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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2004-10-1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진이한테 있던 미니어처들.
지금은 작은 상자 속에 소중하게 담겨져 있더군.
사진만 보고는 크기가 제법 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아주 작더군.
 

따뜻한 남쪽에서 사는 관계로 흔하게 볼 수 없는 자작나무.

빨강머리 앤에서 보면 자작나무 숲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앤과 다이아나처럼 자작나무 숲 길을 걷게 된다면 얼마나

황홀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무 껍질도 한번씩 벗겨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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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간달프 > [박노자] '왕따', 획일을 강요하는 자본의 몬스터

'왕따' 획일을 강요하는 자본의 몬스터
인권 특강은 국가인권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실시하는 특강으로, 박 교수의 강의는 지난 7월 6일 진행됐다. 박노자 교수는 오슬로 국립대 한국학 교수를 맡고 있으며, <당신들의 대한민국> 등의 저서를 낸 바 있다.

정리: 월간 <인권> 편집부

▲ 강의하는 박노자 교수
ⓒ2004 인권위 김윤섭
먼저 제가 왜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집단 따돌림이라는 주제를 택했는가에 대한 ‘변명’의 성격이 짙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소련이 망할 때까지 소련 사회의 가장 큰 인권 문제로 생각한 것이 이른바 양심수였습니다. 그런데 사회주의 체제가 망하고 나서, 옐친 체제로 접어든 후 체첸 독립운동 투사를 잡아 둔 것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양심수는 거의 없어지게 된 겁니다.

러시아 사회의 일상적 인권 유린

그런데도 시민들이 몸으로 겪는 인권 상황은 대단히 악화되었습니다. 사회가 빈곤해지는 과정에서 과거의 중산층 대부분이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인간 존엄성이 무참히 짓밟혔기 때문입니다. 즉, 연금 생활자들이 연금으로는 연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집에 있던 책이나 잡동사니를 지하철역에서 파는 그런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현재 러시아의 상황입니다.

노점상들은 경찰한테도 괴롭힘을 당하고, 뒷골목 깡패들에게도 갈취를 당합니다. 자릿세를 내지 않으면 모욕을 당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기까지 합니다.

또한 기업 입사 과정에서는 여성이 입사를 원하는 경우, 이른바 성상납은 불문율입니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취업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성상납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언론에서 이를 다룰 때는 일종의 낭만적인 에피소드로 거론하지 인권 침해 문제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러시아 사회가 폭력화되면서 가장 나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중산층 가정의 아동과 청소년들입니다. 집단싸움이 일반화되었고, 빈민 거주지역의 공교육 기관들은 집단싸움과 마약밀매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러시아에도 국가적 인권 보호 기관이 존재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하등의 관심을 갖지 않고 실제로는 사회의 극단적인 폭력화를 방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가에 의한 인권 탄압을 지적해도, 국가의 경제실책이나 언론의 오도(誤導)로 인해 황폐화된 사회의 인권 유린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국제 인권단체들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대단히 아쉽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일반인에 의한 인권 유린의 한 형태를 말씀드리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집단 따돌림이란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길어진 변명이지만 이제 조금씩 본론으로 들어갈까 합니다.

한국에서 집단 따돌림을 다루는 석·박사 논문들이 꽤 있는데, 대개는 집단 따돌림 현상을 개인적인 문제로 다루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경향이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문제를 더욱 더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혐의를 갖고 있습니다.

1998년에 교육개발연구원에서 학생들에게 집단 따돌림당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7%가 “튀는 행동을 해서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얘기입니까. 똑똑한 척한다, 남보다 아는 척한다 등을 지목한 것 같은데, 남과 다르게 행동한다면 집단 따돌림당하기 쉽다는 얘기입니다. 최근엔 직장인들의 집단 따돌림 현상에 대한 여론조사도 있었는데, 역시 튀는 행동이 집단 따돌림의 한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집단 따돌림당하는 이유가 이와 같다면, 집단 따돌림은 사회문제라는 견해를 지울 수 없습니다. 한국의 집단 문화를 문제삼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의 집단 문화는 남과 다른 행동, 남과 다른 외모까지도 포용하지 않습니다. 집단 차원에서 상처를 주는 폭력이라는 것이 군사주의적인 집단 문화와 상당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한국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근대 지상주의적 집단 통합의식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대 지상주의란 ‘서구 표준’과 다른 모든 것에 대한 불인정, 괄시를 말합니다.

