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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84
잭 히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이 소설은 재미와 감동이 조화된 진정한 싸나이들의 로망이다. 크...
대강의 스토리는...2차 대전 중 윈스턴 처칠이 조용한 시골마을에 하룻밤 묵게 되어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독일은 처칠을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독일 낙하산부대는 무사히 영국에 낙하하지만 사소한 일로 해서 계획이 틀어지고 만다...
이 소설은 영미권에서 꽤 유명한데(원제는 The Eagle Has Landed),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기는 커녕 피곤함을 무릅쓰고 책을 부여잡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2차대전의 승자인 영국과 미국이 늘 패자인 독일군을 조롱하는 입장에서 그린 다른 많은 영화와 소설과는 달리 독일군에게 인격과 감성을 부여하고 독일군의 시각에서 그려낸 것이 큰 매력 중의 하나다.
또 하나는 저자가 이 책의 70%는 실화이고 30%만이 픽션이라고 밝혔듯이 많은 요소가 실제 사실에 기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이 처칠을 납치하려고 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있지만 주인공인 독일 낙하산부대(책에는 낙하산부대라고 표현되어 있고 원어로는 팔쉬름예거라고 공수부대 비슷하게 생각하면 됨)에 대한 묘사들(실제 팔쉬름예거가 겪었던 네덜란드와 크레타섬, 러시아에서의 전쟁들에 대한 내용이 주인공들의 대사 속에서 계속 나온다.), 각종 병기와 항공기, E보트 등에 대한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 히믈러, 로스만, 카나리스 등 실제 인물들의 등장 등 픽션이라기엔 너무나 사실적인 구성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점도 있다.
거기에서 그치랴. 남자들이라면 묘하게 감수성이 자극되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용기와 비겁함, 우정과 사랑, 충성과 배신, 명예, 삶과 죽음, 전쟁의 허무함 등이 맛깔스럽게 버무려진다. 각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도 생생하다. 주인공인 쿨트 슈타이너 중령, 리엄 데블린, 라들 중령 등 강렬한 개성을 자랑하는 등장인물들은 지금 시각에서 보면 너무 정형화된 인물(슈타이너 중령을 보자. 훌륭한 인격에 용기, 매너, 배려 등 모든 것을 갖췄다..)들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이 나온 75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해보면 비판하기 어렵다. 2차대전에 대한 영화나 소설에서만큼은 참 안티히어로가 없다는 점도 사실이긴 하지만서도. 그거야 후세대에 맡겨놓으면 되는 거고..
* 그런데 왜 도대체 제목에 '날개치며'가 들어갔을까? The Eagle Has Landed는 독일 낙하산부대가 무사히 영국에 낙하했다는 전문 내용인데. 그렇다고 고려원에서 나왔던 번역본처럼 '독수리는 내리다'도 맞는 제목이 아니다. 이건 현재 완료형이기 때문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