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노동을 만났을 때 - 영화로 만나는 15개의 노동이야기
이성철.이치한 지음 / 호밀밭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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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본다'는 것과 '영화를 읽는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신체 기관의 일부인 눈을 들어온 영상을 그냥 아무런 해석 없이 그냥 단순히 본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읽는다는 것은 컨텍스 덩어리인 영상정보을 내 머릿속에서 새롭게 의미를 찾거나 발굴하거나 하는 등의 일련의 의식작업을 통해 의미를 발견하는 일련의 행동양식을 말한다.



영화가 노동을 만났을 때라는 책을 읽었을 때,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영화를 읽어낸다는 과정이 이러한 것이라는 것을 글로써 잘 재현해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라는 미디어가 보여주는 영상 덩어리에는 영화의 소재, 영화에 출연한 배우, 그리고 그러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스텝의 노력과 감독의 선택 등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는데, 그러한 것들을 하나하나 발라내어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 들을 글로써 생생하게 복기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캔로치의 <빵과 장미>라는 영화의 배경이 왜 로스엔젤리스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영화의 도입장면을 설명하고, 거기에 덧붙여 간략한 줄거리를 나열한 뒤, 줄거리에 나오는 노동단체인 SEU를 설명하고, 그리고 다시 빽투더무비. 영화줄거리를 풀다가, 영화 속에 나온 노동운동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설명해주고, 인물에 대한 부연설명과 다시 그 인물이 속한 단체의 역사와 활약상에 대한 첨언이 이어지는 식이다. 한마디로 머리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화의 의미를 읽어내는 과정을 글로써 풀어낸 것이다.



이러한 영화읽기를 저자들은 천연덕스럽게 영화를 사랑하는 열혈 '씨네필'이라고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지식에 걸맞는 영화를 골라 이렇게도 읽을 수 있다라는 것을 여실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물론 책에 소개된 영화를 다 접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감히 일독의 가치가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찾아본다는 수고를 더한다면 그거야 금상첨화겠지만.....말이다.



소개된 영화를 다 접하기 힘들다는 점이 아쉬울 뿐, 소개된 영화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고, 덤으로 노동기구와 활약상 등에 대한 고급 정보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감히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 이글은 출판사 제공 서적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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