한국 사회, ‘서구 표준’과 다른 것을 불인정

예를 들면 한국 직장인 가운데 턱수염이나 콧수염을 기르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면도 문화가 생긴 개화기 초에는 면도를 한 사람은 근대적인 문명인이었고 수염을 기르는 사람을 전근대적인 야만인으로 취급했습니다.

지금도 수염을 기른다는 게 너무 ‘튀는 행동’이라고 취급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비교적 자율적이라는 교수집단에서도, 한복을 입거나 수염 기른 사람을 이상하게 대한다는 것이 제가 감지한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다름’에 대한 근대 지상주의적인, 군사주의적인 불인정 등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반영돼 집단 따돌림 현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겁니다.

한국은 그렇다 치고, 군사주의·집단주의가 만연되지 않은 유럽에서 집단 따돌림은 어떤 요인으로 발생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집단 따돌림은 가장 잘 알려진 사회문제 중 하나입니다. 유럽 역시 한국과 같은 정도로 집단 따돌림이 만연되었고, 구타 등은 한국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사람이 40%에 이르고, 피해를 많이 보는 학생들이 거의 20%에 달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에서 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이 학교입니다. 학교에 이른바 모빙(mobbing) 문화라는 게 있는데 모빙은 원래 무리로 하는 악행으로 지금은 주로 왕따 현상을 의미합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불링(bullying)인데 이는 학교 안에서의 이른바 왕따 현상, 특히 집단구타와 같은 형태를 지칭합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스칸디나비아에서 집단 따돌림이 시작되는 곳은 유치원입니다. 대개 15~25%가 상습 피해자로 나오고, 20~25%의 학생들이 상습적인 가해자로 나타납니다. 유치원에서의 집단 따돌림은 무척 가혹해졌고, 이때 고립된 아이들은 심각한 성장 장해를 갖게 돼 문제가 큽니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피해 형태들이 고약하고 악질적이며, 한국보다 구타의 비율이 약간 높습니다. 한국은 주로 학생을 고립시키는 방식인데, 스칸디나비아는 인격 모독이 주를 이뤄 침 뱉기, 분비물 가방에 넣기, 이름 대신 좋지 않은 별명 부르기 등입니다. 이로 인해 학교마다 1년에 적어도 거의 한두 명씩 전학을 갑니다.

따돌림 방지는 ‘국가적 과업’

▲ 박노자 교수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04 인권위 김윤섭
조사 결과 스칸디나비아의 집단 따돌림은 신자유주의 분위기가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납세자의 납세액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으로 공개됩니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 납세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주민들이 확인하는 것입니다.

사민주의 국가는 세금 징수에 완전히 의존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동네 학교에서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인터넷에 접속해 학부모들의 납세액이 얼마인지를 조사해, 납세액이 가장 적은 10%의 부모 아이들을 따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 집단 따돌림을 예방·근절하기 위해서 노르웨이 등의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국가·지자체·개별 학교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해당 학교의 교장 및 담임들에게 묻는 등 따돌림 방지를 의무화시키고 폭력방지요원(대개 대체복무를 하는 병역 거부자들)을 학교마다 상주시켜 가해자·피해자들의 상담, 갈등 조절 등을 하게 합니다.

교육부 당국자들이 관련 연구자와 협력하여 따돌림 현황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를 벌이고 피해가 가장 심각한 학교에서 특수 프로그램을 운영케 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따돌림 근절에 실적이 가장 우수한 학교를 국무총리가 직접 방문해 그 성과를 축하하는 등 따돌림 방지는 ‘국가적 과업’의 위상을 가집니다.

중앙·지역 일간지에서 피해자의 편지들을 공개하여 그들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가해자 및 그 부모들의 양심에 호소하기도 합니다. 사실, 많은 일간지들이 따돌림 근절의 당위성에 대한 의식이 높아 피해 사례가 있으면 꼭 편지로 써 달라고 공고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따돌림 방지 차원에서 역극극(role-play)을 진행해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의 일단이라도 ‘놀이’를 통해서 맛보게 합니다. 그리고 많은 학교들이 따돌림 방지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피해자·가해자의 고백을 인터넷으로 공개합니다.

