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아마 잡동사니 버리기에 대한 책은 거의 없지 않을까 하는데...

동양의 사상이나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서양인이 많아지고 있지만 처음에 책을 보았을 때 잡동사니 청소라는 소재를 풍수로 설명을 한다기에 잡동사니와 풍수가 무슨 관계고 서양인이 동양적인 풍수를 얼마나 이해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나도 풍수를 공부해본 적도 없고 일반 한국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정도의 지식밖에 없는지라 이러쿵저러쿵 말할 만한 자격은 전혀 되지 않지만...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을 읽고나니 풍수라는 개념이 머리 속에 쉽게 들어왔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에너지, 즉 기를 자연스럽고 막힘없이 흐르게 하는 것이고 기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물건은 치워버려야 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책의 뒷부분에선 신체의 건강을 서양식 식사습관과 변기구조까지 비판하면서 이와 같은 맥락(장 청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집의 공간이나 우리의 몸이나 똑같이 건강한 기가 흘러야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으므로. 동양의학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론 막힌 기의 흐름을 뚫어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책의 전반부 2/3에 걸쳐 대동소이한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 점(좀 수다스런 아줌마인듯...^^;;)과 책의 말미에 나타나는 상업적 메시지는 이 책을 깔끔하게 끝내기를 어렵게 만들고, 소개하고 있는 공간정리 의식은 동양에 대해 다소 미신적이고 신비스러운 시각으로 포장하고자 하는 듯 하다.

나는 정리정돈을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과거의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들이나 선물받은 물건들 같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는 데에는 주저하는 편이었다. 그것들을 버리면 맘이 편치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 기의 흐름을 뚫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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