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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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윤희가 조용히 자기 방 문을 닫고 들어갔다. 이럴 땐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좋다. 어릴 적에는 무조건 옆에 있어주는 게 좋지만, 아이는 커가며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혀로 아픈 상처를 핥는 동물처럼 스스로 상처를 쓰다듬고 치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게 제힘으로 홀로 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모가 다 해줄 수는 없는 법이니까. 언젠가는 헤어질 시간이 오니까……..... - P69

"아빠, 도저히 못 먹겠어. 쟤들이 자꾸 쳐다봐."

결국 맛을 고려해 정성을 들인 솔치볶음은 윤희에게 차갑게 외면당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윤희에게 잔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다. 식탁은 밥을 먹는 곳이지, 부모의 잔소리를 먹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우리 집은 밥 먹을 때 신변잡기 외에는 아무 이야기도 안 한다. 찬이 없어도 밥상머리가 즐거우면 맛있는 식사가 되지만, 산해진미를 차려도 잔소리가 곁들여지는 순간 그 밥상은 걸인의 밥상이 된다고믿기 때문이다.

기억은 대물림된다. 어릴 적 밥상머리 앞에서 즐거웠던 추억이 많다면, 그 아이는 자라서 똑같은 밥상을 차릴 거다. 반대로 어릴 적 꾸중들었던 적이 많다면, 그와 똑같은 밥상을 자녀에게 대물림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나는 윤희에게 즐거운 밥상을 물려주고 싶다. 윤희도 나중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아니 그럴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나갈 내 밥상머리의 철학이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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