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 코드 - 인공 지능은 왜 바흐의 음악을 듣는가?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박유진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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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코드>,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박유진 옮김, 북라이프, 2020


<창조력 코드>는 옥스퍼드 대학교 수학과 교수이자 영국 왕립학회 회원인 마커스 드 사토이 교수가 수학을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기계가 정말 창조적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출발해, 알고리즘의 변천 과정과 해당 알고리즘이 개발되기 까지의 과정 등을 담아 전하고 있다. 구글 알파고 vs. 이세돌의 바둑 대결, IMB 왓슨 vs. 퀴즈쑈 <제퍼디!> 최장자들과의 퀴즈 대결, 바흐의 프리드리히 대왕에게 헌정한 <음악의 헌정>에 적용한 수학적 변형, 인공지능이 그린 벨라미가의 <에드몽 벨라미> 초상화 등의 이야기에서는 스토리텔링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데이터와 증거만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데이터는 이야기의 형태로 바뀌어야만 설득력을 띠게 된다.
아이에게 예방 주사를 맞히면 위험하다고 확신하는 사람을
백신 접종의 질병 확산 방지 효과에 대한 통계 자료만으로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홍역이나 천연두를 심하게 앓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와 데이터를 관련지으면, 그들이 그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다.(431)


IBM 왓슨은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이미 바꿔놓았다.
그 알고리즘은 <제퍼디!> 최강자들을 이겼고
이후 의료계에서 진단용으로 쓰이고 있다.(
)
왓슨의 큰 강점은 일반 텍스트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그 알고리즘을 훈련시킨다. 게다가 훈련 방법도 간단하다.
우리가 텍스트를 통째로 복사해 입력하기만 해도
왓슨은 텍스트 내용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신뢰한 만한 정보인지 이해하는 훈련을 한다.(387)


(바흐의) <음악의 헌정>을 구성하는 열세 곡에는 기본 선율을
수학적으로 변형하는 독특한 알고리즘이 적용돼 있다.
그중 열 곡은 카논이고 한곡은 트리오 소나타,
나머지 두 곡은 푸가의 일종인 리체르카레이다.
앞서 언급한 <6성 리체르카레>는 바흐가 한 가지 주제에
여러 가지 단순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단적인 예다.(283)


작곡가 중 상당수는 음악적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규칙이나 구조를 설정하길 좋아한다.
바흐는 푸가 작곡이라는 퍼즐 게임을 즐겼다.
쇤베르크는 반음계의 열두 음을 모두 사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작곡법을 창안했다.
버르토크는 피보나치 수와 관련해 전개되는 곡을 만드는 데 몰두했다.
메시앙은 소수를 이용해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의 뼈대를 짰다.(299)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있기 전까지는 바둑은 체스와 장기에 비해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아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연이어 2판을 지는 것을 목격하고부터는 과연 1승이라도 할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봤었다. 알려진 것은 대국의 과정 정도였었는데, <창조적 코드>를 통해 알파고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과, 이세돌 9단과의 대국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평가까지 담고 있어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알고리즘이 수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고 수학의 증명 과정이 알고리즘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는 점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리고 초기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에 의해 결과를 도출하고,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계 학습을 하는 지금의 인공지능은 스스로 알고리즘을 짜고 있어 결과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것인지 우리 인간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편향 등으로 잘못된 결과가 도출되어도 이를 검증한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에 섬뜩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젠더, 인종, 종교적 편향을 없애기 위해 개발자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인공 지능의 여명기에 앨런 튜링은
컴퓨터의 지능을 평가하는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나는 이제 러브레이스 테스트라는 새로운 테스트를 제안하고 싶다.
러브레이스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알고리즘이 정말 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
게다가 그 창조의 과정이 재현 가능해야 하고,
프로그래머는 알고리즘이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할 수 없어야 한다.(21)


기계가 학습을 할 수는 있지만
기계가 제대로 학습하는지 확인하는 일은 우리 몫이다.
이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훈련을 쌓은 알고리즘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치안 유지를 위한 판단을 내리고,
건강에 대해 조언하는 업무를 알고리즘이 대체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145)


앞으로 인간 대신 알고리즘이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속속 등장하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 만든 의사 결정 분지도를
인간이 검토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방식의 한계다.
사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왜 이런 특정 결정을 내리는지 잘 모른다.(215)


컴퓨터가 내놓은 결과를 우리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인공지능 분야의 영원한 숙제다.
우리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미래로 나아갈수록
코드에 미발견 오류가 없게 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252~253)


