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경제학 - 위기의 시대, 유쾌하게 푼 경제의 진실
조준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품절


진정한 자본주의 정신이란 이익을 좇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위하여 타인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것처럼 빵집 주인은 인류를 굶주림에서 구하겠다는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이익을 위하여 빵을 판다. 미국산이든 호주산이든.....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를 걸어놓고 한우라고 속이거나 양 대가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팔지는 않는다. 이것이 자본주의 정신이다.

시장에는 '원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윤리'가 있기 때문이다. -32쪽

어떤 사람들은 시장을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주는 '전능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시장을 '모든 악의 근원'으로 여긴다. 그러나 시장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곳일 뿐이다.

보통 사람들은 시장에서 포르노를 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사람들만이 모인 시장은 늘 평화롭고 안전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시장과 극장을 혼동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시장은 긴장과 흥분이 교차하는 모험과 활극의 세계이다. 가령 투기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니 주의하라. 모험이 당신의 안전을 망칠 수도 있다.
-62쪽

신의 성실의 원칙에는 정보제공의 의무가 포함된다. 시장에서, 한쪽은 상품이나 시장 환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으나 다른 쪽을 그렇지 못한 경우를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생산자나 판매자에 비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파트 분양회사와 소비자들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정보가 피룡하다. 충분한 정보가 없다면 그만큼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불충분하다면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판매자는 성실히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65쪽

등록비나 보험료만큼의 권리를 부여받는다면 나도 의무를 다하겠다? 그러나 이미 자동차를 탄다는 것 자체가 권리이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이 '등록비가 비싸다 아니다'가 아니라 '왜 등록비를 내야 하는가? 에 있음을 명심하자. 자동차 - 이륜차든 사륜차든 -를 타는 이유는 그럼으로써 타지 않는 것보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동차를 타고자 한다면 당연히 돈을 지불하거나 다른 물건 또는 노동을 제공함으로써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에는 자동차 주인에게 지불할 자동차 가격뿐만 아니라 공공의 비용으로 건설된 도로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는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등록비와 보험료 등도 포함된다. 만약 자동차를 타다가 사고를 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놓고 보험이 없어서 다친 사람에게 아무런 치료를 못해 주었을 때도 "나는 의무를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78쪽

자동차의 가격만큼 행복하지 않다면 타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무도 그에게 자동차를 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왜 자동차를 사는 데 돈을 내야 하지요? 먼저 차를 타보고 그 돈만큼 행복하면 그때 돈을 내겠습니다."

아무도 이렇게 주장하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를 타는 것 자체가 지불해야 할 비용보다 행복이 더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등록비가 비싸다면 안 타면 그만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타면서 등록비는 내지 않겠다니, 공짜로 남의 자동차를 들고 가겠다는 도둑놈 심보와 다르지 않다.

.........

그러나 등록비는 내지 않아도 자동차를 탈 수 있다. 교통경찰에게 잡히지만 앟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훔치는 데에는 죄책감이 따르지만 등록비용을 내지 않는 데에는 자기변명이 따르는 것이다.

-79쪽

Ajumma : A term used to address an adult female individual of married age and/or runs a business or restaurant. The sterotypical 'ajumma' image is that of a short, stoky, tough old woman who wears purple pants and permed hair, and has sharp elbows on the subway. The word ajumma is also used to call older women when in a restaurant or simply when getting a person's attention, but ti is best to only call older women this as women of a somewhat younger age may not think of themselves as ajummas yet, especially if they aer in their 30s and maybe even early 40s. A simple 저기요 is often a safer bet.

-95쪽

아줌마 : 가게나 식당 등에서 일하는 기혼 여성 또는 그 연령의 여성을 부르는 용어. 지하철에서 팔꿈치로 밀고 들어가는 파마 머리에 보라색 몸빼를 입은 작고 땅딸막한 나이든 여성을 가리킨다. '아줌마'는 식당에서나 어디서든지 나이든 여자를 부르거나 주의를 끌기 위해 부르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30대나 심지어 40대 초반의 여성들도 자기는 아줌마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우므로 이럴 때는 그저 '저기요'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좋다 - Galbijim Wiki, http://wiki.galbijim.com/Ajumma-95쪽

우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상품들은 '경합성'과 '배제성'을 가진다. 경합성이란 내가 그 상품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든 그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며, 배제성이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서는 그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유료도로는 배제성을 가지지만 무료도로는 비배제적이다. 막히는 도로는 경합성을 가지지만 한가한 도로는 비경합적이다. 무상의료, 의무교육, 국방 및 치안 등과 같은 공공서비는 비배제적이고 비경합적이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나 재화를 경제학에서는 '공공재'라고 부른다. 반면에 비배재적이지만 경합성을 가지는 재화나 서비스도 있다. 누구나 이용할 자격이나 기회는 똑같이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먼저 이용하면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공유자원이다.

