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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평점 :
우석훈이란 글빨 좋은 이를 알게된 것은 지금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제목이 특이해서, 언젠가는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샌드위치론은 허구다라는 책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 (물론 책을 집어들게 된데에는 알라딘 페이퍼의 힘이 컸다. 어느 알라디너의 집에 놀러갔다가 데스크와 노트북이란 글을 통해 이 사람의 글은 꼭 읽어봐야겠다라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으니깐)
저자는 시리즈물로 이 책들을 기획했다고 하는데.....순번에 상관없이 손에 잡히는데로 읽어내려가도 무방하다라는 저자의 말을 믿어보면, 나름 책 읽었던 순서가 엉망은 아닌듯싶다.
책 날개를 통해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데....이 책에서는 인생의 4분의 1을 외국에서 보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동북 3국의 하나인 한국에 속해있는 스스로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고찰하려고 하다보니, 스스로 타자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더 도드라지게 쓴 것은 아닌가라는 나만의 상상을 해본다.
샌드위치론은 허구다라는 책을 통해 울나라 조직이 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지에 대해 잼나게 설명했던 저자의 날렵하고 명랑한 문체를 기대했던 나에게 촌놈들의 제국주의라는 잼난 제목을 가진 책이었음도 불구하고 무거운 주제탓에 명랑하기보다는 약간 소심한 문체로 써내려간 듯하여 조금 아쉬웠다. 물론 여전히 살아있는 글빨덕분에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지만.
책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요약하자면, 울나라가 식민지를 필요로 할만큼 커져버린 경제구조로 인하여 (열심히 스스로 평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50%가 넘어가지 않는 이상) 앞으로 전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무서운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동북 3국의 미래를 살포시 상상해보면 심정적으로 치러대는 치열한 감정싸움이 언제가는 실제의 무시무시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다. 30년 뒤라고는 하지만, 그 30년이란 과정동안 일촉즉발의 사태가 얼마나 많을 것이며, 상대방을 심하게 자극하는 골때리는 상황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날 것인가를 상상해보면 등골이 서늘할 지경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중국 아해들이 벌인 성화봉송 관련 테러에다가 매주 수요일마다 반복되는 정신대 할머니의 시위에 대한 일본의 무시. 거기다 윗동네 어려운 아해들이 벌이는 막장 대결꺼정. 한마디로 화약고가 따로 없는 셈이다.
식민지를 경험해본적이 없는 우리가 대형교회를 앞세워 제국주의의 첨병역할을 하는 셈이라는 대목을 읽는 순간에는 기독교인의 한사람으로 지금의 선교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함을 다시금 절감했다.
저자의 소박한 소망처럼 부디 10대들이 더 많이 읽어 더 나은(전쟁없는 평화로운 시대)가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부디 일독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