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다 1 - 흠영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9
유만주 지음, 김하라 편역 / 돌베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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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유만주의 <일기를 쓰다> 시작합니다.

고전의 문장이라 다소 읽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특히 전반부가 그러함. 반면 아이가 죽은 이야기나 취업하기 힘들다는 걸 하소연하는 후반부는 유만주 본인이 느낀 취준공시생의 절절함과 찌질함이 느껴져서 공감이 됨.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두 단어로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선정한 키워드는 ‘책의 시대’입니다.

유만주가 살았던 18세기 조선은 이른바 ‘정조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 내부에서 전통문화의 발전이 정점에 다다름과 동시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외부 문물도 힙한 것으로 대우받기도 하다가 정권의 필요에 따라 배척되기도 하는 등 묘한 긴장감이 형성돼 있습니다.

또한 여러 사람의 기록에서 책에 관한 언급이 많이 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죠. 폐쇄적인 외교 정책 속에서 책을 통해 세계를 접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경-청을 통해 들어온 서양 출판물에 대한 기록이 두드러지는데요. 조선의 지식인들로서는 서양의 문화와 처음으로 전면 접촉하는 것이기에 일부에겐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일부 선비들 사이에선 “책” 열풍이 불어 신기하고 귀한 책을 읽거나 소장하고 자기 문집을 출판하려고도 했죠. 이 책에도 마테오 리치가 전해줬다는 ‘기하원론’이 언급되는데,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의 한문 번역본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책으로만 접한 한계도 분명합니다. 직접 보지 못하니 세계 정세에 대한 대응이 한 발 늦은 것이죠. 1850년대 이후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오히려 대외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제 정세의 동학과 동떨어져 있다가 식민지로 전락한 슬픈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조선에서 가장 국제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었던, 유만주의 조카이기도 한 추사 김정희조차 이런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니까요. 저는 왜 이렇게 된건지 정말 궁금해서 몇몇 전공자들한테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백방으로 알아보려 했으나 미리 확보해놓은 채널이 없어 정보 확보에 실패한 것이라고 하네요.

저는 이게 “책의 시대”의 양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압축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받아서 해석하고 소화하는 지적으로 능동적인 과정이 일어나는 일종의 사상의 시장이 잠깐이나마 형성된 시기이면서, 반면 책의 저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돼 책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힐 수 밖에 없었다는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 말이죠.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이덕무의 에세이를 모은 책 <문장의 온도>입니다. 책 이야기를 했으니, 우리나라 역사에서 책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덕무라는 학자인데요. 유만주보다 약간 앞서거나 거의 동시대의 실학자입니다. “간서치”, 즉 책바보라는 별명으로 당대에 유명했을 정도로 책에 열광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펴낸 대담집 <운명에서 희망으로>에서 자신의 롤모델이 이덕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대하게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유만주와는 달리 집안이 그리 풍족하지 않아서 많이 소장하진 못했고 주로 빌려 읽었음. 그의 문집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그 느낌을 남긴 다소 말랑한 글을 풀어 엮은 책이 <문장의 온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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