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수렵채집인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도 했는데요?

물론 수렵채집인이 실제 사용하는 기술 자체가 21세기에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수렵채집인에게서 두 가지 중요한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바람에 부합하게 환경을 바꾸기보다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킵니다. 수렵채집인은 줄곧 자신의 힘으로는 환경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보다 훨씬 유연성과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이것이야말로 평생 변화해야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기술이지요..
둘째, 그들은 자기 몸과 감각에 민감합니다. 수렵채집인은 살아남기 위해 감각을 갈고닦아야 했습니다. 눈으로 항상 주변을 살피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했죠. 하지만 현대인은 가상공간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 몸과 감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현대인이느끼는 소외감은 물리적 세계에서 단절되었기 때문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 그 해결책은 수렵채집인처럼 자기 몸과 감각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물리적 환경과의 접촉을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 P51

교수님은 『문명의 붕괴에서 문명이 붕괴하는 요인 중 하나로분쟁을 지적했습니다. 전통 사회에서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예를 들어 전통 사회에서 기르는 돼지가 행방불명되었다고 합시다. 그 돼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우선 사람을 보내 대화를 시도합니다. 죽을 때까지 상대해야 할 사람이므로 완전한적으로 돌리지 않도록 가장 먼저 감정적인 면을 해소하기 위해애씁니다. 전통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 중 경이로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미국에서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우선변호사와 보험회사에 연락하거든요. 타인인 상대와 만날 일은 없지요. 상대가 자신을 증오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감정 면에서 서구적인 방식은 옳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미국에서 이혼이나 상속과 관련해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변호사를 고용합니다. 당사자 간 감정적인 면을 해소할 틈이 없으니 이혼 후 둘의 관계는 상당히 악화되죠. 상속 분쟁 후 형제자매는 죽을 때까지 말을 걸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경찰이나 재판 제도가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지 못한 전통 사회에서는 교섭이 결렬되면 당사자들은 자신의 뜻을 무력으로 관철시키려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 간의 싸움이 공동체 전체의 분쟁으로 번지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휘말려 다치거나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죠. 그러니 상대가 아무리 골칫덩어리여도 완전한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교통사고가 일어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캘리포니아만 봐도사고가 일어나면 당사자들이 배상금을 둘러싸고 민사소송까지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안에서 선과 악이 가려지는 것과 별개로 당사자끼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원망합니다. 한편 누구든서로 알고 지내는 전통 사회에서는 양자 간 이해를 최우선으로합니다. 만에 하나 대화가 결렬되면 피해자 유족이 운전자를 죽이려고 하거나 그 친척을 공격하는 등 보복이 보복을 낳고 분쟁이 몇십 년이나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되지요. 합의점 도출을 우선하는 습관은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지혜입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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