책에서 소개한 미술작품과 음악 등을 검색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넣었다면 보다 쉽게 이해되고 검색으로 인한 시간을 줄이고, 더 몰이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수학이 어렵게 느껴져 망설이고 있다면, <창조력 코드>는 수학과 알고리즘, 인공지능에 대해 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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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비즈니스 Untact Business - 100년의 비즈니스가 무너지다
박경수 지음 / 포르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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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비즈니스>, 박경수 지음, 포르체, 2020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에는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밀접한 관계 중심의 사회에서 사회적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아무리 홍보하고 강조해도 일상화되지 않던 손 씻기, 입을 가리고 기침하기 등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회사를 가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학교를 가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과대망상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제는 비대면 언택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업무 든 생활이든 모든 영역에서 언택트, 온택트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언택트 비즈니스>를 펴내며 코로나19로 초래된 위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언택트 시대에 비즈니스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J.C.페니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무너진 것도
결국 기존의 사고방식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혁신해가려 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가 없어서도 아니고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 변화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했을 뿐이다.(10)


언택트 시대 디지털 라이프 비즈니스 인사이트
1.
홈 블랙홀 : 홈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스마트화
2.
핑거 클릭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급격한 전환과 디지털 라이프의 진화
3.
취향 콘텐츠 : ‘취향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발달
4.
생산성 포커스 : 비대면 중심의 기업 활동으로 인해 생산성 이슈가 부상
(41
)


홈 블랙홀은 언택트 시대에 모든 비즈니스 장소가 매장이 아닌 고객이 가장 편한 장소인 집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마치 블랙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듯이 집이 모든 비즈니스를 빨아들일 것이라 한다. 이에 홈블랙홀과 관련된 언택트 비즈니스는 OTT 서비스 및 여가활동, 가정간편식, 코로나 블루 완화를 위한 마음관리서비스, 홈트, 홈 라이프 관련 기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19와 우울증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이 신조어는
집에서의 생활이 어떤 느낌인지를 잘 보여준다.(68)


소비자들은 실제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건강, 친구, 가족 그리고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을 재발견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취미활동 등에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다.”
-
넬 왓슨 미 싱귤래리티대학교 교수, 미래학자 (72)


두 번째 인사이트 핑거 클릭언택트로 오프라인 활동이 중단 되면서, 모바일과 온라인 등을 통해서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고 한다. 핑커 클릭 관련 비즈니스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등의 이커머스와 근거리 기반의 이커머스 등 온라인서비스와, 개인화, 고급화 되는 공유경제, 톡딜라이브 등 실시간 영상 기반의 이커머스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원격의료, 홈스쿨링, 온라인 교육 시장도 성장할 산업으로 꼽힌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이상 또는 질병을 예방, 관리, 혹은 치료하기 위해서
고품질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것”(
)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 건강관리 제품과 달리
치료 목적이 있어야 하고 임상시험도 통과해야 한다.(109)


세 번째 취향 콘텐츠는 디지털 라이프를 기반으로 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가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 한다.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삶의 의미와도 연결되는 취향 콘텐츠의 비즈니스는 취미 관련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개인의 내밀한 취향을 찾아서 연결하고 공유하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 한다. 그리고 구독경제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서비스 등도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SNS 마케팅의 여섯 가지 핵심 법칙
1.
소셜 화폐의 법칙 :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 공유
2.
계기의 법칙 :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
3.
감성의 법칙 :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주제 공유
4.
대중성의 법칙 :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
5.
실용적 가치의 법칙 :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 공유
6.
이야기성의 법칙 :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공유
-
조나 버가의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169~170
)


네 번째 키워드 생산성 포커스는 언택트로 재택/원격근무를 하더라도 비즈니스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숙명이기에 생산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언택트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도 기업의 생산성 제고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택/원격근무를 지원하는 서비스와 업무자동화, 비대면 면접, 직원 심리 상담 서비스, 무인화 솔루션 비즈니스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것은
단순히 재택/원격근무의 확산이 아닌
재택/원격근무 시 어떻게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가이다.(184)


원격근무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20%), 외로움(20%)이었다.
다음으로는 항상 업무환경에 놓여 있는 상태(18%),
집에서의 집중력 분산(12%) 등이었다.(185)


그리고 저자는 언택트 라이프 비즈니스를 올바르고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데이터, 고객 경험, 생산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밑바탕이 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리더십, 데이터, 고객 경험, 생산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조직문화라는 것이다. 리더는 센스메이커로 변신하고, 모든 가치 창출의 토대가 되는 데이터를 제대로 기획해 비즈니스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고객의 경험에 디지털 경험을 입히고, 모든 일의 기본 가치인 생산성을 높여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개인화된 가운데 외로움을 덜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한다. 콘택트 시대에도 언택트 시대에도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함을 일깨운다.


