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서울, 삼풍 - 사회적 기억을 위한 삼풍백화점 참사 기록
서울문화재단 기획, 메모리[人]서울프로젝트 기억수집가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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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의 <1995년 서울 삼풍> 시작합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에 있던 가장 화려한 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폭삭 주저앉아버린 이 사건을 우리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고 부릅니다. 극단적인 상황은 우리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고들 합니다. 건설 과정에선 부정이 있었고, 무너진 직후에는 혼란이 있었으며, 생존자가 구출됐을 땐 감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고를 바라보는 시선 안에 사람은 없었습니다. 우리의 드라마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20년도 더 넘게 흘렀습니다. 이제는 사고의 앞뒤에 사람이 있었다는 게 희미하나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민낯이나 드라마로 우리가 쉽게 씌웠던 이미지 때문에 입었던 상처가 반복될까봐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길 주저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더 아무 말 없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봐야겠습니다.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의 <1995년 서울 삼풍>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참사의 상처’입니다.

“참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삼풍은 그 참혹함이 더합니다.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면 삼풍은 ‘차곡차곡 쌓이면서’ 무너졌습니다. 건물 잔해에 완전히 깔려버려 유해조차 찾을 수 없었던 사망자가 많았습니다. 6월 한여름, 생존자에게 물을 줘야 한다며 살수하던 장면은 그 때 아주 어렸던 제 기억에 있을 정도로 강렬했는데, 이 조치 때문에 사망자의 유해는 빠른 속도로 부패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참… 먹먹합니다.

이런 참사는 일어날 때마다 ‘다시는 반복돼선 안된다’고 외치며 반복됩니다. 슬픈 일이죠. 2016년 인터뷰를 모은 이 책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만큼이나 우리에게 참사로 남아있는 사건들이 반복해서 언급됩니다. 씨랜드 수련회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이런 참사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경험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또 분노합니다.

저는 이런 일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 당사자와 관찰자가 각자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는 그야말로 당사자로서 사건의 흐름을 가장 내밀하게 지켜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내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걸 방해받아선 안 되겠죠. 관찰자의 일은 이렇게 드러내보인 상처받은 내면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번역하는 겁니다.

간혹 목소리를 듣는다는 구실로 분노에만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또는 이런 기회를 틈타 자신이 평소에 증오했던 사람에게 분노를 마구 표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옳은 방식은 아닙니다.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분노가 가라앉은 뒤에 당사자들은 잊힐 것입니다.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된 문제는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사건을 만들테고요.

우리 사회에서 참사는 매번 그 끝에 분노만 남기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좋은 사회의 성숙한 시민이라면 분노를 이익의 수단이나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내용이 이 책에서도 언급됩니다. 저는 그게 관찰자들이 마구 쏘아댔던 분노가 남긴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KBS 다큐멘터리 <시대유감, 삼풍>입니다. KBS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모던코리아> 중 한 편인데요, 이 시리즈는 KBS가 갖고 있는 영상자료와 당시 관련자 인터뷰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번째편이면서 올림픽 개최 당시를 다룬 <88/18>이 화제에 오르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편이 제작됐습니다. 국영방송사로서 KBS가 갖고 있는 풍부한 영상자료를 통해 다큐가 조명하는 시대 당시의 모습을 잘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이런 특징은 <시대유감, 삼풍>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우리가 읽은 책 인터뷰집에 나온 인물들을 비롯해,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라는 점에서 이 책과 잘 맞는 짝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에서 검색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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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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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이윤석의 <웃음의 과학> 시작합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언제, 왜, 어떻게 웃으시나요? 우리가 웃는 상황은 정말로 다양해서 그걸 “웃음”이라는 한 단어로 말해도 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친한 친구를 만나도 웃고 TV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봐도 웃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봐도 웃지만 선배나 직장 상사를 봐도 웃고 손님이나 클라이언트를 만나도 웃지요.

