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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문화유산답사기 1
전유성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온지도 꼭 10년째다. 해마다 여름이면 필수과목이나 되는듯이 대학생들의 유럽배낭여행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듯 하다. 이제는 관련서적도 많이 나와있고 인터넷도 발달해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참 편해졌다. 그러나 그 넘쳐나는 정보중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철학을 갖게 하는 책은 많지 않다. 유럽배낭여행 다녀온지 10년만에 나는 또다른, 아주 유쾌하고 많은 도움이 된 유럽여행을 이 책을 통해 다녀오게 되었다.
언뜻 이 책은 그 존재감이 가벼워보인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 전유성씨가 썼기 때문에. 하지만 2권까지 총 7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며 느끼는 건 유럽대륙과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세상을 보는 눈이다.
막연히 갖고 있는 유럽에 대한 환상, 유러피언들에게 느끼는 상대적 열등의식, 우리나라와 우리문화에 대한 우월감 혹은 자괴감, 배낭여행에 대한 강박관념 등 유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누구나 느끼고 보는 것들을 저자 또한 느끼고 보았으나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그런 심리와 현상들을 한발짝 떨어져 보는 것도 모자라 뒤에서 보고 거꾸로 보고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비교적 엉성하다. 다른 여행정보책자만큼 화려한 컬러와 배경사진도 없다. 파리에선 어딜 가봐야하고 무얼 먹어야 하고..같은 소개도 없다. 하지만 저자가 배워서 직접 찍은 사진들(역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찍었다. 쓰레기통, 가로등, 변기 등)과 젊은이들 못지않게 많이 배우고 많이 아끼고 떠나기전에 많은 준비과정이 있었다는 것 등 저자의 태도들이 재미를 주고 때로는 가벼운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굳이 배낭여행을 갈 사람이나 가고 싶은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배낭여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좋다. 이 책을 한 번 읽고나면 삶이 한 1/10단계쯤은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