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y again!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 발음.듣기 (책 + 테이프 4개) Try again!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시작하는 시리즈
선 킴 지음 / 길벗이지톡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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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f와 p의 차이, l과 r의 차이나 설명해 주는 싸구려 발음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매우 친절하고 꼼꼼하다.

핵심 포인트와 헷갈리기 쉬운 발음들, 테스트와 받아쓰기, 더 나아가 구문별 발음공식까지...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발음 테이프도 무려 네 개나 된다.


다만 본문에 등장하는 문장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책'이라면 청소년이 공부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욕설과 비속어가 등장한다.

fucked up, fuck you up, shut the hell up같은 욕설이나 You have to bury him alive very well(생매장 잘해야 해)같은 표현들이 난무한다.

저자는 과연 상식이 있는 것일까? 상류층의 고급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수준과 품격은 갖추어야 하지 않았을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재에 'X까지 말라고 그래', '씨XX끼, X나게 패버려'같은 표현들이 등장한다면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까?


실제로 f***니 s***같은 말들은 영화 속에서나 수시로 등장하지, 정작 미국인들과 만나서 대화할 때에는 그리 자주 나오는 표현이 아니다. 굳이 영어교재를 통해서 배워야 할 표현들이 아닐 뿐더러, 배우지 않아도 알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굳이 씨X, 개X끼같은 단어들을 내뱉지 않더라도 뜻은 대략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실용영어와 저질영어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영어교재들은 언제 봐도 정말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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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은이가 할렘가에서 영어공부를 했나 보군요...거참..

sayonara 2006-09-0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전쯤에 한 영어전문가(!?)가 비속어가 난무하는 우리나라의 영어교재 시장의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ㅉㅉ
왜 저 정도의 상식조차도 없는 걸까요.. (__;)
 
넥스트
필립 K. 딕 지음, 권도희 외 옮김 / 집사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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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딕의 주옥같은 단편들을 영화화된 작품들 중심으로 엮었다는 점에서는 의미심장하고, 수록된 여섯 편의 단편들이 최고중의 최고 수작들이라는 점에서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미 필립 딕의 많은 작품들이 추리/스릴러 단편집을 통해서 소개되었고, 또한 이 책 '넥스트'를 출간한 집사재라는 출판사에서는 4권에 이르는 필립 딕의 SF걸작 시리즈를 출간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책은 기만에 가깝다.
이 책에서 새로 소개되는 작품은 2007년 개봉예정이라는 '넥스트' 한 편 뿐이다.

어쨌든간에 만약 처음 필립 딕을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은 매우 완벽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영화화되어서 크게 성공했던 '토탈리콜'과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정작 영화보다 원작이 좀 싱겁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영화가 실패작이었던 '페이첵'은 적어도 영화보다 조금 낫다.

저예산 영화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던 '임포스터'와 '스크리머스'(두번째 변종)는 영화를 능가함은 물론 SF스릴러 사상 길이 남을만한 걸작이다.
CSI 시리즈의 두 주연배우(게리 시니즈: NY편 반장님, 게리 도단: LV편 워릭)가 등장하는 영화로 개봉했던 '임포스터'는 마지막의 반전이 기가 막힌 작품이다. 게다가 시종일관 이어지는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원작의 비극적인 분위기를 떨쳐버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듯 싶다가도 또 한번의 충격을 선사하는 영화 '스크리머스'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원작 '두번째 변종'의 암울함과 공포감이 일품이다.

유일한 신작인 '넥스트'는 마치 ‘엑스맨’의 마이너 버전인 것 같은, 비교적 심플한 느낌의 작품이다.
역시 필립 딕의 작품답게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는 작품이지만 지나치게 어둡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하지만 제작진과 주연배우들을 보니 아마도 ‘페이첵’처럼 발랄하거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스펙터클한 영화가 될 것 같아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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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9-04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런 수작이라니... 서점에서 안 봤으면 모르고 살뻔 했다는...-_-;

sayonara 2006-09-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이 책을 구입한 분들 중 8할은 중복을 몰랐을테지요. ㅠㅠ

물만두 2006-09-04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중복이라고 올렸었죠 ㅡㅡ;;; 근데도 넥스트땜에 살거 같아요 .ㅜㅜ

sayonara 2006-09-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넥스트'가 '두번째 변종', '사기꾼 로봇' 정도라면 두말없이 사겠지만.. 이건... 궁시렁 궁시렁... --;

