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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5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5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벌써 5년이 되었단다. 새로운 형식으로 포장된 다르게 읽어낸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 처음에는 형식이 낯설기만 했었는데, 어느새 익숙해져서 광고에서 만날 지경에 이르렀다. 시간 참 빨리 흐른다.
다선번째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주문하고 읽어내려갔다. 첫번째 책이 주었던 감동을 낼름 먹어볼라구. 하지만 그러한 감동보다는 치밀어 오르는 열받음을 다스려야 했다.
왜냐구. 그건 바로 그건 아마도 세상이 여전히 진부하게 변하고(너무 미세하게 변하는거 같다. 정체되어 있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겨울 얼음장 밑으로도 흐르는 물이 있다는 진리를 믿기에 변한다고 표현해봤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데 자신의 밥줄을 걸어야 하는 세상살이는 우리를 슬프게 하고, 제작진을 치사하게 만드는 등...정말 우울한 현실 아닌가.
지식e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를 낯설게 하면서도 불편하게 만드는 동어반복적 주문처럼 들린다. 그러한 동어반복이 시대의 표상이라는 얼굴과 그네들의 목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어쩌면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 희망을 찾는 작업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식e 제작진에 경의를 표한다.
책을 펴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책의 서문을 쓴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이다. 뜻하지 않게 시대의 징표(상징)이 되어버린 그의 글을 읽는 기분은 참 아이러니하다. 20세기가 만들어내고 신장시켜온 인권이라는 가치를 21세기 초입이 한참 지난 지금 시점에 이땅에서 지켜내기 위해 명문장의 사퇴문을 써야했던 그가 지식e를 위해 서문을 썼다는 점은 지식e가 하나의 역사서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판화가 이철수의 인터뷰를 통해 시대의 소임을 다한 위대한 예술언어도 뒷방물림이 된다는 이야기, 공연기획자 탁현민의 사회적 발언과 정치적 발언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정당한 분노도, 영원한 히피일 것만 같던 한대수가 생활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친환경에너지 발명가 황성순의 체험이 효율성을 뛰어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등등의 다양한 소재와 내용이 담긴 우리시대의 인터뷰 별책부록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바로 그네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다양하게 들렸을 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지식e를 통해 들려주길 바란다. 제작진의 건투를 진심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