언제나 그랬듯 사람은 언택트 시대에도 중요하다.
언택트한 조직문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만 바뀌었을 뿐이다.
일하는 방식처럼!(242)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언택트 비즈니스>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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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하버드 성공 수업 - 하버드에서 강조하는 성공을 위한 자기관리법
류웨이위 지음, 이재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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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하버드 성공 수업>, 류웨이위 지음, 이재희 옮김, 리드리드출판, 2020


제목만으로는 하버드대학의 성공 관련 강의를 소개하는 듯하다. 하지만 강의 내용은 아니다. 일부의 사례로 하버드대학 출신들의 일화와 하버드대학 교수들의 워딩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를 하버드 성공 수업이라 하기에는 좀 과한 느낌이다.


자기 통제력을 통해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고, 관성, 정서, 욕망, 충동, 두려움, 불만, 습관 등을 통제하고, 완벽함, 잠재력, 실행력, 인내심, 의지력, 독립심, 자신감, 관대함을 키우고, 시간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관리 능력이 향상(되려면)
먼저 자기감정을 억누르지 말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편안하다고 느끼는 일을 찾아
내 맘대로 하기를 실행해보자.
,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어서는 안 된다.(21)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나쁜 정보는 과감히 거부하라.
잘못된 정보는 우리를 종종 함정 속에 빠뜨리며
오류를 범하게 만든다.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주범이다.(37)


최근에 하버드가 포함된 제목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정말 하버드의 강의나 교수법을 연구해 전하는 것인지, 단지 마케팅인지 헷갈린다. 하버드 출신 혹은 하버드를 연구핮하지 않은 사람이 쓴 하버드의 이야기는 정말 하버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일지 의문이다.


하버드 강의라는 오해를 벗으면, 제시된 사례들은 스토리텔링과 자기계발을 위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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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
잔드라 슐츠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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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 잔드라 슐츠 지음, 손희주 옮김, 생각정원, 2020


엄마가 될 여성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한다면,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사회를 믿고 의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장애가 있는 사람을 사회에서 없애는 대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우리 모두에게 일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295)


<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는 임신 13주차에 태아 유전자검사에서 다운증후군결과를 받아든 저자가 출산하기까지의 과정에 겪은 고뇌를 솔직하게 전하는 책이다.


산전 검사를 통해 태아의 장애 선별 검사가 진행되고, 장애 판정 시 임신중절을 권하는 의료시스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한다. 장애가 있든 없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두 세계가 존재한다. 두 사람이 만나 한 사람을 만들었는데,
뱃속 아이의 염색체 장애 유무를 검사할 것인지 결정하는 순간에
갑자기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서 벌어진다.
우리는 유치원과 학교, 직장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통합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얼마나 진보했는지 이야기한다.(290~291)


우리는 그래도 산전검사 분야의 발전이 어디로 향하는지와
이것이 모두에게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상이 있다는 결과를 받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대신,
산전 검사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291)


장애가 없는 태아를 찾기 위한 노력은 다운증후군 검사만큼 풍부하며,
이 검사들은 대부분 진단 후 임신중절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독일 산부인과에서 대규모로 제공하는 검사는
염색체 장애를 찾는 일이 당연하다는 듯한 인상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심지어 우리 사회에서 이성적이고 바람직하며,
규격에 맞는 태도라는 인상마저도 준다.(293)


우리는 누구든 살면서 장애를 겪을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질 수도 있지만 살아가면서 사고 등으로 장애를 가질 수도 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우월한 유전자에 대한 잘못된 믿음으로 유대인 홀로코스트도 자행했지만, 자국민 중 장애인들에 대해서도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들을 배제하고 격리한다면 나치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를 통해 내 안의 장애에 대한 편견과 마주하면서 머리로 생각한 것과 가슴으로 느낀 것, 발로 행동하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 아이가 산전검사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렇게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끝없이 되물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에 출산을 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출산을 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기에 좋은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일 수 있겠지만.


나는 언니가 비장애인 남성을 보고 사랑에 빠져서,
그 때문에 자주 상처를 받은 일을 안다.
나는 다비드와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계속해서 거절당하기만 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다비드는 그것은 우리 모두가 겪는 인생의 일부라고 말했다.
다비드는 누구든 거절당하고, 실망하는 일을
잘 헤쳐나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했다.(47)


선택의 기로에서 고뇌하는 저자를 보면서 때로는 무모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생각이 결국 내가 가진 장애에 대한 편견임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여전히 출산을 해야한다고 자신하지는 못할 것 같다.


