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금맥
마크 파버 지음, 구홍표.이현숙 옮김 / 필맥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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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자료수집의 결정체인 이 책은 한마디로, 깊이 있는 통찰력과 폭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주관적이지만 현실적인 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피셔와 홉스, 콘트라티예프, 슘페터같은 수많은 대가들의 저서를 참고문헌으로 하여 그들의 이론을 아우른다.

저자는 30년 전에 일어났던 변화의 물결이 혁명적이었던 것처럼 지금부터 30년 뒤의 변화도 이보다 더 경천동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학자 윌 듀랜트의 말을 빌려 사람의 행태에는 별로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한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통찰력은 '아주 긴 장기투자에서의 초과수익은 단지 일시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라는 것이다.
유사한 경쟁업체의 등장, 새로운 상품의 출현, 정부의 간섭, 기술진보의 부작용 등의 이유 때문에 고성장이 이뤄질라 치면 항상 무엇인가가 수익의 발목을 잡고, 평균 이상의 수익률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예로 19세기 중반부터 1932년까지의 미국 철도주 사례를 들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980년대 말에 일본 경제에 침체는 없다고 단언했던 점, 1990년대 중반에 동남아시아에 불경기가 없다고 했던 점, 최근 경기순환론이 미국경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떠드는 점 등을 들어 늘 쉬운 예언을 경계한다.

1970년대 모두가 에너지 주식에 열광할 때 극히 일부의 투자자들만이 월마트같은 주식에 관심을 보였다는 언급도 주목할 만하다.

중앙은행에서 얼마든지 그 양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는 지폐에 대한 불신으로 금 가격이 계속 오를 거라는 전망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왜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했을까?
각종 격언과 우화를 뒤섞은 인스턴트 식품 같은 재테크 서적들은 크게 이름을 날리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도 너무 거시적인 측면을 다룬다는 점과 본문의 내용이 TV연속극 수준으로 야들야들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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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10-04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꽤 좋은 책인데 팔리는 건 신통치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전문가들이 많이 보고 인용하더군요.

sayonara 2006-10-06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좋다'라니... '대단한' 책이었습니다. ㅋㅋㅋ
 
오멘 (1disc)
리차드 도너 감독, 그레고리 펙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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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몸 어느 곳에 666이라는 악마의 표식이 있는 아이, 검은 개가 지켜주고, 동물원의 동물들이 그를 피하고, 교회에 들어가기를 싫어하는 아이...

EC(유럽공동체)가 적그리스도의 출연을 알리던 징조라는 의견이 그럴듯하게 들리던 시절의 영화다.

악의 존재에 대항하는 인간의 왜소함, 근거 없는 해피엔딩보다는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결말(속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겠지만)...
화려한 특수효과도 없고(기껏해야 광풍이 불고, 벼락이 치는 정도), 잔혹하고 역겨운 화면도 없는 작품이지만 여러 면에서 뛰어난 걸작이다.

중후한 눈빛의 그레고리 팩을 만나는 것도 반갑고, 하드코어한 장면들 없이도 죄어드는 듯한 공포를 선사할 수 있는 것도 놀랍다.

음악을 맡은 제리 골드스미스 역시 거장이다. 불협화음의 음악과 흩날리는 낙엽이 있는 풍경의 오싹한 조화. 무조건 째지는 금속성 음악으로 공포감을 부추기는 최근이 영화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점이다.
결국 이 작품에서도 DVD라는 매체는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한다. 70년대 영화의 구리구리한 화면은 여전하지만 온 몸을 휘감아 도는 입체적인 음악이 극도의 공포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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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6-10-0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하드코어가 아니고 하드고어인 것같은데^^;;

sayonara 2006-10-0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예..
케첩질은 고어, 떡방아는 코어.. 자꾸만 습관적으로 실수하네요. 명절 잘 보내세요~ ^^;;;

키노 2006-10-04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사요나라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한번 헷갈리기 시작한 건 계속 헷갈리더라구요^^ 근데 이 영화는 느낌으로 음산한게 ..전 공포영화 별루 안좋아 ㅎㅎㅎㅎ

