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왕따문화가 발달한 사회에서 역발상은 가능하지 않다. 이는 정치, 사회적 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분위기가 소용돌이를 형성해 전 사회를 지배하게 되면 이단적인 견해는 몰매 맞기 십상이다. 이 때엔 여론조사라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런 획일적인 분위기의 반영에 불과할 테니까 말이다.
기업의 소비자도 다를게 없다. 소비자의 뜻이란 무엇인가? 그건 존중해야 마땅한 것이지만 그것만 좇다간 혁신을 놓치게 된다. 혁신은 종종 소비자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제시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IT업체인 3Com의 창업주 밥 멧캘프는 그 원리에 대해 이럻게 말한다.
'진정한 교훈은 어떤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귀를 기울인 후에도 반드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해줄 필요는 없다. 다음 상품이 나올 때, 그 때 소비자들이 구매할 만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개발이 다 끝나고 막 출시하려는 시점에서 소비자가 - 흠, 이게 작년에 나왔다면 샀을 텐데-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지도 모른다.
- 우리나라 여론조사가 잘 안맞는 대표적인 이유 같다. - -30쪽
서튼이 제시한 역발상 12법칙은 모두 이런 식으로 발칙하기 짝이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1. 기업코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문관을 고용하라. 2.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고용하라. 3. 필요없는(혹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고용하라. 4. 면접에서는 사람을 보지말고 아이디어를 보라. 5. 상사나 동료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은 굽히지 말라. 6.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싸우게 하라. 7.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을 주고, 나태한 사람은 처벌하라. 8. 실패할지도 모르는 결정을 내린 후 모두에게 분명히 성공한다는 확신을 주어라. 9. 말도 안되는 것을 생각해내고 실행계획을 세워라. 10. 돈에만 신경 쓰는 사람은 피하든지 딴청을 부러 지루하게 만들어라. 11. 당신이 직면한 문제를 이미 해결한 사람에게서는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마라. 12. 과거, 특히 과거의 성공을 잊어라
12번은 나도 동감. 나머진 글쎄....-31쪽
영국과 한국의 기업문화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컨설팅 분야의 특수성 때문일까? 대기업을 다니다 벼룩으로 전업한 어떤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접대 때문에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 접대 없인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나도 대기업에 있을 땐 솔직히 접대를 받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까지 접대를 하는 쪽에겐 고통과 굴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대한민국은 접대 때문에 망할 것이다."
- 코끼리와 벼룩 - 를 읽고난 후에 대한 강준만의 문제제기-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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