피해자의 솔직한 심정이 만인에게 알려지면 그 피해자를 보는 가해자의 눈은 달라지게 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국의 관련 기관들도 참고해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일중독’에 빠진 부모들

그러나 이와 같은 전 사회적인 노력과 일련의 국지적 성공들에도 불구하고, 따돌림이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 건수가 증가하고 그 수법들이 더 악질적이 되고 있습니다. 즉, 각종 방지 프로그램들이 그 확산을 어느 정도 견제하는지 모르지만 병근(病根) 제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단 따돌림을 유발시키는 사회·문화적 심층적 요인들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근본적으로 제거될 수 없다는 것이 원인인 듯합니다.

예컨대 많은 학생들이 저지르는 가해 행각의 직접적인 원인이 부모로부터의 애정 결핍, 가정에서 느끼는 소외감, 부모의 무관심 등으로 밝혀져 있는데, ‘일중독’과 ‘소비중독’에 빠져 아이를 ‘2순위’로 인식하는 상당수 부모들의 사유 형태는, 생산·소비를 물신화시키는 자본주의적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혁되지 않는 한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가혹 행위의 당위성을 가르쳐 주는 것은 텔레비전에서 매일같이 보는 싸움·죽임의 장면인데, 역시 이윤 추구적 대중문화는 폭력이라는 ‘눈요기’의 주된 요소를 폐기 처분할 것 같지 않습니다.

심지어 한두 살 된 아이들이 하루에 두세 시간씩 텔레비전으로 보는 만화에서마저도 추격·충돌·격투 등의 이미지들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폭력을 당연지사로 여기게 되는 것이 어찌 놀라운 일이겠습니까?

‘현실’과 ‘연출’을 구별할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연출된 영상물에서 본 폭력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본받으려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입증한 결과인데,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대중문화 생산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신문에서 텔레비전까지 모든 매체들이 늘 주목해 부각시키는 것은 프로 스포츠나 연예계 소식 등인데, 의식·무의식적으로 남학생들이 강인하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스포츠 스타들을, 여학생들이 요즘 시쳇말로 ‘몸짱’·‘얼짱’으로 인식되는 연예계 스타들을 인간의 ‘표준 모델’로 각각 삼게 돼 있습니다.

그 ‘표준 모델’의 틀에 맞지 않은 - 즉, 허약해 보이거나 사교 능력이 없어 보이거나 너무 ‘빈티’ 나거나 ‘외모에 문제가 있는’ - 남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왕따 후보’가 되고 맙니다.

‘자유’를 표방하는 자본주의는 놀라울 정도의 일상적 사고의 획일화를 가져다 주는데, 그 획일적인 규범에 맞지 않은 자는 곧잘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게 됩니다. 인권 이상(理想)에 완전히 상반되는 현실이지요.

그러나 이윤 추구적 시스템이 이 지구를 계속 괴롭히는 이상 이 시스템이 고쳐질 것 같지도 않고 인권의 이념이 제대로 실현될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인권 신장을 위한 투쟁은 바로 반(反)자본주의적 투쟁과 둘이 아닌 하나라고 봐야 할 듯합니다.

긴 시간 동안 부족한 제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노자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인권> 8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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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세계 최초의 레인지파인더식 디지털 카메라 RD-1


 

 

 

 

 

 

 

 

 

 

 

