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브 미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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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브 미>,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문학동네, 2020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화자인 주인공 클레어의 이야기를 정말 믿어야 하는지 의심이 되는 대목애서는 영화 <인셉션>을 연상케했다.


나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느끼지만 때로 밖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상반된 모습으로 보여지고 한다. 지킬과 하이드 같은 다른 인격체는 아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듯 다양한 페르소나가 혼재하고 있다.


배우들도 배역에 대해 깊이 몰입해 빠져나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를 연극성성격장애라고도 한다는데, 꼭 배우 뿐만 아니라 누구든 내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인지하면 그 다양한 페르소나 중 진정한 나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질 만하다.


가상의 설정 안에서 진실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당신도 알게 되겠지만,
그 두가지는 완전히 다르다.(21)


생각하지 마라.
연기는 가장하거나 따라 하는 게 아니야.
연기는 하는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60)


<빌리브미>는 주인공 클레어가 배역에 너무 충신한 나머지 연극성성격장애를 겪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독자를 '인셉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 없이 고민하게 한다.


연극성성격장애(HPD) B군 정신과적 장애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HPD
진단을 받은 환자의 80퍼센트가 여성이다.
그들은 지나칠 정도로 자살이나 자해를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연극성(histrionic)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불명예스럽게 회자되는
히스테리(hysteria)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이 단어는 또 자궁을 의미하는 그리스 단어에서 생겨났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312~313
)


나는 누구를 믿을 것인가? 나는 나를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믿고 있는가?라고 <빌리브 미>는 내게 질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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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미생물 -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
캐서린 하먼 커리지 지음, 신유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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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미생물>, 캐서린 하먼 커리지 지음, 신유희 옮김, 현대지성, 2020


<식탁 위의 미생물>은 우리 장 내에서 우리와 함께 공생하고 있는 유익한 미생물의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살균 처리한 음식, 깨끗한 건물, 산업화에 따라 변화한 식단, 항생제의 남용등으로 우리는 과거 세대에 비해 덜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이 높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살균 처리한 음식, 깨끗한 건물, 산업화에 따라 변화한 식단,
항생제의 남용 등 여러 생활 방식의 변화와 함께 사라진 기생충(촌충, 구충, 요충)
선진국의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을 증가시켰다.(69)


마이크로바이옴이 무엇인지,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의 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마이크로바이옴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한국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김치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고, 요거트와 사우어크라우트, 낫토, 맥주와 같이 채소와 곡물 발효 식품은 물론, 하몽과 수르스트뢰밍, 삭힌홍어 등 육류, 어류 발효 식품도 소개하고 있다.


무신경하게 내버려둔 ()배추에서 등장한 사우어크라우트나 김치가
인류 최초의 발효 음식은 아닌 듯하다.
말을 타고 오래 이동하다 보니 발견한 요커트나 케피르도 아닌 것 같다.
인류는 아마도 술로 처음 발효의 맛을 알게 된 듯하다.(219)


우리 장 속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와 다른 생명체이지만, 우리의 몸에서 우리가 먹은 음식을 처리하고 미네랄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돕고, 면역 체계에서 호르몬 조절을 돕는 등 마치 생체 기관과 같이 작용한다고 한다. 이에 신체의 건강을 위해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역에 도움이 되는 마이크로바이옴에게도 이로운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유산균에 캡슐을 씌워 장까지 살아서 보내도 이 유산균은 장 내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고 한다. 장 내에 토착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하게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섬유질이 풍부하고, 살균처리되지 않은 발효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희망으로 한껏 부푼 당신의 기대를 터트리기는 정말 싫지만,
요거트 한 숟갈, 아니 한 상자를 다 먹어도 타고난 장내 박테리아를 재구성하여
먼 옛날 정점을 찍었던 시절의 장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광고에서 뭐라고 선전을 했든, 장까지 살아서 가는 박테리아를
얼마나 많이 함유하고 있든, 전부 부질없다.(28)


섬유질은 원래 상태 그대로 장 하부에 도달하여
미생물들을 위한 훌륭한 식량이 되어 준다.
이처럼 이로운 미생물이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물질을
프리바이오틱이라고 한다.(
)
프리바이오틱 섬유질의 일종인 이눌린은
항염증성 물질을 생성하는 미생물에게 좋은 식량이 된다.(82~83)


우리의 장인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발효식품에 대한 소개가 빠져 아쉽기는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식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산성은 병원균을 죽인다.
따라서 요거트든, 사우어크라우트든, 콤푸차든,
산성이 강한 발효 음식에서는 병원균이 살 수 없다.
실제로 발효 음식이 통조림보다 더 안전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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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조우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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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조우리/조시현/차현지/허희정/이수진/이승은/송지현 지음, 다산책방, 2020


 

요즘 레트로 열풍이 뜨겁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슈가맨에 소환된 양준일은 원조 지드래곤이라 불리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산슬로 뉴트로 열풍을 일으킨 유재석(유두래곤)은 이효리(린다G), (비룡)와 함께 싹쓰리를 결성하며 90년대 2000년대 노래들을 리메이크하고 있는데, 이름대로 음반차트를 싹쓰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떤 음악이든 추억이 방울방울 소환되기 마련인데, 10, 20대 시절을 보낸 1990년대 노래들은 많은 추억들이 함께 떠오른다. 기억 너머로 완전히 잊혀졌던 기억들도 전주와 함께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1990년대 가수 엄정화’, ‘이소라’, ‘자우림’, ‘박지윤’, ‘S.E.S’, ‘한스밴드’, ‘BoA’의 노래를 모티브로 한 테마소설이다. 가수를 향한 팬들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해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IMF의 어려운 시기 실직한 아버지들이 가족에게는 실직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양복을 입고 오락실에 간다는 슬픈 가사가 담긴 한스밴드의 오락실은 발랄한 리듬으로 슬픈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우울하게 들리지 않았는데, 여전히 귀에 멜로디와 가사가 멤도는 것 같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와 함께한 1990년대 노래들을 통해 종종 추억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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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왕국 프로이센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 박병화 옮김 / 마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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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왕국 프로이센>,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 박병화 옮김, 마티, 2020


