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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 1~4편 세트 - 전10권
문학수첩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알라딘에서 구입했을 때 실수로 1권의 상권과 2권의 하권을 구입했다. 첫 두세페이지를 읽고나선 '에이, 읽을 책도 쌓여있는데 나중에 더 사서 읽지 뭐'라고 생각해서 이 두권의 책은 책꽂이에 그냥 꽂혀있었다. 물론 내가 체질적으로 베스트셀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었고 해리 포터를 안읽어봤다고 따돌림당할 세대도 아니었으니까.
중간에 빠진 1권의 하권과 2권의 상권을 구입한 건 첫 구입으로부터 한참이나 지나서였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날 한번 맘먹고 읽어보기로 했다. 일단 읽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 환상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 이제 제 5권이 나오길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줄에 서있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어디선가 한번쯤 보고 읽었을 듯한 상투적 구성에 전형적인 선과 악의 단순대립구도와 스토리, 그리고 다소 평면적인 등장인물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해리포터에 재미를 못느끼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에도 불구하고 판타지, 신화, 액션, 스릴, 반전 등으로 섬세하게 짜낸 이야기 전개와 서사적 구조가 이러한 전형성을 극복해낸다.
성장소설답게 주인공이 겪는 시련과 친구들과의 우정이 스토리의 주요 모티프인 점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만들며, 작품 전체에 걸친 영국 특유의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전체적으로 우리 말에 맞게 번역도 무리가 없고 부드러워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해리 포터는 여러가지로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비견될 수 있는데, 서사적 구조, 신화적 요소, 선과 악의 대립구도, 여러 장르를 혼합한 현대대중예술이라는 점과, 전체적인 구성과 이야기 전개구조를 미리 구상해놓고 세부사항을 다듬어 공개하고 있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스타워즈는 총 9개의 에피소드로 구상되었고 그중 4,5,6편을 먼저 영화로 제작하였고 이후 1,2,3편의 에피소드를 영화로 만들었거나 만들고있다). 아뭏든, 해리 포터는 재미있고 놀랍고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