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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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모리(일본전산) 사장의 대답이 우스울 만큼 간단하다.

"남들보다 2배 더 일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일본전산의 행동지침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즉시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가지 한다'가 그것이다.

......."36년 전 창업했을 때 우리의 경쟁 상대는 세계와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습니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흙탕물을 마시며 2배 더 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53쪽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류촨츠 회장은 늘 마음속에 '천외유천(天外有天)'이란 중국 속담을 새기고 다닌다고 한다.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 말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 성격에는 자만의 DNA가 흐르고 있습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우쭐해지기 쉬운 성격이죠. 그래서 늘 자만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일깨우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95쪽

아웃라이어들은 창의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1만 시간 법칙은 반복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얼핏 모순되게 보인다. 이에 대해 글래드웰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빌 게이츠와 비틀즈, 체스게임 챔피언들은 한결같이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창의와 창조는 일정한 시간의 준비를 필요로 한다.

그들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창의적인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악을 숙달해야 한다.

탁월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면 먼저 바이올린을 잘 다뤄야 한다. 그냥 일반적인 차원이 아니라 대단히 전문적인 수준에서 숙달돼야 한다.

지식의 기초가 있어야 창의와 창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이 1만 시간의 법칙이다. 특별한 일을 위한 훈련 단위다."

-112쪽

글래드웰이 말하는 '노력하는 아웃라이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가 세계적 무용가 트와일라 타프일 것이다.

그녀는 "창조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노력을 습관하는 데서 싹튼다"라고 했다. 타프가 쓴 <창조적 습관>이란 책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나는 매일 아침을 나만의 의식으로 시작한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연습복을 입고 후드티를 걸치고 모자를 쓴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와 택시를 불러 세우고 퍼스트 애비뉴 91번가에 있는 헬스장으로 가자고 한다. 그곳에서 앞으로 2시간 동안 운동을 할 것이다. 내 의식의 시작은 바로 택시다."

또한 그녀는 노력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가장 바람직한 실패는 공개되지 않은 사적인 실패이다. 이를테면 내가 사무실에서 만들어보는 안무의 실패와 성공의 비율은 6대1 정도가 될 것이다.

즉, 나는 최종적으로 쓸 작품보다 6배나 많은 작품을 만들어본다. 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사용되지 않는 습작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114쪽

지극히 루틴한 습관에서 창조성이 싹튼다니 역설적이지 않은가? '다중지능 이론'을 창안한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경영 구루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박스 밖에서 생각하려면 먼저 박스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역시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즉 '박스 밖 생각'이라는 창의성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훈련이라는 박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14쪽

암벽 등반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대가들은 암벽을 타기 전에 입체 사진을 몇백 장이고 찍어서 분석한다고 한다. 그래서 발을 거는 곳은 여기, 손을 짚는 곳은 여기 하고 미리 정해둔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첫번째 후보 외에 두번째 후보도 준비하고, 날씨의 변화에 대비해 대피 장소까지 면밀하게 계산한다.

이런 식으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전부 시물레이션해서 완전히 기억한 뒤에야 비로소 산에 오른다.

일반이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밖에서 보면 무모한 짓을 하는 것같이 보여도, 사실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진짜 모험가는 디테일에 목숨을 거는 소심하고 세심한 사람이다.
-122쪽

하지만 무조건 '왜'라고 묻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홍성태 교수는 "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 중요한 것은 질문이 고객의 관점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왜'라는 질문을 기업의 관점에서 하다보면 자칫 사고가 분석적으로 되기 쉽기 때문이다. 가령 백화점에서 "왜 매출이 떨어지지?"라는 기업 중심의 질문에 대해서는 불황이나 비싼 가격, 치열해진 경쟁 등의 핑계가 생각날 뿐이고, 결국 제3자로서의 분석이 되어버리고 만다.
-141쪽

그러나 레고 역사상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 시기에 찾아왔다. 레고는 스스로에게 2가지의 큰 의문을 제기했다.

"왜 레고는 움직여서는 안되지?"가 그 하나이고, "왜 어른은 레고의 고객이 될 수 없지?"가 다른 하나였다.

레고는 이 2가지 생각의 굴레를 깨뜨렸다. 1998년 MIT대와 손잡고 움직이는 레고 로봇인 '마인드스톰'을 출시했고, 1999년에는 어른과 마니아 고객층을 겨냥한 '스타워즈' 시리즈를 내놓았다. 특히 성인 고객층을 공략한 전략은 뒤에 회사의 큰 자산이 되었다.
-142쪽

레고는 인터넷 해커들은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일화로도 유명하다. 마인드스톰을 개발했을 때의 일이다. 소비자들이 제어장치 프로그램을 해킹해 마음대로 바꾸어 인터넷에 올렸다. 레고의 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한 셈이다.

그런데 레고 경영진은 숙고 끝에 소비자들이 마음껏 활용하도록 프로그램 원본을 아예 공개해버렸다. 기술을 스스로 유출한 것이다. 과연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까?

소비자들이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에서 성능에 엄청난 혁신이 일어났다. 예전에는 단순 동작만 가능했는데 이후에는 계단 오르기 등 복잡한 동작도 가능하게 됐다.

