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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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상상출판, 2020.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는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하는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슛뚜가 4년 간 21개 도시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를 묶어 낸 여행 에세이다.


여행했던 각 도시별로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낯선 일상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52가지 에피소드로 담겨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 슛뚜와 여행 동반자가 된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썩 좋지 않은 기분에 지레 짐작으로 방향을 잡아 걸었다.
온통 꽃밭이었다. 길을 헤매다 만난 곳에는 벤치가 있었다.
남자가 여자의 무릎에 고개를 대고 누워 있었고,
여자는 사랑스럽다는 듯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
일순간 그들이 사는 그림 액자 속에 갑자기 빨려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좀 전에 일진이 사납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광경.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돌아서서 다시 걷는 나는 어느새 싱글벙글이었다.
이때부터 여행하다 길을 잃는 것에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85)


특히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내가 그 광경을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여행에서의 낯선 일상 이야기와 그에 들어맞는 사진이 함께하며, 저자는 독자를 여행의 동반자로 매 순간 초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유명 관광지에서의 짜릿한 경험이나 그곳을 담아낸 멋진 사진 한 장 없이도 책에 나온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들게 만드는 건 오롯이 눈 앞에 현재의 것들에 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86) 깨달은 작가의 진솔함과 그 진솔함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들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반문한다.
여행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여행함으로써 여유가 생긴다고 믿는다.
지갑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니까. (313)


책을 다 읽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내가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더하기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매 순간 긴장의 끈을 스스로 잡고 있는 나에게 슛뚜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는 여행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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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의 늑대 - '촉'과 '야성'으로 오늘을 점령한 파괴자들
김영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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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의 늑대, 김영록 지음, 쌤앤파커스, 2019.


<변종의 늑대>는 스타트업 생태학자이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넥스트챌린지재단의 김영록 대표가 스타트업 현장에서의 1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의 생태계와 기업가정신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가 10여 년간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고 관찰한 결과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사냥을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집요함이 늑대와 닮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늑대가 아니라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 기존에 쓰던 백신이 통하지 않는 돌연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변종의 늑대>라 지었다고 한다.


어느 순간 그들이 늑대처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늑대는 흔히 집단생활을 하는데, 단결력이 어느 동물 못지않게 대단하다.
또 한 번 사냥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집요함도 있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면 더 사납게 대응하는 근성까지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 본 스타트업들은 이런 늑대의 모습을 꼭 닮았다.
집단을 이뤄 서로 교감하고 정보를 나누고 발전하는 방향을 추구하지만,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워 기존의 기업들이 만들어놓은 질서를
여지없이 파괴해 버린다.(19)


지금의 세대는 공정성에 대한 이슈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호갱이 되고 싶지 않다.”()
내가 다니는 회사, 내가 만드는 서비스 역시 호갱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라는
정의감으로 승화되고 있다.(44~45)


최근 창업하는 사람들 사이에 피봇이라는
매우 가볍고 발랄한 개념이 도입되었다.(
)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곧바로 꾀돌이처럼 변신하여 이라흔 방식이다.
사업의 방향을 전환시킨다는 의미로,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생존 도구이기도 하다.(56)


<변종의 늑대>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와 이들이 주축이 된 창업 트렌드에 대해서 이야기로 시작한다. 현재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와 벤처기업이라는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제도권에 흡수된벤처기업 보다는 스타트업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뜻한다고 한다.


벤처기업이 되려면 이런 조건에 부합해야 하며,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원래 벤처라는 말은 사업상의 모험이나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뜻하기보다는
이미 제도권에 흡수된 기업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52)


그리고 이어서 해외 국가와 스타트업의 사례를 보여주고, ‘배달의 민족등 국내 토종 스타트업의 사례로 전해주며,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제언을 하고 있다. 국가, 사회, 기업, 학교의 시스템도 변화해야 하지만 개인과 가정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기업가정신을 기르기 위해 국가, 기업, 학교, 가정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은 비단 창업과 기업의 영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인상적이었다.


핀란드 스타트업의 역사에서()
알토대학교는 교육기관계의 어벤져스, 혁신의 전진기지이다.()
알토대학의 강점은 학생들의 실무 훈련만이 아니다.
창업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업가정신도 배양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사업 초반에 특히 실패할 일이 많기 마련이다.(..)
매년 1013일에는 실패의 날행사(에는) 교수, 학생, 창업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서로 나누는 것인데,
노키아의 명예 회장 요르마 올릴라 등 굵직한 창업가들도 대거 참여한다.(136~137)


스타트업의 생리를 알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다 보면,
단순히 돈을 버는 데 필요한 역량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역량을 기르게 된다.(
)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나 자신을 단단하게 해주는 역량()()
생존력이다.(205)


