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 가치투자자로 거듭나다
가이 스파이어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옥스퍼트와 하버드를 졸업이라는 화력한(?) 이력을 가진 투자자가 투자의 세계 입문해서 실패했다가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길로 들어섰다는 경험을 바탕으로한 이야기. 경력이 성공을 보장해 주는게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경험으로 증명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러한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어떤 생각들을 해서 실패했고 그러한 실패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어떤 책들과 누구를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가치투자자가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선배의 실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투자의 실패를 줄이는 지름길이기에 그러한 지름길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지은이가 감사편지를 보내는 부분(이건 내 생활에도 적용해 봄직할만한 아이디어 임에는 불구하지만, 용기가 필요할 듯)이었다. 작은 감사편지를 보내는 작은 행동으로 자신이 먼저 변화했다는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성공한 투자자로서 들려주는 충고들에 대해선 독자의 취사선택의 몫이기에 왈가왈부 할 생각도 없고, 강요할 생각도 없다. 단지 내게 도움이 되었던 구절을 여기에 남김으로서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총총

p38. 인생에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현상은 매우 당연해 보인다. 우리 교육의 핵심 요소는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전혀 배우지 못할지도 모른다. DH 블레어에서 겪은 대실패는 내게 가치투자를 가르쳐준 핵심요소였다.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평판을 더럽힐 일은 절대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버핏은 이렇게 경고했다.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5분 걸립니다. 이 사실을 생각해보면 행동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또 다른 교훈은 나의 작업 환경과 지식 환경을 바꿀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p92. 나의 투자 목적은 고객들의 돈을 복리로 증식하는 것이지, 쓸데없이 싸우거나 도덕성 회복운동가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행동하는 다른 펀드매니저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할 역할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불필요하게 손에 흙을 묻혔고, 집중력도 상실했다.


p101. 처음에는 편지 쓰기 실험이 매우 계산된 행동이었다. 내 사업을 키우려는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결과에 대해서 기대하는 바가 분명했다. 그러나 나는 기분이 정말로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 활동에서 오는 긍정적 감정에 중독되었다. 내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감사할수록 나는 진정으로 더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선의를 더 많이 표현할수로고 나도 선의를 더 많이 느끼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이 과정에서 내가 이기심에서 벗어나 남들을 주목하게 되었다.

토니 로빈스는 우리가 행동을 조금만 바꾸어도 장기적으로는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이렇게 편지를 쓰는 자그만한 행동을 통해서 나는 실제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편지 쓰기가 쉽지 않았다. 누구에게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수위에게 쓰거나, 아침에 커피를 타준 사람에게 쓰기도 했다. 간혹 쑥쓰러운 느낌도 들었다.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중요한 효과가 나타나려면 5년까지도 걸릴 수 있으므로, 사람들 대부분이 성과가 나타나기 훨신 전에 그만두게 된다.


p101. 이렇게 편지를 대량으로 보내면서, 나는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주위 모든 사람으로부터 내가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제 돌아보니 이렇게 편지 쓰는 습관은 선의와 관계를 복리로 증식시키는 대단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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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쓰기는 내 펀드를 판매하는 수단으로 시작되었지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나는 펀드를 더 판매하는 대신, 사람들을 더 배려하고 도울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목적의식을 버리고 더 진정성을 보일수록 사람들은 내 펀드에 더 관심을 보였다. 내가 이기심을 버리고 더 정직한 모습을 보일 때 이렇게 뜻밖의 성과가 나타났다.