나는 아직 디지털 카메라가 없다. 디지털 카메라의 편리성과 점차 향상되는 성능에 감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몇 가지 이유, 가령 돈이 없다거나 기타등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생각처럼 내 몸에 착착 붙는 느낌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필름 카메라보다 디지털 카메라가 화질이 훨씬 떨어지네 어쩌네 하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카메라로는 크게 확대해보지 않는 한 그다지 차이를 실감하기 어려울 만큼 디지털 카메라의 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이유로 디지털 카메라보다는 아직까지 필름 카메라에 보다 더 매력을 느낀다. 걔중에는 EOS나 니콘의 F시리즈 같이 전자식 카메라조차 거들떠 보지 않는 수동 카메라 매니아들도 있다. 만약 이것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디지털 카메라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자동분사방식의 엔진을 갖춘 오토매틱 자동차라면, 전자식 카메라는 그보다는 덜 첨단(디지털이 아니라는 점에서)일지는 기술적으로는 역시 놀라운 성능의 오토매틱 자동차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경주용 자동차들은 여전히 수동 기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수동기어변속의 치고 나가는 힘이나 운전자의 의지대로 작동한다는 그 느낌은 아무리 편리한 오토매틱 자동변속 장치를 장착한 신형 자동차라도 따라가기 힘든 매력을 준다. 클러치를 깊게 밟고, 수동기어를 조작한 뒤 엑셀레이터를 힘주어 밟는 순간 가속의 쾌감을 아는 드라이버는 오토매틱 자동차의 매끄러우나 몸에 착착 붙지 않는 그 느낌을 사랑하긴 힘들다. 마찬가지로 수동 카메라 혹은 필름 카메라에서 느껴지는 그런 작동감을 디지털 카메라에서 느끼기란 이미 수동의 억센 쾌감에 길들여진 이들에겐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 자체의 단점들도 적지 않게 노출되고 있다. 가령,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신형 물건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어제의 고가 디지털 카메라가 하루아침에 퇴물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다는 건, 마치 신형 자동차가 연신 앞장서 추월하며 달리는 고속도로를 느린 속도로 달리는 기분이 든다.


 

 

 

 

 

 

 

 

 

 

 

 

 

 

 

 

그런 점에서 수동카메라는 더이상 개량될 수 없고, 더이상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 라이카 M6를 사용하는 이라면 더이상 기기 변동의 유혹 없이 차분하게 필요한 렌즈와 액세서리들을 장만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미 최고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 사이에는 아직까지 메워지기 힘든 영역들이 있다. CD로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LP로 듣는 음악에서 인간은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그것은 자신이 음악을 연주한다는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톤암을 조정하고, 음반을 매만지고, 바늘을 올리는 순간의 쾌감이란 CD를 트레이에 올리고 덜렁 스위치 조작 한 번에 흘러나오는 1010101010101010의 비트가 주는 음악과는 다르다.

그런 까닭에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는 여전히 수동카메라이다. 엡손은 광학기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 그 중에서도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에 관해 노하우가 쌓인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엡손은 HP와 함께 이 분야에서 단연 톱을 달리는 기업이다. 그런 엡손에서 Cosina의 렌즈를 사용하여 빈티지 느낌이 나는 6백만 화소급의 디지털 카메라를 발표했다. 이전에도 라이카에서 파나소닉과 손잡고 M6의 느낌이 나는 디지털 카메라를 발표한 적이 있으나 외관만 카피되었을 뿐 수동 카메라의 조작감, 질감과는 현격한 차이를 주었는데, 이번엔 다르다.


 

 

 

 

 

 

 

 

 

 

 

 

우선 사용자의 리뷰를 살펴보니, 세계 최초의 레인지 파인더 방식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오토포커스 시스템과 이 레인지 파인더 방식을 비교하자면 레인지 파인더를 통한 포커싱은 렌즈의 교환에 따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점에 있다. 이것은 빠른 포커싱이 가능한 동시에 정확하며 광량 또한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게다가 싱글렌즈의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처럼 셔터액션에 의해 시야가 가려지지 않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는 막강한 장점이 있다." 레인지 파인더식 카메라는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의 단점을 곧 장점으로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촬영된다는... 게다가 이 카메라는 셔터음이나 기타 조작 다이얼들의 느낌부터 게이지의 표시에 이르는 모든 것이 수동카메라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코시나 렌즈 자체도 수준급이라는데, 이 R-D1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가이지만 성능좋기로 악명높은 라이카의 L, M 마운트의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얘기는 이 카메라가 무척 고가가 될 것이라는 걸 미리 예견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바디가 300만원에 렌즈 하나 끼워주는데 그것의 겂이 50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말이다.(참고로 라이카에서도 새로 레인지 파인더 방식의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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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다 펼쳐 본 책 속엔 예쁜 단풍잎 하나가 들어있었다.

이 단풍잎을 책 사이에 끼웠던 아이는 청년이 되어 있겠지.

한때 자기가 그렇게 예쁜 짓(?)을 했다는 사실을 아마도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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