실패하는 청년들이 가진 공통적인 태도와 자세는 분명 존재한다.
가정이 행복한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가정이 불행한 이유는 대개 비슷하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218)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 ‘자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확신하건데,
창업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이다.(230)


‘ ABF in Seoul 2018’ 미디어컨퍼런스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
“(
블록체인) 사업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변호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100개 중에 90개를 하지 말아야 한단다.
공무원들에게 제재를 받은 것도 수없이 많다.
해서는 안 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237)


글로벌 누적 투자 상위 100대 스타트업 중에서
30%
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가 없고,
13
개는 제한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 뿐이다.(237)


기업가정신은 미국 경제학자 슘페터가 최초로 정의한 것으로,
이를 피터 드러커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주창한 개념(
)
주요한 특징은 기회 포착, 위험 감수, 혁신성, 가치 창출, 창의성’(266)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은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혹은 일상생활에서 체감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투지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개척자 정신이 결합된 것이라 생각된다.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변종의 늑대>를 통해 다시금 기업가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 같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수익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해당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하고, 투자자로서의 기업가정신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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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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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북라이프, 2020.


사칙연산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빼기가 아닐까 싶다. 무언가를 더하고, 나누고, 배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빼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도 빼기. 설득력 있는 기획서의 핵심도 빼기. 쌩떽쥐베리도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가 완벽한 상태라고 이야기했을 만큼 빼기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번에 끝내는 세계사>는 전 인류 역사의 방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기 위해 완벽한빼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정 지역에 한정해 서술하지도 않았으며, 연대순으로 기술하지도 않고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상품이라는 7가지 테마로 동서양은 물론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흔히 역사를 기술할 때 연대순으로 기술하면서 국가의 흥망을 다루다 보니, 전쟁의 역사에 치우치게 되는데, <한번에 끝내는 세계사>는 군사적인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등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부제 처럼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책이다. 릿쿄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역사 잡지를 다루는 출판 편집자로 근무했다는 저자는 현재 세계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 전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방대한 역사적 사실들 중에서 유사한 사실들을 묶고, 장황하지 않고 어렵지 않게 쉽게 축약한 저자의 서술이 놀랍다. “테마가 있는 세계사 알...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 담긴 7가지 테마의 62가지 이야기 모두 흥미롭지만, 종교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각 종교마다 수많은 종파가 가지처럼 뻗어 있어 하나의 종교를 한 권으로 요약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유대교, 불교, 유교와 도교, 그리스도교, 동방정교, 동방교회, 이슬람 등 거의 모든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각 종교의 종파에 대한 핵심내용까지 담고 있다. 각 종교, 종파를 한 문단으로 요약 비교하니 이해가 쉬웠다.


중동의 예루살렘은 어떤 의미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라고 할 수 있다.
주요 교역로에서 크게 벗어난 데다
생활용수의 자급률이 낮아서 전략적 가치가 없는 땅인데도,
3
대 일신교(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의 성지라는 이유로
치열한 쟁탈지가 되었기 때문이다.(116)


그리스도교에서의 예루살렘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 및 승천의 땅이라는 이유로 최대의 성지로 여겨는 곳이다.()
성분묘 교회 내부에 있는 예수의 묘를 둘러싸고는
그리스도교의 각 종파 사이에서 관리권 싸움이 치열하고,(
)
관리권을 둘러싼 분쟁은 최후의 만찬 기념 경당과
베들레헴 성탄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했다는 방을 둘러싸고
종파 간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방 열쇠를
무슬림에게 맡기고 있다.(117~118)


<한번에 끝내는 세계사>에는 우리의 제주도 신화가 소개되어 있다. 우리의 신화가 소개된 것이 반갑기도 했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문전본풀이에 대한 내용이다.


사람들은 정기적인 수확물을 신의 은총으로 이해하고
그 기원을 이야기하는 신화를 창조해 냈다.
신화학의 세계에서는 음식 기원 신화를 크게 두 유형,
하인벨레(Hainuwele)프로메테우스(Prometheus)으로 분류한다.
전자는 신이나 신과 비견할 만한 존재의 사체에서 음식이 기원했다는 것이고,
후자는 신이 인간을 위해 천계로부터 음식의 원료를 훔쳐다 주었다는 것이다.
(202~203
)


하이누벨레형 신화의 예로 한국 제주도의 문전본풀이신화를 들 수 있다.
이 신화의 마지막 내용에 따르면, 본부인으로 가장한 계모가
일곱 형제의 막내에게 들켜서 변소로 도망쳐 목을 매 자살을 한다.
그러자 아들들은 계모 사체를 다른 생물들로 화신시키는데
머리에서 돼지 먹이통이 생기고, 머리카락은 해조류, 귀는 소라, 손톱은 군부(딱지조개),
입은 솔치(물고기), 음부는 전복, 항문은 말미잘, 간은 해삼, 창자는 뱀,
배꼽은 굼벵이, 몸뚱아리는 각다귀와 모기가 되었다고 한다.(203)


