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박힌 언론 보도 역시 투자자를 기만한다. "실적 우려로 주가 폭락." 〈뉴욕 타임스 비즈니스 데이는 머리기사로 이렇게 외쳤다. 기사는 "3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폭락이라고? 좀 더 살펴보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는 2.96포인트 하락한 10,628.36을 기록했다." 백분율로 표시하면 하락폭은 0.03퍼센트이다. 다우존스 지수의 일일하락폭은 보통 약 1퍼센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다우존스 지수가 0.03퍼센트보다 더 크게 변동할 확률은 무려 97퍼센트이다. 이날처럼 지수의 변동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날은 1년에 8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즉, 0.03퍼센트 하락폭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현재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의 가격을 더한 값에 배당금 및 주식분할의 영향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재조정하는 수치를 곱하여 산정한다. 현재 승수는 5배를 약 간 넘는데 이는 30개 종목 가운데 단 1종목의 종가가 1.25포인트 이상 상승해도 지수는 6포인트 이상 상승 마감한다는 뜻이다.

반면이날의 변동폭은 3포인트, 즉 0.03퍼센트에 불과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의 주가는 폭락하지 않고 크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S&P500 지수는 불과 0.04퍼센트 하락해 다우존스 지수만큼이나 거의 변동이 없었다. 실제로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32.8포인트, 즉 0.9퍼센트 하락한 나스닥 종합지수가 유일했다. 그러나 변동폭이 크다는 나스닥 지수조차도 이날보다 더욱 큰 일일 변동폭을기록한 날이 과거 거래일 전체의 3분의 2에 이른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기사는 예상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수에 미치는영향은 무의미하다고 할 만큼 미미했다.

기자는 두 가지 오류를 범했다. 첫째, 통계적 잡음 statistical noise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둘째, 절반의 이야기를 놓쳤다. 바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으로 인해 지수에 미친 영향이 상쇄되었을 상승세로 마감한 종목들과 그 이유에관한 이야기이다.

미미한 주가 변동의 의미를 굳이 해석하려 드는 것은 금융 관련보도에서 늘 있는 일이다. 기자들은 주가의 변동이 통계적으로 흔한 것인지 드문 일인지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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