물만두 2006-10-0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표현이 와닿습니다요^^ㅋㅋㅋ 그나저나 오멘 무섭지도 않았는데요. 서양공포영화는 소설만큼 공포스럽지 않아요 ㅡㅡ;;

sayonara 2006-10-06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면 별루지만... 처음 봤을 때의 그 '음산함'과 '암담함'이란... 분위기가 쵝오였어요. ^_^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 사는 법
LG경제연구원 지음 / 청림출판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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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멀티플레이어가 되라'는 케케묵은 충고를 '이종 격투기형 인재가 되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후에 등장한 '멀티플레이어인 동시에 스페셜리스트가 되라'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는지 이종격투기형 인재가 되면서도 '당신만의 한방'(?!) 또한 꼭 갖추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상세한 고찰은 무시한 채 '과거의 규칙이 무력화된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종격투기형 인재밖에 없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 뿐이다.
게다가 이종격투기형 인재가 되라면서 결국에는 정신력으로 판가름 난다는 말은 또 무슨 횡설수설인가?
더 나아가 독자들을 우롱하기로 작정한 듯 몇 페이지 뒤에는 '전문가 임원의 시대가 열린다'면서 '자신만의 특화된 전문 분야가 없다면 밥벌이하기 힘들다'고 충고한다.
결국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인 게다.(용의 꼬리도 좋고, 닭의 머리도 좋다는 식이다.)

신입사원들에게 야근과 부당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충고했으면, 기업편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내용 즉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언급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챕터들이 이런 식이다. 요란한 제목과 현란한 사례로 시작하지만 결론은 하나같이 상투적인 문구 일색이다.
어떤 선택이든 최선을 다하라, 시드머니(종자돈)를 모아라,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등의 결론이나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 셀러던트, 로드맵 등의 단어들은 공허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업의 경제연구원에서 냈다는 책에 쓰여 있는 표현들이 아닌 오래 된 신문 스크랩이나 90년대에 유행하던 자기계발서적에 적혀 있어야 할 표현들이다.
저자는 이런 뻔한 충고들을 늘어놓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탐색'했다는 것일까?
너무나도 익숙한 가르침들을 그럴듯하게 표현만 바꿔서 수록하는 일에 그렇게 심각한 노력이 필요했을까?

그나마 싱글족과 기러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 노후를 대비한 재테크에 관한 부분이 유용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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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10-0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큼 신통치 않은가 보군요

sayonara 2006-10-0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아쉬웠습니다. '상투적'이었다고나 할까요... ^^;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ㅣ 평생성적 프로젝트 1
김강일.김명옥 지음 / 예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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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생각나는 간단한 사례가 있다.
게임만 하는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부모가 있다. 그런데 부모는 퇴근하면 맨날 TV 앞에 드러누워서 연속극만 본다. 그러면서 아이가 공부방에서 잠깐 나오기라도 하면 얼른 들어가서 책 보라고 소리친다.

저자의 방법에 따르면 책이라면 만화책 보는 게 전부였던 아이가 책을 밥보다 더 좋아하게 되고, 일기장 채우기가 골치였던 아이가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하게 되고, 게임 중독에 빠져 있던 아이가 어느새 우등생이 된다고 한다.

방법은 화려하지만 원리는 간단한 것 같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엄마를 가리켜 지속적으로 아이를 관리하는‘매니저’라고 표현하고 있다.
매일 30분씩이라도 시간을 내서 대화를 나누고 목표를 설정해주고, 실천하도록 감독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맞벌이와 집안일에 시달리는 부모들이 팍팍한 일상에서 어느 정도 짬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조금 서글퍼진다.
부모가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저녁의 휴식 시간에도 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펼쳐야 한다니 말이다. 이미 책보다는 TV가 더 친숙해져버린 어른이 말이다.

공부를 밥 먹듯이 하는 어린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일계획을 짜서 실천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 계획을 따르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건 마치 학교 공부와 학원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말과 똑같다. 학원에 몇 시간씩 더 앉아 있는다고 무조건 공부가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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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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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가 한비야씨가 그녀의 평생 꿈이던 긴급구호 요원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녀는 재난의 현장 속을 누비며 겪었던 5년간의 경험을 써내려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갖고 있던 긴급구호에 관한 막연한 편견과 착각들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호 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 원조 액수가 무려 2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왜 외국의 난민들을 도와야 하나?' 따위의 의문을 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해도 무관심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도 우리의 원조만을 기대하지 않으며 그들 나름대로 식량난 해결을 위해 죽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경험한 아비규환 재난의 현장들, 인도주의를 가장한 제국주의, 서방 언론들의 무책임한 이분법 등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간접 경험이 될 것이다.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이지만 그 어느 책보다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생각이 생각만으로 머물지 않도록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해야겠다. 한비야씨의 글에는 피와 땀과 눈물이 담겨있다. 그래서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힘과 에너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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