장애, 비장애의 구분 없이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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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현대지성 클래식 31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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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2020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100페이지 가량으로 얇은 편이다. 하지만 읽기가 쉽지 않다. 공리주의가 무엇이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론하는 것으로 공리주의 무엇인지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약한 근거에 대한 변명처럼 들리기도 한데, 역자는 작품 해설에서 밀이 살았던 시대의 관습, 관행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에세이처럼 읽지 말고, 적어도 세 번은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19세기 영국 문인들이 쓴 글에는 그리스어와 라틴어가 심심찮게 튀어나옵니다.()
라틴어식 수사법은 라틴어 명사의 격변화와 동사변화를
교묘하게 활용하면서 글 쓰는 사람이 언어 다루는 능력을 과시하도록 권장합니다.
또 그 글쓰기는 웅변이나 논변이 주종이었으므로,
그 글을 읽는 사람의 반박을 미리 예상하면서 양보 구문이나

우회 구문을 많이 집어넣는 것이 특징입니다.(176)



공리주의라는 단어에서 공리는 공공의 이익으로 짐작되었는데, ‘어떤 행위에 의해 얻어지는 공명과 이익, 혹은 철학적으로 다른 목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역자는 밀의 주장이 공리를 통하여 행복으로 가기 때문에, 공리주의를 행복주의로, 공리를 행복으로 읽어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한다.


 

공리주의하면 떠오른 말이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인데, 벤담의 제자인 밀은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를 비판하고, 질적 공리주의를 주장했다고 한다.


 

우선 공리주의는 행복이 인간 행동의 으뜸 원칙이고, 개인의 최대 행복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육체적 쾌락보다는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보다 우위에 놓는다는 것이다.


 

어떤 행위가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것이라면
그 증진의 정도에 비례하여 옳은 행동이 되며,
만약 불행을 증진시켜주는 것이라면
그 증진의 정도에 비례하여 그른 행동이 된다.(21)


 

정신적 쾌락, 정서와 상상의 쾌락, 도덕 감정의 쾌락은
감각적 쾌락보다는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에피쿠로스의 인생 이론은 그런 맥락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아, 공리주의 저술가들은 신체적 쾌락보다는
정신적 쾌락을 더 우위에 놓는다.(24)


 

공리 혹은 행복이 인간 행동의 으뜸 원칙()
공리주의적 기준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기준은 행위자 자신의 최대 행복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최대 행복이기 때문이다.(30)


 

<최대 행복의 원리>에 의하면, 다른 모든 것들을 욕망하게 만드는
궁극적 목적은 가능한 한 고통에서 면제되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즐거운 일이 많은 인생을 누리자는 것이다.(
)
인간 행위의 목적이 되는 행복이 도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행복은 인간 행위의 규칙이요 원칙으로 정의될 수 있다.(31)


 

공리주의도 다른 도덕 사상과 마찬가지로 제재를 제시하는데, 포상과 징벌이라는 외부적 제재와 양심이라는 내부적 제재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내부 제재와 외부 제재가 절충함으로써 사회적 일체감 형성하고, 공리는 사회적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외부적 제제()() 혜택에 대한 희망과 불쾌함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리가 이웃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애정,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외경심 등도 외부적 제제이다.(61)


 

공리주의의 기준에서 볼 때 제제란()
인류의 양심적 느낌(이다.)(63)


 

우리 자신이나 우리가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진 피해에 대해서는 분개하고,
저항하고, 보복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그 자신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며,
이런 행위를 접하면 자기 방어의 본능이 즉각 발동된다.(102)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자기 잘못도 없는데 열등한 지위로 몰린다면 정의의 이름으로 막아야 한다.
그 사람은 우수한 능력 덕분에 이미 충분한 이점을 누렸다.
남들의 존경을 받았고, 개인적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런 대접에 따르는 내적 만족감을 느꼈다.
이 세상의 재물을 남보다 더 많이 누리지 않는다 해도
이미 이런 보상을 누리는 것이다.(113)


 

밀은 <공리주의>에서 인간 사회가 발전하면 가난은 완전히 퇴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너무 낙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150여 년이 지난 지금 가난이 퇴치되기는커녕 오히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밀이 전제한 사회 구성원들의 양식과 배려가 적절히 결합되지 못한 것이 원인일 듯도 하다. 법과 정부가 없을 때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경제력의 불균형으로 초래될 현상을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인간의 계약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공정 중 어느 것을 중요시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세상의 대부분의 해악은 없앨 수 있으며,
인간 사회가 계속 발전한다면 통제 가능한 범위로 축소시킬 수 있다.
고통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가난은 사회의 지혜에 의하여
완전히 퇴치될 수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양식과 배려가 적절히 결합되기만 한다면 말이다.(36~37)


 

부자들은 돈이 많기 때문에 법률이나 정부가 없다고 하더라도
가난한 자들보다 그들 자신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둔다면 그 가진 돈의 힘으로
가난한 자들을 노예로 만드는 데 성공할지도 모른다.(115)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에 처해 있으며, 기후재난으로 6번째 대멸종을 예견하며, 앞으로의 10년이 지구를 지킬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야기하듯 지구라는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 전 인류가 개인 보다는 인류를 생각하는 공리주의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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