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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는가라는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리고 좀스럽고 약간 많이 삐딱한 소심한 경제학자 한순구라는 이름을 알게된 것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이름 하나를 더 발견했다는 점에서 뜻하지 않은 수확이었다.
저자는 각종 사회현상을 명쾌하게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읽어내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아서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과관계를 숫자들을 통해 결론은 뽑아내는 걸 보면서 역시 문제는관점의 차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다.
비평준화가 깨진 첫해의 명문고등학교 부근의 아파트 값 변동추이(서현고 부근 30평형대 1,500만원 상승, 백석고 주변 30평형은 평균 1,200만원 상승)를 통해 아파트 가격과 대학진학률과의 상관관계의 증거를 밝혀준다. 하지만 초를 치는 듯이 덧붙이 말도 빼놓질 않는데...학군 광역화를 통한 아파트 값을 잡겠다는 순진한 발상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더불어 상승분도 무작위 추첨을 한다는 사실을 깜박한 학부형의 착각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카자키스탄의 운동화를 통해 왜곡된 가격결정으로 인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지역에서 예술장화가 팔리는 현실을 설명하는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박장대소를 금치 못하다가,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는 설명을 읽고선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이런식의 해석을 척척 내놓는 경제학자에게 있어, 풀지 못할 문제는 전혀 없을 것만 같다. 어떠한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좀스럽고 괴팍한 경제학자에게 필요한 데이터만 준다면 문제의 답을 구해줄 것만 같다. 개인적으론 교육부에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 수능 데이터를 제공해서 우리 교육계가 앉고 있는 상당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답들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좀스러우면 어떻고, 좀 삐딱하면 어떤가? 세상살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해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세상을 다르게 읽고 싶어하는 모든 삐딱이들에게 강추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