 과거를 통한 신분의 상승을 가문의 영광이자 삶의 정점으로 생각하던 시대사상에 <<구운몽>>은 파격적이니 만큼 거리를 두고 있다. 주인공 '양소유'의 삶의 궤적은 기실 조선시대 성공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며 애정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즉 '이성'과 '윤리'를 중요시 하며 '예'라는 굴레에 사로잡힌 시대인물들과 달리 '양소유'는 철저히 인본주의적인 사고관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등장 인물들중 '양소유'와 관계된 8명의 여인들의 면모 또한 솔직하고 당당하다. 세밀한 인물 분석을 통해서 각기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겠지만 여인들의 자주적 정신과 생각들은 규방에 눌러 앉아 세상과 단절된채 살아가는 양반집 규수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여성적인 면모 또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뛰어난 인물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며 '부귀영화'를 한낱 꿈으로 설정하여 부질없는 헛됨으로 마무리하는 <<구운몽>>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에 빠져들 수록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단순히 '애정소설'혹은 '남성중심적 소설'이라는 틀을 넘어가 있는 뛰어난 문학작품임을 독자는 발견할 수 있다. 단순히 논술과 문학 공부용으로만 작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드러난 주제와 성격만을 바라보고 인물들만을 분석하여 작품의 실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틀에박힌 말 밖에 할 수 없으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라는 잘못된 판단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와 작품에 심취하여 '양소유'의 관점과 '여인들의 심리'적 관점에서 작품을 읽는다면 독자는 <<구운몽>>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문학의 세계를 바라보고 9명의 꿈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병고라고도 부를 수 있는 억압된 다양한 규례와 헛된 꿈을 좇는 이들에에게 <<구운몽>>은 아주 매력적이며 답답함을 풀어주는 '감로주'한잔과도 같은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문학 작품의 대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귀족 문화를 넘어서서 평민들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이라는 사실과 <<구운몽>>이 차지하고 있는 한글 고전 문학 소설이라는 점등은 <<구운몽>>이 한글 고전 소설 중 베스트 셀러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