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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에 가면 그 나라가 있다
여지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좋은 기획이다. 서울은 그 크기나 인구면에서 세계에서 몇 번째 안가는 대도시임에도 그 국제화 수준에서는 많이 낙후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일,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문화원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얼마나 많은 외국 문화기관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지에 대해 놀랄 것이다. 그리고 개중 상당수는 우리가 늘 지나치는 장소에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책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집도 좋고 내용도 알차며 사진자료도 만족할 만하다. 특히 각 나라의 공식적인 문화원뿐 아니라 중남미 문화원 같은 개인박물관, 재한 네팔인 공동체같은 외국인공동체까지 아우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사실 문화원이란 흔히 생각하기에 해당 국가의 언어와 문학을 배우는 사람들이나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밖에 없었지만 책을 읽고나니 누구나 그 나라의 언어, 문화, 행사 등에 대해 다양하고 충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맘만 먹으면 언제든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나면 어느 문화원이건 한번 시간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문화원들의 운영시간이 보통 오후 5~6시까지라 직장을 다니는 사람으로선 이 알차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겠다. 경제, 문화의 국경이 없어지고 전세계가 같은 대중문화를 공유하는 지구촌시대에 한 나라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이를 세계각국에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문화란 어떤 경제상품이나 사상보다도 그 파급력이 크고 궁극적으로 그 나라를 세계 속에 크게 자리매김시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