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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판한다 - 마이크 해머 시리즈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30
미키 스필레인 지음, 박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이건 또 웬 인연인가?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더니 책을 보기 약 열흘 전에 작가가 사망한 것이었다. 알고 본 건 아닌데...
'I, the Jury (내가 심판한다)'라는 작품이 옛날부터 영화나 소설로 인기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막상 접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이크 해머가 처음 등장한 것이 40년대니까, 영화나 소설의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 장르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가장 중요한 원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소설로 인해 미국에서 '페이퍼백'이라는 분류가 생겨났을 정도란다..하드커버로 나왔을 땐 별로 안팔리다가 페이퍼백으로 판을 바꿔냈고 이게 공전의 히트를 치고..
소설의 내용은 일부 사람들에겐 상당히 offensive할 수 있다. 터프한 남자 주인공은 사건해결을 위해 일상적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지만 항상 주위엔 여자들이 넘쳐나고(잘생기지도 않았다!) 여자들 모두가 이 마이크 해머의 관심을 끌지못해 난리도 아니다.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초연함과 냉정함을 유지하고 그게 또 매력으로 작용한다...(정확히 일본만화 씨티헌터를 생각하면 된다. 다만 씨티헌터에선 남자주인공이 무지 잘생겼다는 것을 제외하면.)
미국 2-30년대 대공황과 금주법시대를 배경으로 한 느와르 작품들의 명맥과, 2차 세계대전 이후 혼란기이자 부흥기인 40년대 미국 사회라는 배경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그 태생부터가 폭력과 부조리, 마초문화의 산물일 수 밖에 없다. 대중소설일지라도 역사의 명맥 속에서 읽어야 할 필요는 있다.
복잡한 사회악의 척결은 직선적이고 간단하게 총과 주먹으로 해결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이다. 자본주의와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기생하는 악을 폭력으로 다스리는 것을 보며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결코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것이 대중문화 작가일지라도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갖추고 있으며 중간중간 헛점은 많을지라도 플롯과 사건전개가 지금 읽어봐도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마이크 해머라는 독특한 캐릭터 창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마이크 해머의 이미지는 이후 모든 하드보일드 스릴러/형사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