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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봉구야!
변병준 지음 / 길찾기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얇은 만화책이다.
그림이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줄거리라고 해봐야 바닷가 마을에서 돈벌러 나갔다가 연락이 끊어진 아빠를 찾기 위해, 엄마와 상경한 봉구라는 아이가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아빠를 만나 할아버지와 혜미와 함께 고향마을로 내려간다는 이야기.
정말 단촐하기 그지 없지 않은가? 그렇다(자문자답을 여러번 해봐도 마찬가지 답변만 나온다).
하지만 몇몇 장면으로만 묘사된 인물로 눈을 돌려보면, 무궁무진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혜미라 불리우는 엄마 잃은 아이도 그렇고,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 그리고 전화통을 붙잡고 서울이라는 미로 한복판에 서있는 봉구네 엄마. 그리고 코흘리개 봉구꺼정.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그네들이 간직한 구구절절한 사연들조차 어디서 한번쯤은 들었거나 보았음직한 평범한 이야기들이다.
아이엠에프시절보다 더 어려운 경제위기 시절이란다. 흑백으로 표현된 지하철역 주변의 싸늘한 모습이 어째 낯설지가 않는다. 어려운 시절 한복판을 온몸으로 견디어 가고 있기 때문일 듯 한데....
시간이 흘러흘러 이 만화책이 감동을 주지 않는 좋은 시절이 어서어서 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이 간절해졌다는 것이 이 만화책을 읽은 내 솔직한 감상이다.
뱀발로....바닷가에서 뛰어놀던 봉구와 혜미는 무척 신나보이던데...봉우 엄마랑 봉구 아빠랑도 그런가 몰겠네? <제가 초보 아빠라서 그런지 그런 부분이 더 궁금해지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