p104. 그가 투자에 성공한 프러트라인에 대한 설명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앉아서 그가 설명하는 내용을 부지런하게 받아 적었다. 그는 회사가 보유한 유조선 각이 대체원가보다 훨씬 낮은 시점에 투자했다. 대체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사들인다는 개념은 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런 가격이 촉매가 되어 유조선 공급이 고갈되는 시장 매커니즘에 대해 그는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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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물러서서 관찰해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나타났다. 예를 들면 참석자 중 홍보하러 온 사람 둘이 보였다. 한 사람은 펀드매니저였는데 질문을 통해서 자신의 운용실적을 극구 선전했다. 또 한사람은 투자은행 간부로서,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를 홍보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참석자가 불편해하는 기색이었다. 좋은 모임이 되려면 함께 노력해야 한다.

p108. 성공하는 경쟁자의 생동은 모두 모방하기가 어렵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훌륭한 아이디어 중에는 이미 공개된 것도 많다. 우리는 단지 복제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모니시와 내가 투자 과정에서 배운 요령이다. 우리는 버핏의 투자방식을 보았고, 의식적으로 모방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모니시는 끊임없이 세부사항에 주목했으므로 나보다 복제를 훨씬 잘했다. 예를 들어 그는 보수구조와 상환 조건 등 버핏 투자조합의 특성을 세심하게 복제했다.

p112.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날 때에는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p131. 전에는 내가 옥스퍼드 경제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므로 내 지능으로 버핏과 대적할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언젠가는 내 지능이 그와 맞먹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날 직접 버핏을 대면하면서, 나는 도저히 그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러나 나는 낙담하는 대신, 이상하게도 속박에서 벗어나는 느낌이었다. 내게 주는 교훈은 분명했다. 버핏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진정한 기회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것은 최고의 가이 스파이어가 되는 것이다.

... 투자에서는 내가 버핏을 물리칠 수 없다. 그러나 그를 본받을 수는 있다. 그날 내게 인상 깊었던 버핏의 장점은 그의 지능이 아니라 그의 본성과 완벽하게 조화된 생활방식이었다.

p142. 세계 금융위기가 더 깊어짐에 따라, 혼란도 더 커졌다. 그러나 주택거품 붕괴가 내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몇 년 전 버크셔 주주총회에 참석했을 때, 버핏과 멍거의 설명을 경청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프레디 맥을 처분한 이유를 설명했고, 멍거는 대출 기준과 회계 공시 기준이 불한할 정도로 왜곡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쓴 탁월한 투자 서한도, 주택 및 관련 금융시장에서 대참사가 일어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기술했다. 나는 총명한 사람들과 교류한 덕분에 커다란 혜택을 얻었다. 아인혼, 버핏, 멍거, 버리 등 두뇌가 명석한 투자가들 덕분에 나는 눈을 부릅뜨고 경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나는 위험지대를 멀찍이 피해 갈 수 있었다. 나는 주택사업 및 금융회사들을 모두 피했다. 대신 주택사업과는 거리가 아주 먼 가스 파이프라인 회사 주식 등을 보유했다. 세일가스 시추는 거대한 성장산업이었으며, 파이프라인은 가스전과 최종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가장 저렴한 수송 수단이었다.


p142. 일부 금융주를 보유하긴 했지만, 재정이 튼튼하고 안전한 종목들이었다. 예를 들어 마스터카드는 세계 양대 지급결제 시스템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자본시장에는 직접 참여하는 사업은 하지 않았다. 보유 종목 중 금융위기의 중심에 가장 가까운 종목은 무디스로서, 금융위기에 기름을 부은 금융상품에 평가등급을 부여한 회사다. 그러나 무디스의 대차대조표는 휘험하지 않아다. 기업의 신용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신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 표명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판레도 많았다.

p187. 브리지 게임 덕분에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능숙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 투자기회는 대부분 매우 불확실하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위험하지는 않은 듯하다. 흔히 사람들은 나 같은 투자자들이 도박꾼 못지않게 커다란 위험을 떠안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손실위험을 무시하고 덤벼드는 무모한 투자자들도 많지만, 이런 사람들은 투자 게임에서 오래 생존하기가 어렵다. 오래 생존하는 사람들은 위험을 정교하게 파악하고, 위험보다 주가가 더 낮은 종목을 찾아낼 수 있는 투자자들이다. 당시 주요 은행들은 불확실성이 높긴 했지만 위험은 거의 없었다.

p190. "누군가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나는 더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처음 들어온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멍거가 지적했다. 먼저 떠오른 아이디어가 과연 더 나을까? 체스에서는 처음에 좋은 수가 떠올랐더라도 계속해서 더 좋은 수를 찾아보아야 한다. 체스를 즈기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태도가 강화된다.