이 모든 웃음에 공통점이 있다면 웃음은 누군가를 보면서 하는 행동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웃기는 일에 종사해 온 정상급 코미디언 이윤석 씨가 이 부분에 주목해 웃음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웃음의 진화론적 기원에서 시작해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웃음과 관련된 모든 과학적 정보를 현장에서 뛰며 느낀 경험과 함께 버무려 여러분께 선물해드립니다. 인간은 언제 처음 웃었는지, 웃을 때 우리 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다른 사람은 내 웃음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가짜 웃음과 진짜 웃음은 어떻게 구별하는지. 웃지 않고 진지하게 웃음에 관해 알아보는, 하지만 종종 웃긴 과학책 <웃음의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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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거짓 경보 이론>입니다. <거짓 경보 이론>은 웃음의 기원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설명입니다. 인간의 웃음과 비슷한 유인원의 행동을 관찰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지만, 유인원은 웃을 때 입을 벌리고 이를 드러내 웃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해 소리를 내지르거나 싸우기 위해 깨물기 전에 취하는 자세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미묘하게 입을 덜 벌리고 이를 덜 드러냄으로써 “나는 당신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나는 당신과 싸울 의지가 없다”고 표시하는 것이죠. 이렇게 “내가 당신에게 위협적이지 않음”을 표시하는 웃음이 “너와 나 즉 우리 주변에 우리를 위협할 만한 것이 없다”는 정보를 공유하는 신호로 진화했고, 그래서 인간 또한 약간의 긴장 상태에서 이완 상태로 들어갈 때 주로 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거짓 경보 이론>은 지은이 이윤석 씨가 인간의 웃음을 설명할 때 계속해서 언급하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웃음은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 해소됐다는 표시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습니다. 특히 경계심을 사기보단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향해서 많이 웃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돌봄을 받죠. 때로는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웃는 행위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믿게 되기도 하죠. 우리 몸에서 실제로 그런 변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웃음이 위협행위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은 여전하기 때문에, 웃음은 아주 효과적인 공격의 무기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은은한 말장난보단 상대방을 무시하고 얕잡아보는 우스개소리에 더 열광합니다. 그 정점엔 바보같은 몸짓을 자행하면서 스스로를 낮춰 시청자를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자리하고 있죠. 웃자고 한 농담이 누군가의 마음엔 칼날이 돼 꽂히기도 합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웃고 있는 상황만큼 무서운 일도 또 없지요.

어떠신가요? 웃음에 관한 <거짓 경보 이론>.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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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다 1 - 흠영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9
유만주 지음, 김하라 편역 / 돌베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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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유만주의 <일기를 쓰다> 시작합니다.

고전의 문장이라 다소 읽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특히 전반부가 그러함. 반면 아이가 죽은 이야기나 취업하기 힘들다는 걸 하소연하는 후반부는 유만주 본인이 느낀 취준공시생의 절절함과 찌질함이 느껴져서 공감이 됨.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두 단어로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선정한 키워드는 ‘책의 시대’입니다.

유만주가 살았던 18세기 조선은 이른바 ‘정조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 내부에서 전통문화의 발전이 정점에 다다름과 동시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외부 문물도 힙한 것으로 대우받기도 하다가 정권의 필요에 따라 배척되기도 하는 등 묘한 긴장감이 형성돼 있습니다.

또한 여러 사람의 기록에서 책에 관한 언급이 많이 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죠. 폐쇄적인 외교 정책 속에서 책을 통해 세계를 접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경-청을 통해 들어온 서양 출판물에 대한 기록이 두드러지는데요. 조선의 지식인들로서는 서양의 문화와 처음으로 전면 접촉하는 것이기에 일부에겐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일부 선비들 사이에선 “책” 열풍이 불어 신기하고 귀한 책을 읽거나 소장하고 자기 문집을 출판하려고도 했죠. 이 책에도 마테오 리치가 전해줬다는 ‘기하원론’이 언급되는데,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의 한문 번역본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책으로만 접한 한계도 분명합니다. 직접 보지 못하니 세계 정세에 대한 대응이 한 발 늦은 것이죠. 1850년대 이후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오히려 대외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제 정세의 동학과 동떨어져 있다가 식민지로 전락한 슬픈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조선에서 가장 국제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었던, 유만주의 조카이기도 한 추사 김정희조차 이런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니까요. 저는 왜 이렇게 된건지 정말 궁금해서 몇몇 전공자들한테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백방으로 알아보려 했으나 미리 확보해놓은 채널이 없어 정보 확보에 실패한 것이라고 하네요.

