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 사는 법
LG경제연구원 지음 / 청림출판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멀티플레이어가 되라'는 케케묵은 충고를 '이종 격투기형 인재가 되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후에 등장한 '멀티플레이어인 동시에 스페셜리스트가 되라'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는지 이종격투기형 인재가 되면서도 '당신만의 한방'(?!) 또한 꼭 갖추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상세한 고찰은 무시한 채 '과거의 규칙이 무력화된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종격투기형 인재밖에 없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 뿐이다.
게다가 이종격투기형 인재가 되라면서 결국에는 정신력으로 판가름 난다는 말은 또 무슨 횡설수설인가?
더 나아가 독자들을 우롱하기로 작정한 듯 몇 페이지 뒤에는 '전문가 임원의 시대가 열린다'면서 '자신만의 특화된 전문 분야가 없다면 밥벌이하기 힘들다'고 충고한다.
결국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인 게다.(용의 꼬리도 좋고, 닭의 머리도 좋다는 식이다.)
신입사원들에게 야근과 부당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충고했으면, 기업편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내용 즉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언급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챕터들이 이런 식이다. 요란한 제목과 현란한 사례로 시작하지만 결론은 하나같이 상투적인 문구 일색이다.
어떤 선택이든 최선을 다하라, 시드머니(종자돈)를 모아라,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등의 결론이나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 셀러던트, 로드맵 등의 단어들은 공허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업의 경제연구원에서 냈다는 책에 쓰여 있는 표현들이 아닌 오래 된 신문 스크랩이나 90년대에 유행하던 자기계발서적에 적혀 있어야 할 표현들이다.
저자는 이런 뻔한 충고들을 늘어놓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탐색'했다는 것일까?
너무나도 익숙한 가르침들을 그럴듯하게 표현만 바꿔서 수록하는 일에 그렇게 심각한 노력이 필요했을까?
그나마 싱글족과 기러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 노후를 대비한 재테크에 관한 부분이 유용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