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 박완서 묵상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50이 넘어서 주님을 영접한 나이든 작가가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했던 것을 기록했던 것으로, 3년 동안 매주 주보에 실렸던 것이란다(물론 처음에는 매주실렸었지만 나중에는 다른 필자와 번갈아 가면서 겨우 채웠다는 작가의 설명이 있긴하다).

 묵상이란 것이 마음 깊이 주님 말씀을 읽고, 가슴으로 받아 새기는 것이기에 오래 묵을 수록, 그리고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면 할 수록 깊은 맛(따사로움)이 우러나는 것 같다. 오래된 와인의 향기가 더 그윽하듯이 말이다.

 나이든 초보신자가 읽어낸 성경구절들에 대한 묵상은 기본적으로 따스한 시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버린 어머니의 입장에서 예수의 어미였던 마리아에 대한 성경 구절들을 묵상하는 부분이나, 포도밭 품군에 대해 동일한 삯을 주는 포도밭 주인에 대한 묵상, 그리고 병든 딸을 고치기 위해 개가 되어도 좋다는 여인에 대한 묵상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 권위있는 목사님의 설명보다도 훨씬 가슴에 와 닿는 따스한 감동을 받게 된다. 나이듬에서 오는 경험이란 소중한 자산과 인간에 대한 따사로운 시선이 합쳐진 글발에는 힘과 따스함이 충만히 느껴진다.

 실생활 경험을 통해 풀어내는 성경 구절말씀들을 읽고 있노라면 똑같은 말씀을 가지고 묵상함에 있어서도 각 개인마다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보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글자만을 겨우해석하고 그걸 암기함으로써 성경을 읽었다고 말하는 모태신자보다 어미의 마음을 가지고서 성경 구절과 인물에 대해 감정이입을 해가면서 묵상하는 초보신자. 그중 누가 공력이 센지는 불문가지가 아니겠는가?

 뱀발.  삶이 팍팍하다고 느끼거나, 힘들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성경을 직접 읽는 것도 좋겠지만, 따스한 묵상이 가득한 박완서판 해석집도 일독의 가치가 충분하기에 강추하는 바이다. (읽어야 할 대상을 꼭 찍어 말하기는 좀 뭐하지만 되도록 모태신앙 이면서 차가운 신앙상태를 가진 이른바 윤똑똑이들이 먼저 읽어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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