저는 이게 “책의 시대”의 양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압축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받아서 해석하고 소화하는 지적으로 능동적인 과정이 일어나는 일종의 사상의 시장이 잠깐이나마 형성된 시기이면서, 반면 책의 저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돼 책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힐 수 밖에 없었다는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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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이덕무의 에세이를 모은 책 <문장의 온도>입니다. 책 이야기를 했으니, 우리나라 역사에서 책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덕무라는 학자인데요. 유만주보다 약간 앞서거나 거의 동시대의 실학자입니다. “간서치”, 즉 책바보라는 별명으로 당대에 유명했을 정도로 책에 열광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펴낸 대담집 <운명에서 희망으로>에서 자신의 롤모델이 이덕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대하게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유만주와는 달리 집안이 그리 풍족하지 않아서 많이 소장하진 못했고 주로 빌려 읽었음. 그의 문집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그 느낌을 남긴 다소 말랑한 글을 풀어 엮은 책이 <문장의 온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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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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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 시작합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혹시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아시나요? 계단 청소나 환경 미화 같은 일반적인 생활방역이 아닌, 아주 더럽고 지저분하고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을 치우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들이 치우는 것에 죽은 사람의 흔적이 포함된다는 것이 서글프고 비극적인 일이겠지만 말이죠. 동물의 사체, 거주자의 강박증 때문에 쓰레기장이 돼버린 집, 끔찍한 사건 현장, 말없이 죽은 사람의 유품 등 말 그대로 “특수한 청소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이들이 찾아갑니다.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의 대표가 자신이 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아 여러분께 전합니다. 누가 의뢰하는지, 무엇을 청소하는지, 그 현장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모든 존재의 마지막 ‘흔적’을 세상에서 지워버림으로써 그 존재의 존엄성을 지켜준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한번 귀를 기울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두 단어로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선정한 키워드는 ‘한국의 죽음’입니다. 통계청 2019년 사망원인통계를 정리해서 말씀드리려고 해요.

2019년 사망자는 29만5110명. 일일 평균 사망자수는 809명입니다. 1983년 697명 이후 매해 증가 추세고요.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574명. 2010년 497명 이후로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사망자 중 80대 이상 비중이 47%인데요. 인구 순증가 및 고령화의 영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아(0세) 사망률이 268명인 게 눈에 띄는데, 50대와 비슷한 수준. 그러나 1세를 넘어가면 10명대로 떨어집니다.

매해 남성이 3~4만명 정도 더 많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80대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남자 사망자가 두 배 이상 많고요. 하지만 절대 숫자가 타 연령대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인 80대에선 여성 사망자가 1.5배 정도 많습니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오래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주요 사망원인 10개를 순서대로 말씀드리면, 암(폐암, 간암, 대장암, 위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당뇨, 알츠하이머, 간 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기관지 관련 질환), 고혈압성 질환입니다. 질병이 아닌 원인으로 유일하게 순위에 올라와 있는 사망원인이 자살이고, 암 중에서도 간암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7명입니다. OECD 평균인 11.3명의 두 배 이상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9년 31명 이후 감소 추세라는 점입니다. 연령대별로는 10대 5.9명, 20대 19.2명, 30대 26.9명. 80대 이상은 67.4명입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OECD 평균에 비해 자살률이 높지만 특히 노인 자살률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2009년 127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OECD 국가의 최신 통계 기준 자살률 순위를 살펴볼까요. 평균보다 높은 나라만 순위대로 나열하면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벨기에, 헝가리, 일본, 핀란드, 미국, 에스토니아, 호주,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순입니다.