문전본풀이는 제주도 무속에서 구송되는 것으로, 집안의 여러 공간, 즉 올레주목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앞문, 뒷문, 그리고 조왕 및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한국민속대백과사전)이라고 한다. 문전은 문신(門神)을 나타내며, 본풀이는 무속신의 근본내력을 구비서사시의 형식으로 풀어낸 것으로 일종의 신화라 할 수 있으며, ‘문전본풀이는 집을 새로 짓거나 증축했을 때 행하는 굿에서 구송된다고 한다.


정랑에 목이 걸려 죽은 아비(남선비)는 집터와 집안 대지를 지키는 주목지신이 되었고, 일곱 형제는 동,,,,중앙을 지키는 대장군이 되고, 여섯째는 뒷문을, 그리고 가장 영리한 일곱째는 일문(앞문)의 신이 되었다고 하다.

한편 계모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일곱 형제의 도움으로 환생한 본부인은 부엌의 신’(조왕)이 되고, 변소로 도망쳐 목을 매 자살한 계모는 변소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 집을 지을 때에는 부엌과 변소를 멀리했고, 변소에서 사용하던 것은 절대로 부엌에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제주도 신화>, 현용준, 서문당, 198)


<한번에 끝내는 세계사>는 방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다 보니 깊이 면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세계사에 대한 흐름을 잡고,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다른 책들을 참고하여 깊이를 더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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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코드
맹성렬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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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코드, 맹성렬 지음, 지식여행, 2019.


<아틀란티스 코드>는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지만 하루 아침에 물 속에 가라앉았다는 전설 속의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지 신화와 전설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 남겨진 파편들을 퍼즐 맞추듯 그러모아 아틀란티스라는 하나의 그림으로 모아 나가는 이야기이다.


아틀란티스는 플라톤이 철학적 비유의 상징으로 언급한 것으로 취급하고 전설로 취급하고 있는데, 저자는 단지 비유에 그치지 않고, 플라톤이 비유가 아닌 실제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언급했을 것이라는 전제로, 즉 아틀란티스가 실재했을 것이라는 전제로 이 신화 같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아틀란티스가 실재했는지, 전설 속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틀란티스가 실재했다고 해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유토피아가 되지 않을 것이고, 유토피아 같은 아틀란티스의 존재가 지금의 디스토피아(?) 같은 어려운 상황들을 해결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의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을 풀기 위해 희미한 조각을 찾는 저자의 집념이 놀라웠다. 역사학을 전공하지 않은 저자가 고대 역사에 대해 이렇게 많은 자료를 찾았다는 점에서도 무척 놀라웠다. 전체 400여 페이지 중에서 100여 페이지가 미주로 채워져 있으니, 현재에 남아있는 자료들을 기반으로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집념이 느껴진다.


플라톤이 살던 당시의 그리스 지역은 지구 평판설을 믿고 있었고, 육지의 가장자리는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믿음으로는 지중해를 벗어난 세계가 있음을 상정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다만 아틀란티스라는 미지의 세계는 그리스 세계에서 만든 유토피아가 아니라 당시 고도의 문명을 이뤘던 이집트를 통해 전해졌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틀란티스가 이집트에 있었던 거이 아닌 이상, 다른 문명에 의해 이야기가 전해졌고 그 이야기를 플라톤이 전해들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틀란티스 코드>는 전설의 아틀란티스를 출발점으로 그 기원을 찾아가는 추리소설과 같이 느껴진다.


