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시계의 계산법은 쉽다.
24시간은 1,440분에 해당하는데, 이것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다. 1년에 18분씩, 10년에 3시간씩 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금방 자기 나이가 몇 시인지 나온다.
20세는 오전 6시, 29세는 오전 8시 42분이다.
이 시계는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를 기준으로 했으니, 앞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그대의 인생시각은 더 여유로워질 확률이 높다. -20쪽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2009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어느 기자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계획을 세우지 마라."
아니, 미래학자가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충고하다니? 기자가 어리둥절해하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스무 살에 이걸 하고 다음에는 저걸하고, 하는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그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은 복잡하고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註: 세계적 미래학자 3인이 보는 '메가트렌드',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2009년.4.4 C4면)-51쪽
치열하게 그대 자신에 침잠해라.
그대의 다른 가능성을 꼼꼼히 고민한 후 그것이 인생의 최선이라는 확신을 꼿꼿하게 세울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때부터 고시를 시작할. 조급해하지 말라. 그렇게 출발해도 전혀 늦지 않다. -61쪽
확고한 목표의식과 적절한 방법론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노력도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진정한 성취란 확고한 목표, 적절한 방법론, 성실한 실천의 세 가지가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앞서 등장한 나무꾼처럼 '목표'와 '방법론'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실천'의 성실성만을 문제 삼는다.
이것은 하나의 타성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 게으른, 부지런한 나태다. 자기성찰이 없으면 잘못된 목표를 향해 맹목적으로 돌지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헛된 노고를 계속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기성찰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찰이란 '생각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냥 곰곰이 생각하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단지 생각하거나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그러니 직접 체험하고, 많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여행을 떠나라. -72쪽
경쟁이 끝을 모르고 치열해진 세상이다. 우리 눈에는 이긴 사람들이 휘날리는 승전기만 보이지만, 실상 항상 이기는 사람이란 없다. 누구나 조금씩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번에 이겼느냐 졌느냐가 아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조금 졌다고 상대의 승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질투한다면, 그다음 경쟁에서도 결과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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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조건이라면, 가벼운 배일수록 더 빠를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뱃사람들은 배 밑바닥에 '밑짐'이라 부르는 일정 무게의 짐을 항상 실어둔다. 밑짐이 든든한 배는 풍랑이 거센 때라도 큰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열등감을 인생의 밑짐으로 삼고 살아가면 어떻겠는가? 감추거나 부정하려 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성취의 동력으로 인정하고 살아가면 어떨까? 그럴때, 열등감은 인생의 풍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79쪽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은 대학교수 공채에서 연이어 낙방하고 깊은 좌절에 빠졌던 나를 건져 올린 동아줄이었다. 그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로마를 로마로 만든 것은 시련이다.(중략) 전쟁에 이겼느냐 졌느냐보다 전쟁이 끝난 뒤에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나라의 장래가 결정된다."(註: 시오노 나나니, 로마인 이야기 2권, P67에서 인용함)
중요한 것은 시련 자체의 냉혹함이 아니다. 그 시련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그 시련이 가혹한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것을 결국 오롯이 나다. 내가 힘들게 받아들이면 힘든 것이고, 내가 의연하게 받아들이면 별것 아닌 것이다. 그대는 지금 그대의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인생의 크나큰 시련을 지금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친구들만을 위해 이야기해주고 싶다. 깊이를 모르겠는 그 시련이, 바로 그대의 힘이라고. -93쪽
이처럼 결의를 실천하기 힘든 이유는, 그 결심이 대부분 우리의 '습관'을 바꾸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습관은 바꾸기 어렵다.
일본의 이시우라 쇼이치라는 교수에 의하면 습관을 바꾸는 일은 뇌 구조가 변해야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의 반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삼십일'은 돼야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151쪽
그대, 부대껴야 한다. 수시로 오프행사에 기웃거리고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 스펙에 도움이 되는 클럽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모임에 가입해야 한다. 설령 거지같이 재미없더라도 축제기간엔 학교에 나와 구경이라도 해야 한다.
구세대의 낡은 습관이라 여길지언정 직장동료와 함께 받을 먹으러 움직이고, 상사의 '번개'도 재미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162쪽
그대 이웃의 지식을 다양하게 탐하라. 전공의 서열 따위는 냉큼 집어 던져라.
