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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 예담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림들은 흔히 보던 그림들이 아니다. 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들도 루브르나 우피치같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미술관도 아니다. 작가들 또한 물론 세잔이나 루벤스같이 유명한 작가의 그림들도 있지만 이름도 한번 못들어봤던 작가들의 작품이 상당수다. 그러나 그래서, 흔히들 얘기하는 소위 '명화'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평이 아니라 그림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림에 외재하는 지식이 아니라 그림에 내재하는 예술과 삶의 이야기를 술술 친근하게 또 쉽게 풀어낸다. 그 의미가 명확치 않은 그림은 잘 모르겠다고 그냥 솔직히 이야기하기도 한다. 작가가 수녀라 혹시라도 종교적인 요소가 강한 그림이야기가 아닐까했던 잠깐의 의구심은 금방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나의 내공이 부족해서이겠지만, 나는 소개된 그림들에 그다지 '사로잡히지' 못했다. 호크니나 로랭이나 리벤스의 작품같이 인상깊은 그림들도 많았지만 반수 이상은 나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고 그림에 대한 저자의 해석에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예술감상이란 감상자의 주관이 강한 분야이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그래서 이런 미술이야기같은 책은 글에 앞서 먼저 그림을 넣어야한다. 본래의 크기가 아닌, 책에 맞춰 축소된 그림을 봐야되는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먼저 독자가 그림을 직접 충분히 감상하고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봐야하는데, 페이지를 읽어나가면 일단 글이 먼저 읽히게 되어있다. 그러면 독자가 읽을 때 그렇게 그림을 먼저 보면 되지않냐고 반문하면 할 말은 없지만...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본문에 두어군데 정도 작품의 연도가 틀린 부분이 눈에 띈다. 개정판이 나올때 고쳐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