이집트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양을 건널 수 있는 항해술을 보유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남미 문명들과의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아틀란티스가 남미의 문명을 다소 미화하여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한다. 아틀란티스의 기원을 찾아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파고들어가고 있어서,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아틀란티스의 이야기가 워낙 신화 같은 이야기이기에 그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저자도 섣불리 결론내지 않고 있다. 남미 문명과의 개연성을 짚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싣고 있어서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명명백백히 밝힐 것이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틀란티스에 대한 모든 것이라 할 만큼 다양한 연구자료들이 있어 아틀란티스의 실재여부는 읽는 독자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만나는 아메리카 고대 문명의 이야기는 편향된 인류 문명사에 균형을 잡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편평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각적으로 자명한보편성을 띤 주장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감각적으로 그것이 옳다고 누구나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은
이런 공감대를 끌어내기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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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16가지 통찰
세바스티안 헤르만 지음, 김현정 옮김 / 새로운현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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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세바스티안 헤르만 지음. 김현정 옮김. 새로운현재, 2020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는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편집자인 세바스티안 헤르만이 쓴책으로, ‘우리가 정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어떤 정보는 받아들이고, 어떤 정보는 거부하는지, 우리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진실은 어떻게 생겨나는지’(20~21)에 대한 물음에 다양한 심리 실험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어떤 것을 옳고 틀리고, 좋고, 나쁘다 결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감정’(9)이라는 것이다. ‘감정이 판단을 재배하는 16가지 사례에 대한 심리 실험과 연구로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런 현상이 있다는 정도로 제시한다. 그래서 감정이 판단을 재배하는 것이 당연하고, 바꿀 수 없으니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보통의 심리 실험은 1000의 결과가 아니라, 다수의 선택에 대한 경향성으로 결론을 제시하게 되고, 통제된 상황에서의 실험이기에 통제 조건이 변하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소수일지라도 분명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렇기에 심리 실험의 결과를 진실로 단정하지 않고 경향성으로 이야기하게 되는데,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는 변화가 어려우니 받아들이라는 듯 이야기를 마무리하거나,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감정이 지배하는 상황이 발생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볼 때 이른바 사후 해명이다.
즉 나중에 정당화하는 행위다.
먼저 생각을 정한 다음 이러한 직관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의식적으로 찾기 시작한다.(25)


조너선 화이트() 도덕성 기반이론() ‘코끼리에 탄 기수’()
거대한 코끼리는 직관적 생각, 즉 감정과 정서에 따라
움직이는 정신적 과정을 상징한다.(
)
기수의 임무는 자신이 탄 코끼리의 감정적 반응을
내용으로 채우는 것이다.
안장에 앉은 기수는 코끼리의 판단을 합리화시키고
감정적으로 인지된 내용에 대해 사후 근거를 마련한다.
이때 진실은 중요하지 않으며,
감정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근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26~27)


포퓰리즘, 즉 대중영합주의 성향의 정치인들을 비롯하여
의심스러운 선동가들이 제시하는 내용들도 마찬가지다.(
)
우리의 영혼을 뒤흔드는 그런 말들을 처음 접할 때에는
아주 깜짝 놀랄 것이다.
이를 테면 난민에 대한 나쁜 소문이나
남녀 차별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들으면
고통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주요 언론들이 처음으로 가짜 뉴스라는 개념을
끌어들일 때도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41)


익숙함과 친숙함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적어도 부정적인 감정을 사그라들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42)


사람들이 허위 정보를 믿도록 만드는 확실한 방법은 잦은 반복이다.
왜냐하면 친숙함은 진실과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50~51)


사람들은 신기술이 나타남과 동시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겨나면서
신기술을 다시 밀어내려고 한다.(57)


스마트폰을 손에 든 청소년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에는
위험한 기술의 어린 희생양으로 인지될 뿐,
스마트폰의 구글맵을 사용하여 도시에서 길을 척척 잘 찾는
기특한 청소년으로 인지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전철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들을
화면에 사로잡힌 기술의 노예라고 생각할 뿐,
다른 형태의 책이나 신문을 읽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58)


믿음 집착’()
인간은 어떤 것을 일단 믿게 되면
자신의 입장을 바꾸는 경우가 극도로 드물다.(66)


우리가 그 거짓말 대신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히 들었을 때
비로소 거짓말의 영향력이 약해진다.(75)


거짓말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청중이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하고,
그들에게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77)


건강 역설’()
사람들이 건강할수록 건강 손상에 대해 더 많이 하소연한다.
지병이나 육체적 결함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잔재물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은 몸속 깊은 곳에서 나는
잡음에도 민감할 정도로 아주 건강하다.
마치 고요한 한밤중에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냉장고가 부릉대는 소리에 신경이 쓰이는 것처럼(85)


인간이 자신의 행복과 안녕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할수록
더 많은 불행을 느낀다고 발표했다.
특히 모든 행복이 갖춰진 상황에서
더욱 불행을 느낀다는 것이다.(85)


알고 싶지 않은 바람은 특히 부정적인 사건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나쁜 메시지가 삶을 위협하면 호모사피엔스인 인간은
극도로 어리석게 행동하며 불쾌한 진실을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다.(104)


하나의 견해가 강렬한 지지를 받을수록
그 견해가 근거하고 있는 사실적 토대는 부실하다는 것이다.(
)
유전자 변형 식품에 가장 투철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주제와 관련하여 가장 적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그들은 자신이 이와 관련하여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117~118)


우리는 본인의 생각이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간주한다.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정도라고 자신만만하게 여긴다.(119)


투표 전에 느끼는 개인적인 딜레마는 선거 때마다 계속 존재한다.-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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