지식에는 서열이 없다. 시대의 수요가 있을 뿐이다. -194쪽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인생을 스포츠보다 모자이크 퍼즐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큰 '한방'이 아니라 작은 '하나하나'가 쌓여야 하는, 대략 29,220피스를 맞춰야 하는 커다란 퍼즐 말이다. 요즘 평균수명이 80세쯤 되니까, '365*80=29,220'이고, 여기에 2월 29일을 20번 더해서 나온 숫자다.
그대가 평균수명에 관심을 기울일 때쯤에는 의학이 훨씬 발달해 있을 테니 아마 3만 피스가 넘을 것이다. 인생이란, 하루라는 작은 조각을 맞춰서 커다란 그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퍼즐과 같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퍼즐은 어떤 그림으로 맞춰야 하는지 완성된 모습을 미리 보여주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 조각을 다 맞출 때까지 어떤 그림이 나올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자기 자신은 더더욱. -196쪽
인생의 성공이란 커다란 한 번의 성취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작은 승부로 직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획기적인 승부처, 전환점만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무능한 사람일수록 '이것만 되면, 이때만 오면....'이라는 가정을 자주 한다. 가정하지 말고 실행하라.
하루하루 조금씩 남는 삶의 빈틈에서 꽃을 피워라. 그 시간의 빈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진다. 시간은 영혼은 만드는 유일한 재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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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순간적인 깨달음을 기다리지 말고, 작은 실천을 먼저 행하라. 해결방법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앞에 있을 때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하고 고민하지 말라. '이걸 위해 오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하고 고민하라. -197쪽
그러므로 시간관리를 할 때 우선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세워라. 그리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라.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은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하다는 식의 우유부단함은 삶의 방만을 부른다.
시간관리란 무엇인가를 용기 있게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포기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니 할 일을 결의하기에 앞서, 포기할 것을 먼저 정해라.
곁가지가 많으면 큰 나무가 되지 못한다. -203쪽
재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넌 두 가지라고 대답했지.
하나, 주위와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둘, 자기 사진을 관리하는 것. 이 두가지만 아니면 다른 것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고....
맞아, 동의해. 그 두 가지 참 어려워.
하지만 그거 알아?
이 두가지가 재수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은 그게 인생의 핵심 문제야. -225쪽
사회는 그대의 미래를 쉽사리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대의 미래를 담보해줄 그대의 과거를 본다. 다시 말해 조직은 그대의 잠재력보다는 그대의 경력을 보려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예비적인 지표인 '스펙'이 아니라, 그대가 일터에서 입증해온 '실적'을 보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저런 스펙을 쌓아서 내가 얼마나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인재인가를 보여주려 하기보다는, 규모가 크건 작건 화사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쌓으면서 얼마나 다양한 업무처리의 '경력'을 쌓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그러므로 다소 처우가 열악하고 명성이 떨어지는 곳이라도 일단 취업해 경력을 만드는 것이 취업재수를 하며 토익점수 몇 십 점 올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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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백수로 지내면서 '간'만 보는 것과 일단 열악한 회사라도 들어가는 것 중 무엇이 '덜 나쁜가'하는 '차악(次惡)의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293쪽
학교와 사회는 다르다. 사회란 정답이 있는 문제에 올바른 답을 적어내면 거기에 맞는 학점이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나태 속에 부주함이 있다. 생활은 다소 늘어지는 대신 자기 인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바쁜 모색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분주함 속에 나태가 있다. 하루하루 일상이 너무 분주하면 그것을 처리하는 데 시간과 정열을 다 써비리고, 정작 자기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일에는 나태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빠서 게으르다.
그렇게 바쁜 시간을 보내다 어느 날 거울을 들여다보면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어색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는 외줄을 타는 곳이다. 일의 성취와 개인적 행복 사이에서 외줄을 타야 하고, 떠날 것인가 머물 것인가의 고독한 의사결정의 외줄을 타야 한다. 그래서 균형이 중요하다. 어느 한쪽으로 무너지는 순간, 삶 전체가 균형을 잃는다. -308쪽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Just go.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말-3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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