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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필립 K. 딕 지음, 권도희 외 옮김 / 집사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필립 딕의 주옥같은 단편들을 영화화된 작품들 중심으로 엮었다는 점에서는 의미심장하고, 수록된 여섯 편의 단편들이 최고중의 최고 수작들이라는 점에서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미 필립 딕의 많은 작품들이 추리/스릴러 단편집을 통해서 소개되었고, 또한 이 책 '넥스트'를 출간한 집사재라는 출판사에서는 4권에 이르는 필립 딕의 SF걸작 시리즈를 출간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책은 기만에 가깝다.
이 책에서 새로 소개되는 작품은 2007년 개봉예정이라는 '넥스트' 한 편 뿐이다.
어쨌든간에 만약 처음 필립 딕을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은 매우 완벽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영화화되어서 크게 성공했던 '토탈리콜'과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정작 영화보다 원작이 좀 싱겁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영화가 실패작이었던 '페이첵'은 적어도 영화보다 조금 낫다.
저예산 영화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던 '임포스터'와 '스크리머스'(두번째 변종)는 영화를 능가함은 물론 SF스릴러 사상 길이 남을만한 걸작이다.
CSI 시리즈의 두 주연배우(게리 시니즈: NY편 반장님, 게리 도단: LV편 워릭)가 등장하는 영화로 개봉했던 '임포스터'는 마지막의 반전이 기가 막힌 작품이다. 게다가 시종일관 이어지는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원작의 비극적인 분위기를 떨쳐버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듯 싶다가도 또 한번의 충격을 선사하는 영화 '스크리머스'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원작 '두번째 변종'의 암울함과 공포감이 일품이다.
유일한 신작인 '넥스트'는 마치 ‘엑스맨’의 마이너 버전인 것 같은, 비교적 심플한 느낌의 작품이다.
역시 필립 딕의 작품답게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는 작품이지만 지나치게 어둡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하지만 제작진과 주연배우들을 보니 아마도 ‘페이첵’처럼 발랄하거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스펙터클한 영화가 될 것 같아서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