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무정부주의자 프루동의 혁명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5000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결과는 프루동의 예상과는 달랐다. 오히려 무상 대출에 대한 바스티아의 암울한예측이 더 진실에 가까웠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월가가 평온을 되찾았다며 자축했다. 디플레이션이라는 하찮은 두려움은 무시해버려도 좋은 듯했다. 실업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모두 제로금리의 ‘눈에 보이는‘ 효과였다. 제로금리의이차적 결과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도외시되었다. 그러나 정말 보려고 했다면 충분히 볼 수도 있었다.
2012년 캐나다 경제학자 윌리엄 화이트William White는 <극단적인이지머니 정책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법칙Ultra Easy Monetary Policy andthe Law of Unintended Consequences>이라는 제목의 짧은 논문을 발표했다.23이 글에서 화이트는 급속한 금리 인하로 소비가 증가하고 저축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서 하게 만드는 금리 인하의 단점은 이미 정해진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서 저축량을 늘려야하는 데다, 저금리가 지배적인 상황에서는 충분한 종잣돈을 모으는데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 그의 논지였다.
당국은 낮은 금리로 기업 투자가 촉진되리라 믿었다. 그러나 화이트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초저금리 대출로 인해 자본의 잘못된 분배misallocation of capital가 일어났다. 창조적인 파괴는 좌절되었다. 화이트는 "이지 머니라는조건은 자본을 덜 생산적인 자원에서 더 생산적인 자원으로 재분배하는 과정을 촉진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과정을 가로막았다"라고 결론 내렸다.
초저금리는 차입 비용을 낮춤으로써 투자자들이 과도한 리스크를감수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동시에 보험 회사와 연금 제공자들은저금리 체제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정부는 국가 부채를 늘리는 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 결국 이지 머니는 대가를치러야 하는 최후의 심판일을 계속 연기해주는 역할을 했다. 화이트는 "경기 침체기에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공짜 점심‘이 아니다. 가장 좋은 경우라도 경제를 재조정할 시간을 벌어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조정 기회조차 날려버렸다"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깡통찼다‘라는 말이 나온지 오래였다. -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