탄력을 받은 레고는 2003년 아예 고객 스스로 온라인에서 레고 모델을 설계할 수 있게 했다. '레고 디지털 디자이너'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현재 레고에 고용된 제품 디자이너는 고작 120명 정도인 데 반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자발적인 디자이너는 12만명이나 된다. 물론 이들은 돈 한푼 받지 않는다.

레고는 이들 자발적인 디자이너 가운데 활동이 활발하고 아이디어가 뛰어난 사람을 가려 레고 대사로 임명한다.
-142쪽

그런데 왜 우리는 타성으로 인해 실패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도하면서도, 타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그것은 타성이 인간의 타고난 습관이기 때문이다.

인간 두뇌의 질량은 몸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그런데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도 뇌는 우리 에너지의 20%를 소모한다. 심장(10%)이나 2개의 허파(10%), 2개의 신장(7%)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더구나 생각에 몰두하게 되면 뇌의 칼로리 소모량은 급속히 증대된다.

그래서 우리의 몸은 두뇌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그 장치의 하나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스테레오타입에 의존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 대해 한번 판단하고 나면 그와 슈사한 사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기존의 스테레오타입을 이용하려 한다.
-173쪽

세계 1위의 분석.계측 장비업체인 호리바제작소의 창업자인 호리바 마사오 최고고문은 획기적인 성과 뒤에는 반드시 2가지 필연이 존재한다고 했다.

첫째, 백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는 획기적인 성과를 얻고 싶으면 리셋 버튼을 눌러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린 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 자릿수를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피를 10분의 1로 줄인다'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인다'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인다'라는 식으로 자릿수를 바꾸지 않으면 혁명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186쪽

미국에 '포지티브 코칭 얼라이언스'라는 비영리 전국 조직이 있다. 선수들이 스포츠를 할 때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즐길 수 있도록 선수와 코치, 부모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1998년 스탠퍼드대학에서 처음 설립된 이 조직은 아이들이 스포츠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가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실수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가르지 위해 소위 '실수의식'이란 것을 도입했다. 만약 어떤 야구선수가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거나 병살타를 치면, 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장난감 변기를 들고서 실수를 '씻어내는' 의식을 치른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은 마음속에 그 변기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지울수 있었다. 집단적인 실수 의식도 있다. 힘들게 싸우고도 지는 선수 모두가 빙 둘러서서 티셔츠를 찢어 바닥에 내던짐으로써 그 게임을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189쪽

실패한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의 원인과 과정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일 뿐입니다.

실패는 도전과 발전을 위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거기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때,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부주의나 오판으로 똑같은 실수를 연발하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실패입니다.
-190쪽

히스 교수의 메시지 제조 기법

1 단순성 - 무자비할 정도로 곁가지를 쳐내고, 중요한 것만을 남겨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요약이 아니다. '단순한=핵심+간결함'이다.

2 의외성 -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려라. 직관에 반하는 결론을 내세워라. 허를 찔러 긴장감을 높이고,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3 구체성 - 메시지를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로 가득 채워라. 우리의 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4 신뢰성 - 세부적 묘사와 통계, 그리고 자신이 겪은 최고의 경험을 메시지에 버무려라. 통계는 인간적으로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면 더 효과적이다.

5 감성 - 상대방이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당신의 메시지가 그들이 각별히 여기는 무언가와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6 스토리 - 메시지를 보다 일상적이고 생활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 보여줘라. 청취자는 그 스토리의 상황이 닥치면 곧바로 그에 맞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225쪽

호리바 마사오 최고고문이 2003년에 쓴 <남의 말 듣지 마라>라는 책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회사 사람들 중에 내가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평소에 '회장님, 참으로 멋진 생각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고 해서 그런지 사원들은 내 말을 추종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야만 존재 가치가 있는 법이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그 월급을 내게 달라고 말하고 싶다. 비즈니스에서도 인생에서 그들보다는 내가 훨씬 경험도 풍부하고 설득력도 있기 때문이다."
-229쪽

리앤펑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이 회사는 단 하나의 공장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단 한명의 재봉사도 고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매년 20억 벌 이상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방법은? 예를 들어 미국의 어느 의류회사가 이 회사에 남자 반바지 30만 벌을 주문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회사는 단추는 중국, 지퍼는 일본, 실은 파키스탄에 주문하다. 파키스탄에서 받은 실은 중국에 보내 직물로 짜서 염색하게 한다. 꿰매는 일은 방글라데시의 공장에 맡긴다.

고객이 빠른 배달을 원하기 때문에 3개의 공장에서 나누어서 작업한다. 리앤펑은 이런 방식으로 전세계 40개국에 퍼져 있는 3만 개의 공급업자(공장)와 200만 명 이상의 공급업체 직원들을 움직인다. 이 회사가 직접 월급을 주는 종업원은 그 1%도 안된다.

이 회사의 모토는 이렇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에게 맞는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3만개의 공급업자로 이루어진 네크워크가 중국 시안의 진시황 무덤을 지키는 적갈색 군인들처럼 준비돼 있습니다."
-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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