프로이센.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국에 의해 해체된 프로이센 주정부. 국가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정부를 해체했다는 점이 의아했다. 독일을 동서로 나눠 서쪽은 미국이, 동쪽은 소련이 분할통치하기로 하며, 주정부 프로이센을 지도에서 삭제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독일의 군국주의와 반동주의의 온상이었던 프로이센주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독일의 정치적 삶을 재건하는 것을 확실하기 하기 위해,
연합군 통제 위원회는 다음의 법을 제정한다.
1
프로이센 주와 그 중앙 정부, 그리고 그 정부기관을 폐지한다.(17)


독일 나치와 히틀러가 프로이센 정신을 바탕으로 제3제국을 세워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에 대한 응징이라는 것이다. 프로이센하면 프리드리히 대왕과 철의 수상비스마르크가 떠오르는데 나치는 위대한 독일건설을 위해 프리드리히 대왕, 비스마르크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포장하고 선도하며 인류를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서방 연합군은 나치즘이 다름 아닌 프로이센 정신의 최신판이라고 확신했다.
그들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 논박의 여지 없는
반프로이센 지적 전통에 의존할 수 있었다.(891)


많은 분석의 공통점은 사실상 두 개의 독일이 있다고 보았다는데 있다.
자유롭고 푸근한 인상에 평화로운 남부 및 서부의 독일과
반동적이고 군국주의적인 북부 및 동부의 독일이다.(891)


<강철왕국 프로이센>은 이러한 이유로 다루기 부담스러운 주제인 프로이센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호엔촐레른가의 부란덴부르크 선제후국에서 프로이센 공국을 거쳐 프로이센 왕국으로 세력을 넓히는 과정과 통일독일의 프로이센 자유주 편입과 바이마르공화국,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프로이센이 영구히 해체되는 과정을 900여 페이지에 그리고 있다.


호엔촐레른가의 역대 선제후, 왕들의 통치제도와 당시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어 프로이센의 역사는 물론 독일의 역사, 유럽의 역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으로 독일에서 열등한 일개 공국이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합스부르크이 지배권에 도전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고
스스로를 빈과 대등한 위치로 올려놓은 것이다.(278)


방대한 내용과 900여 페이지의 두께에 압도되어 읽기가 부담스럽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 비교적 쉽게 읽힌다. 프로이센의 지도와 역대 왕들의 가계도를 함께 펼쳐 놓고 읽으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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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는 힘 - 생각이 너무 많은 나를 행동하게 하는 법
윤희철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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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는 힘>, 윤희철 지음, 비에이블, 2020


신영복 교수는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 그리고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고 했다.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낀 것도 발로 실천하지 않으면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일깨우는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할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자 할 때, ‘잘 할 수 있을까?’, ‘잘 안되면 어떻하지?’하고 걱정만 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추진력을 얻고자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되려 뜯어말리는 사람들 뿐이라 또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 시작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일단 시작하는 힘>시작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을 수 있다고 속삭인다. 가진 게 없어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잃을 게 없으니 시작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 대학 3학년 때 영어 스터디 사업으로 6개월 만에 1억원이 넘는 돈을 벌, 이후 온라인 판매대행 사업으로 폭망한 후 남은 돈 380만 원으로 세계일주를 했다고 한다. ‘세계의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성공과 실패담을 담아 전하고 있다.


자칫 성공에 대한 자랑만 늘어놓을 것 같은데, 실패 스토리도 함께 전하고 있어, 하고싶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과 혹 실패로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단 시작하는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업을 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재능이 필요한 게 아니다.
내가 한 사업들을 보라. 별로 대단한 게 없다.
나의 경우는 전공도 별 의미가 없었다.(
)
자본금을 걱정하기 전에 내가 가진 것을 파악하라.
투자를 받더라도 내가 어필할 게 없는데 어떻게 받겠는가.
밖에서 뭘 받을지 생각하기 전에 내 안에 뭐가 있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내가 가진 아주 작은 자원이 엄청나게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73)


그냥 해보는 거다. 안 된다는 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생각일 뿐이다.
해보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정답을 내주지 못한다(
)(92)


포기가 나쁜 건 아니다.
포기하는 데는 어쩌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도 스스로 할 때 가치가 있는 법.
남이 나에게 포기하라 마라 할 자격은 없다.(110)


아홉번의 좋은 말을 들어도 한 번의 나쁜 말에 기분이 상하는 게 사람이라지만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사람들의 의견은 저마다 다른데, 다 수용하려고 하다가는
결국 내 중심을 잃고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악플은 내가 받는 피드백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대신 유튜브를 하지 않았더라면 듣지 못했을 감사한 말을 너무나도 많이 들었다.
(116~117
)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용기는 나이와 반비례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뤄 여전히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들이 산더미다.시작에 앞서 나이 운운하는 건 시작하지 않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선택을 하든 선택하지 않든 후회를 하게 된다면, 선택하지 않아 평생 후회하는 것보다 선택하고 후회하는 편이 좋다고 믿는다. 발까지의 여행을 떠나자.


모두가 먹고 싶어 하지만
사냥에 나서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Everyone wants to eat but Few are willing to hunt.(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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