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오지여행가 한비야씨가 그녀의 평생 꿈이던 긴급구호 요원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녀는 재난의 현장 속을 누비며 겪었던 5년간의 경험을 써내려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갖고 있던 긴급구호에 관한 막연한 편견과 착각들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호 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 원조 액수가 무려 2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왜 외국의 난민들을 도와야 하나?' 따위의 의문을 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해도 무관심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도 우리의 원조만을 기대하지 않으며 그들 나름대로 식량난 해결을 위해 죽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경험한 아비규환 재난의 현장들, 인도주의를 가장한 제국주의, 서방 언론들의 무책임한 이분법 등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간접 경험이 될 것이다.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이지만 그 어느 책보다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생각이 생각만으로 머물지 않도록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해야겠다. 한비야씨의 글에는 피와 땀과 눈물이 담겨있다. 그래서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힘과 에너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