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서울, 삼풍 - 사회적 기억을 위한 삼풍백화점 참사 기록
서울문화재단 기획, 메모리[人]서울프로젝트 기억수집가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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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의 <1995년 서울 삼풍> 시작합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에 있던 가장 화려한 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폭삭 주저앉아버린 이 사건을 우리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고 부릅니다. 극단적인 상황은 우리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고들 합니다. 건설 과정에선 부정이 있었고, 무너진 직후에는 혼란이 있었으며, 생존자가 구출됐을 땐 감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고를 바라보는 시선 안에 사람은 없었습니다. 우리의 드라마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20년도 더 넘게 흘렀습니다. 이제는 사고의 앞뒤에 사람이 있었다는 게 희미하나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민낯이나 드라마로 우리가 쉽게 씌웠던 이미지 때문에 입었던 상처가 반복될까봐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길 주저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더 아무 말 없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봐야겠습니다.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의 <1995년 서울 삼풍>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참사의 상처’입니다.

“참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삼풍은 그 참혹함이 더합니다.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면 삼풍은 ‘차곡차곡 쌓이면서’ 무너졌습니다. 건물 잔해에 완전히 깔려버려 유해조차 찾을 수 없었던 사망자가 많았습니다. 6월 한여름, 생존자에게 물을 줘야 한다며 살수하던 장면은 그 때 아주 어렸던 제 기억에 있을 정도로 강렬했는데, 이 조치 때문에 사망자의 유해는 빠른 속도로 부패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참… 먹먹합니다.

이런 참사는 일어날 때마다 ‘다시는 반복돼선 안된다’고 외치며 반복됩니다. 슬픈 일이죠. 2016년 인터뷰를 모은 이 책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만큼이나 우리에게 참사로 남아있는 사건들이 반복해서 언급됩니다. 씨랜드 수련회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이런 참사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경험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또 분노합니다.

저는 이런 일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 당사자와 관찰자가 각자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는 그야말로 당사자로서 사건의 흐름을 가장 내밀하게 지켜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내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걸 방해받아선 안 되겠죠. 관찰자의 일은 이렇게 드러내보인 상처받은 내면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번역하는 겁니다.

간혹 목소리를 듣는다는 구실로 분노에만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또는 이런 기회를 틈타 자신이 평소에 증오했던 사람에게 분노를 마구 표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옳은 방식은 아닙니다.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분노가 가라앉은 뒤에 당사자들은 잊힐 것입니다.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된 문제는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사건을 만들테고요.

우리 사회에서 참사는 매번 그 끝에 분노만 남기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좋은 사회의 성숙한 시민이라면 분노를 이익의 수단이나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내용이 이 책에서도 언급됩니다. 저는 그게 관찰자들이 마구 쏘아댔던 분노가 남긴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KBS 다큐멘터리 <시대유감, 삼풍>입니다. KBS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모던코리아> 중 한 편인데요, 이 시리즈는 KBS가 갖고 있는 영상자료와 당시 관련자 인터뷰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번째편이면서 올림픽 개최 당시를 다룬 <88/18>이 화제에 오르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편이 제작됐습니다. 국영방송사로서 KBS가 갖고 있는 풍부한 영상자료를 통해 다큐가 조명하는 시대 당시의 모습을 잘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이런 특징은 <시대유감, 삼풍>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우리가 읽은 책 인터뷰집에 나온 인물들을 비롯해,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라는 점에서 이 책과 잘 맞는 짝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에서 검색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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