고독사. 또는 고립사 관련 통계는 없을까요?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사례 중 하나지만 안타깝게도 사망원인통계엔 잡히지 않습니다. 관련 항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독사를 다루는 대부분의 신문 기사가 무연고 사망자 통계로 고독사 통계를 대신합니다. 물론 상당 부분 겹치긴 하겠지만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이 두 항목은 의미가 다르다는 점도 제가 찾아본 자료에서 공통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독사와 고립사를 다루는 통계항목을 새로 만드는 일이 절실하다는 점은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어요. 마치 이 책의 저자가 세무서에 신고하러 갔을 때 “특수청소”라는 항목이 없었듯이 말이죠.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셔윈 눌랜드의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입니다. 저자 눌랜드는 의사이자 작가로서 자신이 병원에서 보고 들은 죽음의 사례를 전문가이자 전업작가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환자의 상태, 보호자의 반응, 관련된 의료제도까지 폭넓게 다룸으로써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을 간접체험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까요? 죽음에 대한 제 관점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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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정원 (리커버 에디션)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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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미셸 캥의 <처절한 정원> 시작합니다.

아주 얇지만 흥미롭습니다. 주제의식은 분명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청산을 다루고 있지만 일종의 추리극 같은 형식을 띄고 있기도 하고, 막판에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도 숨어 있어서 이야기만으로도 읽는 맛이 있는 소설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두 단어로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선정한 키워드는 ‘광대’입니다.

이 소설은 광대 분장을 하고 사람들을 웃기는 아버지를 싫어하는 아들인 ‘나’의 감정을 토로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우스꽝스런 분장을 하고 나타나서는 이상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게다가 그걸 내가 속한 반에서 하고 있으니 아들로선 여간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겠죠.

하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밝혀지는 것처럼, 아버지의 광대 분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 와중에 살아남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감사일 수도 있고,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자신을 살려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고, 나치 부역자의 재판장에 그 옷을 입고 가는 장면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영원한 기억의 수단으로서 읽히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광대 분장엔 역사적 슬픔이 녹아있습니다.

제가 생각이 닿은 건 “왜 광대일까” 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다른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연기하는 그 상징을 아버지가 연기하게 설정했을까 하는 것이죠.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건, 가장 엄혹한 시대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아버지에게 부여된 사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광대 분장으로 연극을 하는 봉사활동이 전쟁 직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막 활동을 시작했을 무렵 아버지의 익살극을 봤던 사람들은 아마 전쟁 피해 당사자들이었을 테니까요.

이 부분에서 묘한 역설이 발생하는데, 광대의 익살극은 사람들에겐 망각의 수단이지만 주인공의 아버지에겐 기억의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전쟁의 끔찍한 기억을 잊고 잠시 긴장을 놓는 동안 아버지는 광대라는 자신의 가면 속에서 더욱 더 분명하게 자신의 경험과 역사를 새겨넣습니다.

소설의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인 법정에 광대 분장을 하고 등장하는 장면은 바로 이런 역설이 가장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이라고 봅니다. 공식적인 기억과 사적인 기억이 교차합니다. 집단으로서 기억해야 할 것을 판별하는 공간인 법정 속에서 개인으로서의 기억이 자신의 자리를 호소합니다. 그 모습이 비록 다소 이상하고 우스꽝스럽다고 할 지라도, 우리는 분명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리쌍의 ‘광대’입니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피하려다보니 ‘광대’라는 키워드에 꽂혀서 이렇게 저렇게 검색하다보니,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저를 리쌍으로 이끌었습니다! 2005년 리쌍 3집의 타이틀이었고, 발매 당시에 꽤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제목만 듣고도 멜로디나 가사가 생각나는 청취자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웃고 있나요~ 모두 거짓이겠죠~ 모든 이들의 눈빛 속에는 슬픔이 젖어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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