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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느 문학작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작품 속의 우동 한 그릇은 그냥 우동 한 그릇이 아니다. 이 우동 한 그릇에는 한 어려운 가족의 꿈과 사랑이 담겨있고, 한 식당주인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현대일본사회를 이끌어 온 성공의 원동력과 잠재력, 그들을 모두 아우르는 일본의 힘이 담겨있다.
한 그릇 우동에 얽힌 신파조의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더 많은 그릇의 우동을 목표로 뛰는 아들들과 어머니, 단 한 그릇의 우동에도 장인다운, 프로다운 장사꾼의 자세를 보여주는 식당주인...
너무나도 깊고 커다란 일본, 일본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이 만일 우리나라의 이야기라면 독자들은 ‘너무 궁색하다’하면서 비웃었을 것이다. 명절에 재수 없게 찾아와서 우동 한 그릇을 시키는 구질구질한 가족도 거북했을 것이고, 인심 써서 두 그릇 줄 수도 있었을 주인이 야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전 일본열도가 ‘우동 한 그릇’에 울었다는 말을 듣고 좀 어이가 없었다.
고작 우동 한 그릇 아닌가?!
어쩌면 그러한 감동을 느끼는 코드가 다르다는 점, 문화적 이질감이 대한민국과는 다른 일본식의 힘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