공유자원의 비극은 남용된다는 데 있다. 공공으로 사용하는 목초지나 삼림은 개인이 소유한 것에 비해 더 빨리 황폐화된다. 모든 가축 주인들이 가축들에게 자기 땅의 풀보다 공유지의 풀을 먼저 먹이기 때문이다.

..... 공유지의 비극이다. -96쪽

시장은 현실에서 가장 좋은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장은 현실을 개혁하지는 못한다. 시장은 어린이들이 강제 노동을 해야 하는 현실 안에서는 그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런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자신의 합리성을 과신하다가 '미친놈'이 되고 마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장기매매나 성매매를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현실을 바꾸려는 생각 없이, 그런 현실 속에서 무엇이 합리적인가 하는 것만 생각하다 보면 장기매매를 허용해야 한다거나 성매매 노동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어설프지만 잠시 마르크스를 흉내 내보자.

"지금까지 경제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를 변혁하는데 있다."
-110쪽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가 그다지 미덥지 않은 이유는, 경제 살리기의 본질이 '사람 살리기'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경제를 살리자면서 정작 우리 사회의 숱한 안토니오들은 모른 척하기 때문이다. 기륭전자의 안토니오들, 이랜드의 안토니오들, KTX의 안토니오들은 그대로 둔 채 무슨 경제를 얻허게 살리겠다는 것인가?

-120쪽

먼저 모든 학문과 이론이 그렇듯이 케인스의 경제 이론에도 일정한 전제가 있음을 이해하자. 케인스가 자신의 이론을 '일반이론'이라고 부른 것은 그 이전의 경제학이 경제가 매우 호황인 '완전고용'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만 성립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자신의 이론은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케인스의 이론 역시 암묵적으로 경제가 불황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가 호황이거나 후진국의 경우에는 그의 이론도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경제성장이란 국민소득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때의 국민소득이란 국민총생산(GNP)이든 국내총생산(GDP)이든 생산의 개념이다. 즉 생산이 늘어나면 경제가 성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본이나 노동과 같은 자원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문제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자원은 언제나 유한한다는 데 있다.



-170쪽

후진국이나 선진국이나 경제가 호황일 때는 자원의 부족이 더 심각하게 마련이다. 애덤 스미스가 저축을 강조한 것은 절약하여 부족한 자원을 모으자는 뜻이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뒤 게시판에 빨간 막대기로 내 저축이 얼마인지 그려본 분들은 모두 이해하실 것이다. 그러나 케인스의 경제학은 대공황이라는 혹독한 불황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자원이 아니라 투자나 소비가 부족하여 자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시기 말이다. 그래서 케인스는 저축은 '누출'이며 소비가 '미덕'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모든 경제문제의 근본은 바로 '희소성의 원칙'에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희소성은 골동품이나 미술픔과 같이 매우 드물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한하다'는 뜻으로,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필은 그다지 희손한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연필도 유한한 재화이며 따라서 우리는 연필 한자루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171쪽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동물의 왕국이나 조폭의 세계로 생각한다.

그러나 시장은 사람들의 거주지 가운데서는 가장 조화로운 질서가 존재하는 곳이다. 정글은 시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을 뿐이다.
-215쪽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시장에 맡긴다는 말은 결코 '내 멋대로 한다'는 게 아니다.

시장에서는 권리와 의무가 항상 같이 간다. 빵을 원하면 빵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빵은 먹고 싶지만 그 대가는 지불하고 싶지 않다. 학생 선발권은 가지고 싶지만 기득권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아니라 사기꾼, 도둑놈, 조폭이다.

하기야 대한민국의 기득권 계층과 조직 폭력배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내 '나와바리'를 건드리는 놈은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는 바로 그것 아니었던가? -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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