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2
제라르 모르디야 지음, 정혜용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소설답게 프랑스식 사고를 가진 다양한 인물군상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정비반장 로르켕. 신문기자 플로랑스. 간부 부인 미키. 사장딸 지젤. 견습생 프랑크 등등...소설을 읽는 재미를 맛보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름만을 거론하는 수준에서 인물 소개를 대신하려고 한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속이고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하며, 어깨를 겯고서 연대투쟁하기도 하고, 마주보며 목숨걸고 싸우기도 한 그네들이 지키고자 했던 공장 코스. 지역의 심장역할을 했던 공장이 하루 아침에 어느 누구도 그 공장의 소유자가 아닌 허공에 떠 버린 형국이 되어버린다. 단순히 무한 이익을 추구하는 대서양 건너편의 자본가들에게 있어선 수익이 나지 않고 비용만 잡아먹는 코스는 단순한 똥무더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똥덩어리에서  아웅다웅 하면서 살아갔던 그 사람들은 한순간에 비참의 나락으로 내려가고 만 것인데...

아울러 이전에 미쳐 눈길이 가지 않았던 투사의 가족에 대해서도 눈길을 주게 되었다. 흔히 투사로 불리우는 해고노동자와 구속노동자.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해고노동자와 구속노동자의 가족이 살아가는 방법들 말이다. 그네들이 삶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야 쉽게 짐작 할 수 있었지만...소설 속에서 만난 달라스의 모습을 통해 실상을 조금이나마 더 알게되었다(전태일 어머님이신 이소선씨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는 것도 우리네 투사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왜 남겨진 사람들이 투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좀더 잘 알게 되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사회적 공익추구에 소극적인 이유를 프리라이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경제학자가 있었는데...내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소수의 투사나 공익제보자들이 지불한 비용만으로 이 사회가 더 나아지게 되면 그에 대한 혜택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대다수도 누릴 수 있기에 비용지불에 소극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소설에서는 루디가 비용을 혼자 지불해야 했는데....루디 못지 않게 달라스도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불했다(에필로그를 읽으신 분이라면 동감하시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면 추천한 인물들이 보이는데...누구는 정말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인지 의심스러운 수준의 추천사를 남겨더군요. 보너스 재미라고 생각하시고 한번 눈길 던지시길.....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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