책읽는원숭이 2006-11-0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사재란 출판사에 완전 실망... 처음엔 우리나라에서 잘파리지도 않는 SF소설을 출판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또 필립 K 딕 작품을 출판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그래서 다 구입했는데.... ㅠ.ㅠ 너무한다. 중복...

sayonara 2006-11-09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까지는 아니고... ^^; 조금 실망스러웠어요.
유일한 신작 '넥스트'도 그렇게 빼어난 작품은 아니었으니 더욱 아쉽습니다. ^^;;
 
식객 4 - 잊을 수 없는 맛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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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4권에서는 3권에 비해 훨씬 한국적인 맛의 기행이 펼쳐진다.
그리운 고향의 냄새를 담은 청국장, 은은한 달콤함이 배어있는 우리네 소금, 시원한 여름 별미 콩국수,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하는 놀이 천렵, 인삼과 찹쌀, 마늘 등을 닭과 함께 푹 고아 뽀얗게 우려난 삼계탕.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처럼 맛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이게 된다.
나도 곰소 염전으로 달려가서 ‘소금이 오는’ 풍광을 보고 싶고, 한 여름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매운탕을 끓이며 천렵을 즐겨보고 싶다. 토종닭과 3년근 인삼과 황기로 고아 만든 진짜 삼계탕도 한번 맛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닭이 아닌 독수리’라고 하는 토종닭을 꼭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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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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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문학작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작품 속의 우동 한 그릇은 그냥 우동 한 그릇이 아니다. 이 우동 한 그릇에는 한 어려운 가족의 꿈과 사랑이 담겨있고, 한 식당주인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현대일본사회를 이끌어 온 성공의 원동력과 잠재력, 그들을 모두 아우르는 일본의 힘이 담겨있다.

한 그릇 우동에 얽힌 신파조의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더 많은 그릇의 우동을 목표로 뛰는 아들들과 어머니, 단 한 그릇의 우동에도 장인다운, 프로다운 장사꾼의 자세를 보여주는 식당주인...
너무나도 깊고 커다란 일본, 일본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이 만일 우리나라의 이야기라면 독자들은 ‘너무 궁색하다’하면서 비웃었을 것이다. 명절에 재수 없게 찾아와서 우동 한 그릇을 시키는 구질구질한 가족도 거북했을 것이고, 인심 써서 두 그릇 줄 수도 있었을 주인이 야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전 일본열도가 ‘우동 한 그릇’에 울었다는 말을 듣고 좀 어이가 없었다.
고작 우동 한 그릇 아닌가?!
어쩌면 그러한 감동을 느끼는 코드가 다르다는 점, 문화적 이질감이 대한민국과는 다른 일본식의 힘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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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8-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꽤 유명한 책입니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였는데 이어령 선생님의 책 축소지향의 일본인 속편에도 이 책이야기가 꽤 두껍게 있습니다.

sayonara 2006-08-12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이어령님의 그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으니까.. 약간의 감동을 느껴볼 여지조차 없어지더라구요. 오히려 일본인의 정신세계, 그들의 인생관이 더 독특했다고나 할까.. ^^;
 
PING 핑 -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 유영만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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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가져라.
위기는 곧 기회다.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위험을 무릅쓰라.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해낸다…….

이 책은 이런 식의 당연한 상식들을 우화라는 이름으로 중언부언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계발서적의 본분인 동기부여의 목적을 제대로 하려면 아마도 개구리의 모험담이 아닌 실제 인물의 성공담이 차라리 더 효과적인 것 같다.
비록 자서전이라는 것이 덧칠로 과장된 부분이 있는 성공담이라 할지라도 작위적으로 끼워 맞춘 우화들과는 달리 ‘실제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홍정욱의 ‘7막7장’, 이명박의 ‘신화는 없다’같은 책들을 성경처럼 소중하게 읽으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해 성공에 이른 사람은 봤어도(‘비상’의 저자 이원익 씨가 전자의 경우고, 이메이션코리아의 사장 이정우 씨가 후자의 경우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같은 책들을 일생의 교본으로 삼아 진지하게 읽었다는 사람들의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

‘핑’과 같은 류의 책들은 늘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잠깐이나마 독자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는 힘은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두루뭉술하고, 각론이 아닌 총론이 늘 강할 뿐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실적인 사례는 어떤 것인지, 꿈을 찾고 인생의 전략을 세우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인지, 말보다 행동이라지만 막상 실행하고 보는 것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 책은 대답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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