나는 브리지와 체스를 즐기면서 유용한 전술과 사고습성을 배웠고,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러나 더 단순한 진실도 배웠다. 나는 오랜 기간 너무 심각하게 살아왔으므로, 이제는 더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세상만사를 목숨 건 싸움으로 보는 대신 게임을 하듯 살아가기 시작했다.

p199.다니엘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연구한 행동재무학에 의하면, 투자자가 이득에서 느끼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이 두배나 크다. 따라서 나는 주가 하락 때문에 내 두뇌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평가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길게 잡으면, 주가는 거의 예외없이 상승한다. 그러나 평가기간을 줄여서 더 자주 확인할수록,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렇다면, 왜 단기로 평가해서 내 두뇌에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주어야 하는가?

나는 상황을 매일 확인할 필요가 없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 거의 모두 장기 실적이 `필연적으로` 좋아질 기업들이다. 바로 버핏이 보유하는 종목들의 특성이다. 실제로 버핏은 보유종목에서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성과를 표현할 때 `필연적으로`라는 단어를 쓴다.

p.206 그래서 나는 늘 가장 객관적인 자료부터 읽기 시작한다. 대개 회사가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로서, 사업보고서, SEC에 제출하는 연차 보고서, 분기 보고서, 위임장 등이다. 이런 자료도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상당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 작성한 자료이며, 미국에서는 변호사들도 검토한 자료다. 기업은 소송을 원하지 않으므로, 신뢰도 높은 재무제표를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회계사가 작성한 감사통보서도 유용하다. 가끔 회계사들은 기업으로부터 회계에 문제가 있어도 승인해달라는 압박을 받기도 한다. 감사 통보서를 보면 회계의 실상이 겉모습과 다르다는 미묘한 암시를 발견할 수도 있다. 재무제표 분석은 과학보다는 기술에 가깝다. 간혹 경영진이 유용한 정보를 은근히 숨기려 한다는 느낌이 올 때도 이싿. 주석 등에서 이런 신호가 어렴풋이 나타나면, 뭔가 잘못되지 않았는지 의심하게 된다.

사업보고서에 실린 경영진의 서한도 중요하다. 서한이 화려한 홍보자료에 불과한가, 아니면 진정으로 소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가? 나는 과도하게 치장한 홍보를 앞세우는 회사는 피한다.

p214. 매수한 주식이 하락하면, 2년 동안 팔지 않는 것이다.

워렌 버핏과 함께 자선 점심을 먹던 무렵, 모니시는 이 원칙을 내게 설명해주었다. 이 원칙은 매우 합리적이었으므로, 나는 즉시 받아들였다. 이 원칙도 일종의 안전장치로서 내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특히 내가 주식을 살 때 더 신중을 기하게 해준다. 내가 실수를 저지르면 2년 이상 계속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을 사기 전에 나는 주가가 곧바로 50% 폭락한다고 상상하고, 이런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사게 된다.

p214. 모니시는 버핏이 공개한 아이디어를 응용해서 이 원칙을 만들었다. 버핏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여러분에게 주는 표를 이용하면, 투자실적을 극저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 표는 20번만 사용할 수 있는데, 여러분이 평생 20번만 투자할 수 있다는 듯입니다. 즉, 20번 투자한 다음에는 더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이 원칙을 따른다면 여거분은 투자를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고, 정말로 깊이 생각한 종목만 사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실적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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