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p & 粥

막 감옥에서 나와 사람들의 서릿발 같은 냉대에 시달리던 장발장. 유일하게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미리엘 주교네 집에서 그는 비로소 훈훈하게 김이 나는 수프를 대접받는다.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 등장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일가족은, 가족들이 식사로 먹을 수프를 끓이고 옆집에도 한 그릇 보내준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인정을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수프는 따뜻함,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이미지의 요리다.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리다 비바람을 뚫고 집에 돌아온 가장은 따끈하게 김이 나는 수프로 다음날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야채와 한줌의 곡식 가루로 수프를 끓여 일가족이 한끼를 해결했다. 서양에 수프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죽이 있다. 죽은 원래 간단한 식사나 환자의 식사를 위해 만들어진 요리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춘궁기에 식량을 아끼기 위해 멀겋게 쑤어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의 수프와 죽은 좀 다른 이미지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식사 대신 가볍게 한끼를 해결하는 건강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심지어 수프와 죽은 수분이 많고 실제로 들어 있는 재료의 분량이 적은데다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식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요즘 수프와 죽 전문점이 앞다투어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전에는 그렇게 멀건 수프.

지금은 수프조차도 ..... 굉장하지요.

이미지는 콘크림스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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