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지 코드로 한국인 읽어내기

한국인 코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2월

강준만이 누구인가? 언론학교수임에도 불구하고, 오지랖 넓게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투사형 지식인이 아닌가! 신문읽기를 통해 그가 읽어내는 세상(저작)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 이 많은 자료들을 다 읽고 정리하고 그걸 내것으로 만들어 내 글을 써내는지 궁금하기 이를데가 없다. 한마디로 존경스럽다.

어느 산악인이 말했다던가...정상에 올라서면 여러곳에 갈 수 있다고. 강준만이 그러한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의 글발은 여전히 힘차고 그의 시야에 걸려든 자료 면면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바지런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믿음이 간다. 일간지,주간지 뿐만 아니라 대학교수들이 펴낸 학술지에 이르기까지 거의 활자중독증 환자에 버금가는 놀라운 자료수집 범위를 보고 있노라면 입을 다물수가 없다.

그러한 그가 이제는 우리(한국인)을 읽어내려고 한다. 여기서 강준만식으로 표현한다면 관찰하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 문화적 배경을 통해 왜 현재의 우리 모습이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적극적 해석을 내린다는 점에서 읽어낸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를 해석하기 위해 10가지 코드를 뽑아내서 역사적 배경을 통해 씨줄을 걸고, 문화적 설명을 통해 날줄을 걸어 촘촘한 해설이란 그물을 짰다. 이 책은 바로 그 그물에 걸린 우리 모습들이다. '너나 잘하세요' '빨리빨리' '배 아픈건 못 참는다' '최고, 최대, 최초' '정' '6.25' '소용돌이' '서열' '아버지' '목숨걸고' 의 10가지 코드는 예리한 강준만이 잡아낸 무기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최고, 최대, 최초 항목에서 이건희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는데 그가 왜 우리사회에서 존경받는 기업인 1위인지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었다. 또한 서열부분에서 설명한 입장주의는 왜 어느 자리로만 가면 자신의 기존 주장을 손바닥 뒤짚듯이 쉽게 뒤집어 버리는가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이었다.

무궁무진한 정보를 가진 자료창고의 열쇠를 지닌 행복한 사서인 강준만. 그가 열쇠를 열고 또 어떤 보물 보따리를 풀어낼지 항상 주목해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