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러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더 미러클 -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마이클 슈만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서구의 경제전문 아시아 특파원이 쓴 아시아 경제부흥국의 간략한 역사 이야기다. 아시아의 네마리 용, 혹은 기타 등등으로 불렸던, 일본,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그 주인공. 20세기 후반에 화려하게 등장하여 개울의 물고기에서 용으로 승천한(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뜻)과정에 대해 관여했던 인물들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내려간다. 기자가 쓴 글이라 쉽게 술술 읽어내려간다. 또한 서구의 눈으로 보았을 때 기적처럼 보이는 사건과 시대들을 훑고 있는지라 극적인 장면들도 수없이 등장하기에 쉽게 책을 내려놓기도 힘들다. (한마디로 잘 썼다는 이야기다) 

각 인물에 대한 담백한 묘사와 더불어 내부자가 아닌 관찰자의 시각(게다가 그는 서구의 매체의 저널리스트다. 어쩌면 객관적인 제3자의 관찰자 신분이 확실할 것이다)으로 우리의 과거역사와 현재를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역사책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김우중이나 정주영이란 이름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던 박정희에 대한 역할을 새삼 다시금 알게 상기하게 되었다.  

이책 첫머리 즈음에 나오는 네루의 표현대로라면 박정희는 우리의 눈물을 상당부분 닦아주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이러한 평가는 경제적인 머리에 달린 두 눈에서 흘린 눈물만을 의미한다. 다른 쪽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머리에 달린 두 눈에서 흘린 피눈물을 더 흐르게 만들었다는 점에선 비판할 여지가 높다).  

아시아 경제개발의 기적이라는 부분은 독재자와 개발자로서 그리고 전문 관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하나의 기적같은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바탕에는 미국이라는 큰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시장을 유지시켰고, 세계화라는 시대적 조류가 좀 더 저렴한 생산공장과 인력을 꾸준하게 찾아나섰다는 점 등이 그 기적이라는 상차림을 올릴 수 있는 식탁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저자가 가장 말하고픈 것이라 할 것이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할 것이다)

뱀발...마이클 슈먼이라는 기자는 잘 모르겠지만, 그가 속했던 매체들은 워낙 익숙한 터였다. 경제지나 일간지 혹은 각종 주간지나 월간지 등에서 익숙하게 인용하는 포브스, 월스트리저널, 타임까지. 그러한 그의 경력이 그가 쓴 글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현실을 서구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의 시각에서 우리를 바라볼 수 있을까? 받아쓰기만 열씸인 매체들이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 우울했다. 쩝. 감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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